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 '두 집 살아보기' 프로그램에서, '일손 돕기 물품 구매, 선배 집 방문'을 실행한 날입니다.
말 그대롭니다.
농촌에 와서 일을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물품을 구매하기로 돼 있었고, 이미 '귀농'한 분(선배?)을 방문해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목격하고 또 그런 분의 말씀(경험담)을 듣는(강의) 날인 거지요.
여기 '분천리'에 사는 회원(우리 공동체)이 평소에는 이곳 강의실에서만 하다가,
오늘은 여기 '봉화'의 다른 지역에 사는 선배를 찾아가고, '춘양' 면에 있는 '농촌물품판매소'에 들러,
우리는 '장화' '토시' '깔고 앉아서 하는 깔판' 등을 직접 구입해 오는 실습이기도 했는데요,
아침에 우리 숙소에서 출발하여(8시) 한 선배 집부터 방문했고,
(우리는 '소천면'에 사는데, 선배 집은 '물야면'. 그런데 거리만 해도 40km나 된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여기 봉화군이 넓다고 하네요.)
그 분(여성인데, '봉화군 귀농 귀촌인 회장'이면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댁까지 우리 차 두대에 나눠 타고 갔는데,
일을 하던 중에도 우리가 가자, 또 오늘을 위해 그 주변에 살던 다른 분들(선배?)도 참여를 해서,
금방 뚝딱뚝딱 손님맞이 상이 준비가 되더니,(아래)
그 분의 경험담과 어떻게 농사를 짓는지 등에 대해 얘기를 듣고, (이 집에선 지난 주말에는 '작은 음악회'도 열렸다는데, 저는 차가 없어서 못 가봤습니다.)
사과 따는 일손을 돕는다며 전부다 과수원으로 갔는데,(아래)
저는 출발할 때, 하늘에 구름이 잔뜩 껴 있어서, 그냥 갔다 돌아오는 줄로만 알고,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로 갔었는데,
거기서 시간을 조금 보내다 보니, 해가 나와서,
모자도 없이 맨몸으로 땡볕에서 사과를 따는 줄 알았는데요,(적어도 한 시간 정도를 일을 하는 줄 알았는데)
각자에게 봉지 하나씩을 주더니,
알아서 7-8 개의 사과를 따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금방 배운대로 사과를 땄는데(재밌었습니다.),
그거는 각자 가져가는(?) 거라는 거 아니었겠습니까?
엥?
사실 저는, 그 제목이 '일손 돕기'라고 했기에,
가뜩이나 달리는 과수원의 일손을 조금이라도(한 시간 정도?) 도와준 뒤 돌아오는 걸로 가늠하고 있었는데,
한창 바쁜 사람의 시간을 빼앗은 것도 있지만, 과일까지 따가지고 돌아올 줄은 몰랐거든요.
그러니, 갑자기 그 과수원에 미안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말이 '실습'이지,
'꿩 먹고 알 먹는(?)' 방해꾼이 된 기분이었답니다.
그런데도 그 분은 기꺼이 그렇게 해주면서,
"우리는 서로 돕고, 이렇게 어울리면서 삽니다." 하니,
미안하고도 고맙기 짝이 없더라구요.
좌우간 그렇게 한 가지 실습을 마치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 참석했던 다른 사람(선배) 집에도 조만간 들러, 또 다른 작물의 경작 등에 대해 배울 거라니,
앞으로도 이런 경우가 몇 차례 더 있게 되는가 봅니다......
그렇게 여기 사람들도 알아가고, 서로가 친해져서... 서로 돕고 살아가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 뒤 우리는 다음을 기약한 뒤,
이제는 '물품 구매'를 하러, 여기 '춘양'으로 갑니다.
근데요, 제가 탔던 차 주인(우리 회원)이,
"우리, 오늘 '춘양'에 가는 길에, 제가 잘 아는 맛집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하더니,(막 50대에 접어든 듯한, 머리가 싹싹 돌아가는 아주 적극적인 사람)
"여기 옥수수를 제일 맛있게 삶는 집을 제가 소개해 드릴까요?" 하면서, 그 집의 옥수수가 왜 맛있는지를 설명하면서, 한 봉지에 5천 원을 한다기에,
저는,
그렇잖아도 현금이 필요하던 차(제가 사는 마을 '분천'엔 금융기관이 없어서)라 '농협'에 들러 돈을 빼려고 했기에,
"제가 우리 중에 제일 연장자니, 오늘은 내가 사지요." 했더니,
"아닙니다, 제가 사려고 지금 말씀 드리는 건데요! 그러니, 저에게 맡겨 주십시요!" 하고 젊은이가 말하는데,
우리를 인솔했던 '사무장'(여)이,
"그렇잖아도 우리(거기 공동체)가 직접 가꾸어서 수확한 옥수수를 오후에 쪄서, 회원들에게 돌릴려고 하니... 옥수수는 오후에 먹는 걸로 하고, 기왕에 나왔으니, 춘양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가는 게 어떻겠어요?" 하기에, ('국수'를 먹기로 했답니다.)
그때에도,
"그럼, 점심값은 제가 내지요." 하고 제가 말했는데,
차 주인도, 사무장도,
"아니, 제가 사겠습니다!" 하는 실랑이가 차 안에서 벌어지고 있었답니다.
좌우간 그런 분위기 속에서 춘양에 도착을 했는데,
또 다른 차량으로 왔던 0 선생님 부부(성격이 아주 급하고 까칠하게 보이지만(본인도 인정), 가만히 보니... 책임감 강하고 속정도 깊은)가,
"우리도, 점심을 사려고 생각했었는데요, 그러니... 우리에게 맡겨 주십시요!" 하니,
다들, 서로가 점심을 사겠다고... 난리가 난 자리로(?) 변했답니다.
야,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지요. 서로가 사겠다고......
아무튼, 그렇게 또 거기 안에 우루루 몰려 들어가... 물품들을 구매하는데,
요즘은, 그런 것들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군에서 다 지원이 되기 때문에,
회원들은 물품을 자기에 맞춰(신발 크기, 등) 고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답니다.(아래)
이 실습(?)도,
농촌(시골)에 왔으면, 필요한 물품은 자신이 사야 하는데, 군에서 지원까지 해 준다니...
"야! 군에서 소멸되는 인구를 줄이기 위해, 엄청 노력하는구나." 하지 않을 수 없었구요,
사실 우리 회원들은, '두집 살아보기' 경우에 속해서, 특별히 귀촌을 정한 것도 아닌 경우인데도 이렇게 지원을 해 주니... 고마울 따름이었지요.
아무튼 그런 식으로 물품까지를 구매한 다음,
우리는 '춘양'에 있는 한 국수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그 틈을 이용해,
"제가 거울이 하나 필요한데, 어딜 가서 사야하나요?" 하고 물었더니,
"일단, 점심부터 드시고... 이따가 나오면서, 제가 모셔다 드릴 테니 사세요." 하고 운전자가 말하기에,
우리는 국숫집부터 들렀는데요,
그 집이 '콩국수'가 유명하다기에, 콩국수를 시켰는데,
진한 국물에, 묵은 김치도 맛있었고, 집에서 가꾼 고추도(크기도 제 각각) 맛있드라구요.
근데, 국숫값은... 저는 우선순위에서도 밀려(?), 누가 냈는지도 모르게 점심을 먹고 나왔는데,
춘양의 도심을 돌며 거울 파는 집을 찾긴 했는데,
들어가려니,
웬걸?
문이 닫혀 있는 게 아니었겠습니까?
주인이 점심먹으러 갔나 보았습니다.(시골이다 보니 이런 경우도 있드라구요.)
그래서 조금 크다는 마트에 갔더니, 둥근 손거울 밖에 없다고 하고...
그런 찰나, 사무장님이,
"아까, 0 선생님 부부가(다른 차량) '영주'에 가신다고 했는데, 그 분한테 전화를 걸어... 영주에서 거울 하나 사오라고 부탁한 다음, 화가 선생님이 나중에 돈을 지불하면 되잖겠어요?" 하기에,
그런 것도 모르고 있던 제가 그 분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 부부가, 흔쾌히 그렇게 해주겠다고 해서,
또 그 문제도 해결이 되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답니다.
여럿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다 보니, 이런 장점도 있드라구요.
약 1주일 정도 함께 생활을 하다 보니(각자 집은 달라도), 어느새 서로가 이런 식으로 친해지고 있어서...
"우리, 단합대회(?) 해야 하지 않습니까?" 하고 젊은 기사가 말하자,
"당연하지요!" 하고 모두들 찬성을 해서,
조만간, 우리가 교육을 받고 있는 회관 잔디밭에서 바비큐를 한다고 하는 등...
분위기가 점점,
'날마다 축제'(?) 같아지고도 있답니다.
근데요,그렇게 숙소에 돌아와 각자 조금 쉬고 있는데,
단톡방에(우리 단톡방이 이미 시작과 함께 개설이 돼 있답니다.),
'옥수수가 다 쪄져서, 지금 싣고 갑니다.' 하는 메시지가 떴고,
사무장이 곧 들이닥쳤는데,
옥수수 뿐만 아니라, 사무장님이 직접 가꾼 딸기로 잼을 만들어,
(아까, 춘양에서... 다른 차량으로 왔던 0 선생님 부부는, 한 빵집에서(국산 밀로만 만든 빵이라네요.) 빵을 한 아름 사오더니, 회원들 각자에게 한 봉지씩을 돌렸는데... 그 빵을 찍어먹으라고 잼까지 준비해서 가져왔드라구요.)또 각자에게 돌리니, (옥수수는 한 사람에게 네 개씩. 근데,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릅니다.)(그 사진은 찍지도 못했네요.)
그리고 나중에 돌아왔던 0선생님,
'거울'을 포함한, 아까 물품구매소에서 구입했던 제 몫의 물품을 가져왔는데(아래)
제가 그랬지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했더니,
회원들이 웃더군요.
아침부터 사과를 한 보따리 따오지 않나(여름용 사과라 냉장고 안에 두고 먹으라고 해서 넣어놓았답니다.), 점심도 얻어 먹었지, 필요한 물품에, 옥수수에, 더구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싸게 구입해준(5천 원. 저는 한 몇 만 원 가는 줄 알았거든요?) 꼭 필요했던 거울 등...
'무슨 이런 날이 있나?' 할 정도로,(물론 날마다 이런 날일 수는 없지만, 살다 보니... 어쩌다는 이런 날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루 종일... 풍족하고 즐거운 날이었답니다.
(^^ 그러니, 여러분들 중... 도시 생활이 너무 힘드신 분이 계시면? 이런 프로그램에 한 번 참여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여기 '봉화군'이면 더욱 좋구요... 깨끗하고 맑은 공기, 수려한 산 풍경, 후한 인심...... ^^)
그러니, 저 스스로도 그냥 말 수가 있었겠습니까?
거울도 생긴 데다, '뭔가 해야 한다'는 의욕도 작용해(?),
모처럼, 달력 그리기에 돌입합니다.
(지금이 뭔가 특별한 생활이기도 해서, 중단했던 '달력 만들기'를 재개한 거지요.)
그렇게 저녁 무렵에야 완성한 달력(여기 '봉화 산골 이야기'가 시작된 8월. 여기 생활을 소재로...)을 벽에 붙여놓으면서,
이제 본격적인 이곳 생활이 시작됐답니다.
제가 시간이 많지 않아서, 대충 간단하게 골자만 묘사했는데요,
오늘 하루는 정말... 다양하고 풍성하고 재미있었던 날이랍니다.
첫댓글 산 좋고 물 좋은 봉화에서 맑고 시원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마음이) 넉넉한 이웃들과 서로 베풀며 정겹게 지내시는 모습이 제 눈앞에 선히 그려지네요.
대도시의 아파트에서 무더위에 허덕이며... 세속적인 생활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저로서는... 그저 마냥 부러울 따름이예요!!! ^^
서울 생활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요.
그렇다고 신선놀음은 아니니, 꿈이라 여기진 마십시오.
뜻있는 곳에 길이 있었군요.
한 번 놀러 가도 되나요?
예, 길이 있습니다.
일정 등 조율해야 하므로, 개인 메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