[생각바라기]
금전바라기, 감정(공감)바라기, 지식바라기, 생각바라기 중에서 저는 생각바라기를 선택하렵니다.
금전바라기는 너무 원초적이잖아요. 원초적인 건 더는 나아가지 못하고 그냥 제자리에서만 맴돌 뿐이니까요.
감정바라기는 너무 의존적이에요. 상호 관계가 없다면 감정은 무소비, 무소용이에요. 상호간 관계에서 너무 많이들 상처받기 때문에 감정 처리도 용이하지 않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일도 늘 희박해요. 시중에 떠도는 악플들을 보면, "저러다 사람 죽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정 표현들이 거의 배설 수준이에요.
지식바라기는 너무 자기중심적이에요. 그래서 다들 자기몰입과 자가당착에 빠져 자기 안의 세계에 머물고 마는 경우가 많이 많이 생겨요. 또한 남보다 못한 자기를 한탄하고, 나보다 못한 남을 비하하며 우습게 여기는 풍조를 길러내요. "누구를 위한 지식인가?" 혹은 "무엇을 위한 지식인가?"를 되묻게 되는 지식바라기들이에요.
저는 그나마 유연성과 융통성을 가지고 일관성을 해치지 않으려는 생각바라기가 좋아요. 공상, 망상, 독선, 독단의 위험을 내포하기는 하지만, 은은한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게 참 아름답다고 여겨져요. 특히 비판이라는 영역으로까지 나아간다면 재구성하려는 새로운 길이 열리거든요. 길목 길목마다에 논리적 함정들을 잘만 피한다면 뭔가 현실적으로 잡혀지는 게 있지 않을까요?
생각바라기는 현실도피적이고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지식의 기반이 취약하다고 하는 선입견은 지나친 기우에 불과해요. 그건 또 다른 문제, 즉 인간의 탐욕과 결부시켜 보니까 그리 생각되어지는 거죠. '내것'을 '우리것'으로 확장시켜서 '공유하는 것'으로 만들면 되요. 즉각적으로 말해서 '지혜의 공유'를 가리키죠.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떠올리면서 이 글을 써 봤어요. '사랑'이란 정답, 혹은 '행복'이란 또 다른 답, 거기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기려는 '고민의 연속'으로 생각바라기를 실천한 셈이죠.
저는 늘 'another answer'를 찾아가려는 생각바라기들 중 한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의 명대사인 "Tomorrow is a another day!"(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는 말을 참 좋아해요.
kjm _ 20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