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손이 움직이는 데 뇌 운동량 30%가 쏠린다
뇌의 전두엽에는 손, 발 등 신체 장기 운동을 관할하는 영역이 있다. 이곳을 일차 운동 피질이라고 부르는데, 신체 장기별로 담당 구역이 따로 정해져 있다. 장기 배열 순서를 보면, 뇌 가운데 안쪽에서 발로 시작해 허벅지, 엉덩이로 이어지다가 바깥 쪽으로 가면서 팔, 손, 눈, 코, 입 혀 순으로 질서 정연하게 배치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뇌 수술을 할 때, 어느 운동 기능이 손상될 수 있는지 짐작하기도 한다.
샤론 프라이스 제임스(Sharon Price James·영국 예술가), '호문쿨루스(Homunculus)', 신체 부위별로 뇌가 관할하는 구역 크기에 맞게 신체 장기 크기를 조절하여 손과 혀가 유달리 큰 기이한 인간 형태의 조각/ 위키피디아.
뇌의 피질이 관할하는 신체 장기 구역과 크기에 비례하여 신체 장기를 그려서 배열한 모습. /위키피디아
일차 운동 피질이 담당하는 구역별로 신체 부위를 갖다 붙여 넣은 지도가 피질 호문쿨루스다. 호문쿨루스(Homunculus)는 라틴어로 작은 사람 또는 미니어처 인간을 뜻한다. 중세시대 유럽의 연금술사들이 인조 인간을 만들겠다며 쓴 용어다.
그런데 뇌피질 호문쿨루스(Cortical Homunculus)를 보면, 손에 할당된 구역이 유난히 크다. 전체 운동 피질 영역의 약 30%를 차지한다. 서양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악수를 나누면, 각자 뇌의 30%가 접촉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손의 움직임이 가장 복잡하고, 운동신경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혀와 입술이 차지하는 영역도 매우 크다.
영국의 예술가 샤론 프라이스 제임스는 피질 호문쿨루스를 근거로 3D 조각품 호문쿨루스를 제작했다. 그랬더니 사진 속 인물처럼 손이 엄청나게 크고, 혀와 입술이 웅대한 기이한 인간이 탄생했다. 팔다리는 가늘고, 몸통은 왜소하다. 이 작품은 뇌과학을 설명할 때 자주 소개되고 있다. 인간 형태로 제작된 호문쿨루스는 영국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되어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뇌는 신체와 신경 신호를 주고받으며 움직임을 제어하거나, 작동시킨다. 눈동자를 돌려 세상을 탐색하고, 얼굴 표정을 지어 감정을 나타낸다. 혀와 입술을 놀려 의사소통을 한다. 손과 혀를 담당하는 뇌 영역이 압도적으로 큰 것은 손짓 신경 쓰고, 말 조심도 하라는 뜻이지 싶다. 호문쿨루스는 인간 삶이 손과 혀에 달렸다고 말한다.
늙지 않는 뇌의 비밀
― 죽기 전까지 스마트한 사람들의 전두엽 단련법 ―
● 저자 : 와다 히데키(和田 秀樹)
1960년 오사카 출생. 도쿄대 의학부 졸업. 노인정신의학 및 임상심리학 전문의로 30여 년 동안 일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로 도쿄대학 의학부 부속병원 정신신경과 조수로 근무했으며 미국 칼 메닝거 정신의학학교 국제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와다 히데키 마음과 몸 클리닉’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노인 문제 외에도 심리학, 뇌과학, 교육, 자기계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 역자 : 이주희
한국외대 일본어과를 졸업한 후 해외의 좋은 책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저작권 에이전트로 오랫동안 일했다. 옮긴 책으로는 『늙지 않는 뇌의 비밀』,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기획력』, 『매력은 습관이다』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전두엽에는 통찰력이라는 ‘숨겨진 규칙을 찾아내는’ 혹은 ‘갑자기 변경된 규칙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기능도 있는데, 이것이 작동하지 않으면 ‘요즘 시대에 이런 발언은 부적합하다.’는 판단도 할 수 없게 된다. 37쪽
뇌의 위축은 노년층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뇌의 외상이나 뇌혈관 질환, 치매 등으로도 발생하지만, 알코올 과다 섭취와 흡연,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으로 뇌는 위축된다. 이른 경우 40대 초반부터 뇌가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특히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 전두엽이다. ―39쪽
전두엽은 예상치 못한,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활발해진다. 즉, 과거 경험이나 지식을 통합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기능을 한다. 창의력과 상상력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54쪽
2022년에 발표된 보스턴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중년 이후 지속되는 만성적인 외로움은 인지 기능의 저하를 불러일으키고, 특히 기억과 실행 기능에 해당하는 뇌 영역이 축소되는 현상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66쪽
우연히 석기를 만들 수 있게 된 원숭이나 유인원은 있었지만, 호모 사피엔스처럼 진화하지는 못했다. 이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76쪽
내각부의 2018년판 고령사회백서에 따르면,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족이나 친구와의 대화 빈도가 ‘거의 매일’인 사람의 주관적 건강 상태는 ‘좋다’가 90.1%인 반면, ‘거의 없다’는 사람은 1.1%로, 상당히 큰 차이가 난다고 한다. ―105쪽
인간을 크게 ‘전두엽형 인간’과 ‘측두엽형 인간’으로 나눈다면, 사람의 말을 잘 듣고 기억하는 것은 측두엽형 인간이 고, 말을 많이 하는 발신형은 전두엽형 인간이다. 그런데 전두엽형 인간은 동양에서는 ‘예의가 없다.’는 말을 듣기 쉽기 때문에 전두엽형 인간을 목표로 하기가 조금 망설여질지도 모른다. ―106쪽
[자료출처 및 참고문헌: 조선일보 2024년 01월 04(목)(김철중 영상의학과 전문의, 논설위원 겸임, 의학전문 기자·안상현 기자), 인터넷 교보문고, Daum·Naver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