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의 감사축제(막12:28-34)
갈등
1.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준 인생을 살아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한 분이 헨리 나우웬입니다. 그는 네덜란드 출신의 로마 카톨릭교회 신부였어요. 그는 사목(목회)을 하며 공부를 했습니다. 이후 미국 예일대학교와 하바드 대학교 신학부에서 교수 활동을 했습니다. 그는 세계적인 영성 작가이자 신학자가 되었습니다. 그의 삶은 감사와 나눔의 본을 보여주었어요. 그는 세상의 영광과 성공의 자리에서 한 걸음 물러나, 그가 찾은 곳은 작은 공동체였습니다. 그는 종신 교수직을 내려놓고 어느 날 캐나다 토론토 인근의 라르쉬(L’Arche) 공동체-지적 장애인들-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공동체에서 나우웬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는 그곳에서‘가르치는 사람’이 아닌‘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헨리 나우웬은 작은 감사의 씨앗이 그의 마음에 심겨져, 마치 광활한 들판처럼 그의 삶 곳곳에 퍼져나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라르쉬 공동체 사람들은 마치 무지개를 보는 아이처럼, 일상의 작은 순간마다 하나님의 빛나는 손길을 발견하고 그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헨리 나우웬은 이곳에서 감사는 단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며 함께 기쁨을 찾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도 나우웬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고 이웃과 함께 나눌 때 참된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요?
2. 우리가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오늘 본문으로 들어갑니다. 한 서기관이 예수님께 나왔습니다. 그는 예수님과 사람들이 성경에 대해서 나누는 말을 들었습니다. 서기관-그람마튜스-은 율법 선생, 성경 전문가입니다. 그는 주님이 사람들의 질문에 답을 똑 부러지게 하시는 것을 보면서 자기도 주님께 질문하려고 나왔어요. 그는 주님께, 모든 계명 중에서 첫째가 무엇입니까? 예수님은 29-30절,“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예수님은 서기관의 질문에 신6:4 이하를 인용하시며 답하셨습니다.
613개의 율법 가운데 으뜸가는 계명은 하나님은 한 분이시고, 주 너의 하나님을 마음-목숨-힘을 다하여 사랑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을 전인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첫째 되는 계명이라고 주님이 말씀해주셨어요. 주님은 서기관의 질문에 이것만 답하지 않으시고 두 번째 계명까지 말씀해주셨습니다. 31절,“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주님은 레19:18을 인용해서 서기관에게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하나님의 보물 창고를 열어주시듯, 하나님 사랑이라는 첫 번째 길과 그 길 끝에 이어진 이웃 사랑이라는 두 번째 길을 함께 펼쳐 보여주셨습니다. 서기관은 으뜸가는 최고 계명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주님은 왜 여기서 그가 묻지도 않은 두 번째 계명까지 답을 주셨을까요?
갈등 심화
3. 서기관은 마치 어두운 밤하늘에 갑자기 별빛이 반짝이며 길을 밝히는 것처럼, 예수님의 말씀에서 길을 발견하고 마음에 환한 빛이 켜졌습니다. 32-33절,“서기관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옳소이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그 외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이 참이니이다,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또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나으니이다.”서기관이 주님의 답변을 듣고 자기도 화답했습니다.
예수님 맞아요. 하나님은 한 분이시고,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쉐마의 말씀이 참입니다. 신6:5, 이스라엘아 들으라... 히브리어 성경은 쉐마 이스라엘로. 그래서 유대인들은 이 말씀을 쉐마라고 불렀어요. 서기관은 레19:18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어떤 제물을 드리는 것보다 나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두 계명을 들을 때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예수님이나 서기관이나 모두 성경의 핵심을 제대로 알았습니다. 예수님은 서기관이 답하는 것을 들으시고 이렇게 칭찬했습니다.
4. 34절,“예수께서 그가 지혜 있게 대답함을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하시니 그 후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주님은 인격적인 분이시라 칭찬하고 인정할 사람들에게 그대로 대해주셨어요. 책망을 받을 사람들은 가르치시며 깨닫게 하셨습니다. 주님은 서기관을 칭찬하시며,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하고 칭찬하셨습니다. 주님이 다른 말로 칭찬하지 않고 이렇게 말씀하신 의미가 무엇일까요?
실마리
5. 서기관들-율법 교사들은 성경 박사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613개의 계명을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에게 주신 분이십니다. 서기관은 주님이 누구이신지 모르고 질문을 했습니다. 주님이 하나님의 나라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시는 모습을 보면서요. 주님은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성경 이야기를 하며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주님은 성경의 저자이십니다. 이 서기관은 성경의 저자이신 주님과 대화를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613개 계명을 잘 압니다. 검색창에 613개 계명을 입력하면 나옵니다.(영상 사진, 제가 일부를 보여드릴게요) 오랫동안 구약 신학을 연구해온 사람들은 이 계명들의 핵심이 무엇인지 발견했어요. 제가 신학을 배울 때도 율법의 핵심이 두 개임을 확인했습니다. 주님은 서기관의 질문에 으뜸이 되는 계명만이 아니라 두 번째 계명까지 답을 주셨습니다.
6. 예수님의 답변에 어떤 의중이 담겨있었을까요? 그것은 이 한 가지만 알면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율법의 총론은 사랑인데,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 마치 실과 바늘처럼 서로를 엮어가며 하나의 거대한 사랑의 옷을 만들어 우리를 감싸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웃사랑으로 실천될 때 비로소 하나님의 나라에 가깝다고 가르치십니다. 주님이 서기관에게 말씀하신 것은 그 사람만 알라고 하신 것이 아니고, 이후에 성경을 읽는 사람들이 다 알도록 하셨습니다. 주님은 지혜에서도 완전하셔서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가르치셨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뿌리 없는 나무가 열매를 맺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은 서기관이 성경을 제대로 아는 것을 보고 칭찬해주셨습니다. 주님은 서기관이 하나님의 나라에 가까이 왔다고 선언하셨어요. 이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는 것만으로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문 앞에까지는 왔다는 표현입니다. 믿음은 아는 것-지식적 동의에 머물지 않습니다. 참된 믿음은 행함으로 온전하게 됩니다.(약2:22)
7. 오늘 본문에는 이 서기관이 후에 어떻게 되었다는 말이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과제를 남겨주는 것이에요. 그리스도인의 삶은 성경을 알고 지식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것을 알고 이해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아는 대로 순종하며 살아야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을 뿐 아니라-그 문 앞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서기관이 아는 대로 살았다면 그에게 천국 문은 열렸을 것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천국 문 앞에까지 갔다가 실패한 인생이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복음 제시
8. 천국 문 앞에 서서도 문을 열지 못하고 돌아선다면, 그것은 마치 향긋한 음식 냄새가 진동하는 잔칫상 앞에서, 손을 뻗어 음식을 잡기 직전에 돌아서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마치고 이 땅을 떠날 때, 우리에게 천국 문이 열려야 합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오직 한 가지만을 전하고 가르치셨습니다. 주님은 세상에서 성공하라고 전하고 가르치지 않으셨어요. 세상에서 행복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주님은 세상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전하시고 가르치셨습니다. 이 나라를 좀 더 알게 하시려고 치유와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강퍆하니까, 그들의 문을 여시려고요. 오늘 본문에서도 주님의 가르침은 결국 하나님의 나라로 마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알고, 죽어서 갈 나라만 기다리지 말고 이 땅에서부터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며 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예수님은,“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선언하셨습니다.(요14:6) 세상에 누가 자기를 길-진리-생명이라고 말했습니까? 피조물은 누구도 이 말을 하지 못해요. 예수님만이 하실 수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우리가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주님을 알고 믿고 영접한 것이 세상에서 가장 큰 은혜입니다.
기대
9.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 운동을 하는 곳입니다. 교회는 현실 안일주의로 살아가는 공동체가 아닙니다. 교회는 오늘 본문의 서기관과 같이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게만 하면 곤란해요. 사람들이 확실하게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게 해야 합니다. 우리의 감사가 강물처럼 흘러 하나님의 나라로 모여들기를 원합니다. 그 사랑의 강줄기 안에 우리가 함께 기뻐하며 걸어가기를 소망합니다. 포항 빛내리 교회가 할 일은 예수님이 행하신 것처럼 이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고, 치유와 회복을 통해서 이 땅에서부터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감사가 강물처럼 흘러 하나님의 나라로 모여들기를 원합니다. 그 사랑의 강줄기 안에 우리가 함께 기뻐하며 걸어가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고, 우리만 누릴 뿐만 아니라 포항 사람들-지역을 넘어서 우리가 섬기는 이들 모두-국경을 넘어서 섬기는 분들까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교회가 드리는 추수감사 예배는 하나님 나라의 축제입니다. 오늘은 마치 천국 잔치의 첫맛을 보는 날입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하나님 나라의 축제를 미리 맛보며, 감사와 기쁨으로 마음의 잔을 가득 채웁니다. 추수감사절은 11월 셋째 주일인데, 요즘은 각 교회마다 일정을 달리해서 지키고 있습니다. 제가 내일 입원 수술을 위해서 두 주간 교회를 비우기 때문에, 좀 당겨서 오늘 추수감사 예배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가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 교회를 8년 전에 세우시고 하나님의 나라 운동을 하게 하신 것부터, 우리 각 가정이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들이 많습니다. 여러분도 지난 한 해 동안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와 보호하심을 떠올리며 함께 감사드리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10. 저도 이번 감사 절기가 의미 있는 것은, 지난 미얀마 선교지 신학대학 순회사역을 갔다 오기 전부터 오늘까지 주신 특별한 은혜가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에서 지난 여름 우리 교회에 방문했던 김경수 목사님으로 인해서 뜻밖에 갑자기 뇌 CT 촬영을 하게 되었어요.(제일교회 박영호 목사님의 배려로 에스 병원에서 서비스) 김목사님은 이미 뇌 관리를 받고 있었기에 예약을 포기하고 포항을 떠났고, 저희 부부만 촬영을 하고 저의 뇌동맥을 발견하고 이후 최고 베테랑 의사를 만나고 화요일 예방적 수술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이, 마치 인생의 어두운 터널 속에서 빛을 발견한 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이끄시는 길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미얀마에 이어 내년 1월 스리랑카 신학대학 순회사역이 예정되었는데, 하나님께서 미리 아시고 신속하게 모든 일을 처리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검은 그림자처럼 느껴진 불안감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빛이 그 모든 걱정을 덮어주셨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하나님께서 저는 물론 우리 교회와 여러분과 더욱 함께 하실 것입니다.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이 시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의 열매들을 하나하나 소중히 꺼내어, 우리 각자의 감사의 열매들을 바구니에 담읍시다. 황금빛 들판의 곡식이 수확되는 풍성한 추수처럼 하나님 앞에 올려드립시다. 우리가 함께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더욱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