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동안 영화 두편을 봤습니다. 범죄도시4와 스턴트맨이네요. 이중 스턴트맨을 오늘? 어제? 봐서, 가볍게 감상평 남기고 자려고 합니다.
둘다 킬링타임 영화기 때문에, 작품성이라든지 개연성 그런 부분은 최대한 너그럽게 봤습니다. 저도 즐기면서 보려고 했으니까요.
일단 둘다 재밌게 봤다는 사실 먼저 알려드립니다. 뒤의 내용은 보면서 느낀걸 기록하는 것이지, 재미가 있다 없다의 문제와는 다릅니다.
우선 범죄도시4.
범죄도시4는 3에서 나왔던 단점들을 최대한 개선하려고 한 점이 보이고, 좋았습니다. 2에서 더 나아가 3은 빌런이 너무 훙훙 날아가는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4의 마석도는 좀더 패치를 해서 본인 말마따나 좀더 살살 팼습니다. 그러다보니 약해진 느낌이 없잖아 있는데, 대결이란게 한쪽만 너무 세면 재미 없잖습니까? 오히려 액션에서의 박진감은 3보다 살아났습니다. 3에서 너무 날뛴게 눈에 선해서 어색한거지, 4 자체의 액션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3의 마석도가 워낙 혼자 날뛰어서 주변 경찰이 무능해진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4는 그런 점을 일신해서 경찰들도 조직적이고 사명감 있는 모습을 넣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보니 3의 무리한 일대일보다 조직 대 조직의 느낌이 많이 살아났습니다. 1로의 회귀 같다고 할까요? 역시 좋았습니다.
그리고 악역. 이동휘씨의 핑계고 모습이 너무 아른거려서 집중에 방해되서 그렇지(..) 이동휘씨가 분한 장동철과 김무열씨가 분한 백창기의 모습도 악역의 존재감이 느껴졌습니다. 진짜 피도 눈물도 없는 싸패는 백창기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진짜 무서운건 가벼워보이는 쏘패 장동철인 것도 주목할만했고요.
그리고 필요하지 않으면 말을 안한다, 라는 느낌의 설정 가리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장동철과 백창기의 관계라든지 분명 둘이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는 아니리라 보이면서도 굳이 알리지는 않는, 선택과 집중이 맘에 들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히치콕의 스릴러 예시를 그대로 옮긴듯한 긴장감도 빼선 안되겠습니다. 지금 당장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관객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장면을 솜씨있게 몇개 만들었습니다.
다만, 3에서부터 이어지는 컷 배분은 영 그랬습니다. 편집이 미숙한건지, 리듬을 못타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냥 넘어가도, 아니면 빠르게 확확 짤라도 될 것 같은 장면이 자꾸 있습니다. 개그를 쳐도 뇌절까지 그대로 둔다든지, 장엄하게 보이려고 한건지 씬을 거의 무편집으로 재생한다든지, 하는 묘한 장면들이 몇가지 나옵니다.
그리고 팀장. 아... 어렵습니다. 이범수는 연기를 잘합니다. 배역이 문제입니다. 전일만을 뺀건 뭐 소속이 바뀌니 이해하겠지만, 왜 전일만이 빠진 자리를 뜬금없이 이범수로 채웠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전일만처럼 계속 털리는 역할을 보여주든지, 아니면 마석도와 같이 오래 일한 것처럼 빌드업을 쌓든지, 하다못해 처음 보면 뭔가 도움이 되든지 해서 서로간의 케미를 쌓는 과정이 필요한데, 사실상 전일만 빠졌어? 그럼 무능 팀장으로 이범수 넣자! 뭐 이런 식으로 꽂은거다보니 나올때마다 안타깝습니다. 이 배역은 만든것부터 실수예요.
범죄도시4는 이정도로 하고..
다음은 스턴트맨.
이야.. 재밌습니다. 사실 원제는 The fall guy 이고 영화를 보면 정말 중의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그건 영어를 알 때 얘기(사실 제 세대부터는 대부분 알테지만)고, 국내 개봉명인 스턴트맨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표현했다 생각합니다.
말그대로 스턴트맨을 주인공으로 한만큼, 영화 제작현장과 스태프들을 중심으로 보이고, 영화 제작을 주된 흐름으로 한만큼 묘하게 본듯한, 하지만 왠지 그리운 느낌의 클리셰들을 덕지덕지 발랐습니다. 이건 설명으로 하기 어렵고, 이 영화를 보다보면 영화, 이 영화 뿐만이 아닌 우리를 즐겁게 해온 헐리웃 영화와 스태프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내용도 충실한 킬링타임용 영화로, 보시다가 어 뭔가 짐작이 되는데? 싶으면, 축하합니다. 그대로 진행됩니다. 그런 전개를 대놓고 하는데 그게 매력포인트입니다. 찜찜한 거 없이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오히려 길이입니다. 스토리 전개 상 영화길이는 95에서 100분, 좀 길게 가도 110분 정도면 끝날 내용인데, 120분까지 꽉꽉 채웁니다. 그러니까 꽉꽉이라 전개가 늘어지는 부분은 없다 싶은데, 조금 군더더기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해보면 애초에 영화가 제작인원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이니만큼 다 보여주고자 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어 큰 단점은 아니기도 한거 같습니다.
아무튼 둘다 추천입니다. 굳이 둘을 가르자면, 사람들과의 대화소재로 사용하고 싶으시다면 범죄도시4, 영화를 좋아해서 별 생각없이 즐겁게 보고 만족하고 싶다면 스턴트맨을 추천합니다.
첫댓글 더 폴 가이 예고편 봤을 생각났던 영화
https://youtu.be/Xov9tGwLgJM?si=8OC2-3GJfVILqNwp
국내제목 '위대한 스턴트맨' -)-....
PLAY
아 안타깝게도 한국어나 영어가 아니어서 내용 설명은 잘 모르겠지만, 묘하게 헤르초크의 광기가 느껴지는 영화촬영장 같네요 ㄷㄷ... 이상하게 타임슬립인가 싶기도 하고(?)
@통장 금발 배우가 범죄자인데 우연찮게 도망치다 영화 찍는 곳으로 들어갔고 스턴트배우로 착각(?)한 감독이 여기저기 위험한 역할에 이 금발배우를 혹사시키고 바이바이 했던걸로 기억하는 영화 -)-....
@[FTG]리로이 이게 영화지(..)
개인적으론 범죄도시 4는 감독이 무술감독 출신이라서, 액션에 할애를 한 거 같습니다.. 편집은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피드백을 하면 될 부분인 거 같고, 스턴트맨은 고민이 되는군요
저도 개인적으로 범죄도시 시리즈에 기대를 갖는 부분이 바로 그 피드백입니다. 혹자는 범죄도시 시리즈만 멀티플렉스에서 상영한다고 수군댈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 멀티플렉스 살리고, 전국에서 마이너한 영화를 밤에라도 상영할 수 있도록 돈을 벌어주는 안정적인 캐시카우는 범죄도시 시리즈 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영화계에 남은 마지막 카드 같은 존재죠. 혼영족이자 앞으로도 영화관에서 계속 영화를 봤으면 하는 저로선 범죄도시가 지금처럼 자신들의 매력포인트를 잃지 않으면서도 더 보기 즐거운 영화로 지속되면 좋겠습니다.
@통장 저도 1편부터 봤었기에, 시리즈가 이어졌으면 좋겠더군요.... 범죄도시야 말로, 한국 극장의 효자 영화 시리즈 라고 봐야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