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할머니💠 . 새벽이 열린 어둠을 따라 버스에 오른 할머닌 운전사 뒤가 자기 자리인 듯 앉아서는 밤 열한 시가 다 되어서야 자투리 시간을 별빛에 매달고 무심히 문을 내린 거리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또 내일이면 보태어질 눈물을 걸어가는 눈물 위에 그려가면서 말이죠….
다음 날돌아누운 새벽을 깨워 다시 버스에 오른 할머니가 늘 그 자리에 앉아 운전사만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모난 삶에 한숨 어린 눈물이 미소 뒤에 감춰져 있다는 것 쯤은 짐작하고 있었죠
지난 추억에 어리는 건 다 아픔이라는 얼굴로 무심히 차창 밖을 내다 보다가도 운전기사를 비라볼 때면 아무도 몰라준 혼자만의 아픔을 미소로 지우곤 하는 모습에
"저 할머니 새벽부터 하루 종일 저 자리에 저렇게 앉아 계신대…."
"매일 왜 저런대 자식한테 버린 받은 거 아냐?"
버스 안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들릴 듯 한데도 이별에 울든 버림받아 울든 아프다는 말조차 하지 못한 채 푸른 하늘이 슬픈 빛인 줄 알아가는 것 같았던 할머니에 얼굴만으로 울지않고 슬플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있었습니다
어둠이 먼저와 누운 새벽을 지우고 그 자리 그 모습으로 앉아 있는 할머니는 눈을 감으면 그 그리움이 흘러내릴까 봐 운전사를 향한 미소 짓는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던 할머니의 모습이 점점 희미해져 가던 어느 날 갑자기 비워져 있는 모습에 버스 안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디 아프신가?" "자식들이 요양병원에 입원시킨 거 아냐?"
골목을 돌고 나온 바람이 불어도 구멍뚫인 가슴을 메우러 나오던 할머니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는 안타까움을 채워준건 버스 기사였습니다
"할머니 아들은 저와 같은 버스 기사였습니다"
아들은 홀로 집에 남겨질엄마가 걱정되어 늘 자신이 운전하는 버스에 태워 온종일 함께한 시간을 그리워해서란 걸요….
죽음보다 모진 삶의 슬픔 위에서 곁에 머물 수 없는 아픔을 지우러 온종일 버스를 타고 다닌 거란 기사님 말에 버스 안 사람들은 숙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흐르는 눈물이야 닦으면 그만이지만 만지면 묻어날 아픔은 지울 수가 없었기에….
죽은 아들에 대한 사각거리는 그리움이 지나는 바람에 소식 한 자락 묻어올까 기다리고 기다리다
"얼마 전 그토록 그리워하던 아들이 있는 곳으로 떠나셨어요"
모진 월 모진 일에 떠난 주인 없는 자리에 누군가 가져다 놓은 국화꽃 한 송이가 스치는 바람에 시들어 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