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또 찾아 뵙네요..
오늘 여러모로 씁쓸한 마음에 여러분들께 조언도 구할겸 해서 왔습니다.
오늘 첫출근 했는데요.. 7시까지 도착해서 회사에 이런저런 필요서류 다 주고 작업복 받고 일하러 갔는데요..
사실 제가 미리 말씀 안드렸는데.. 저 투잡을 계획했었고.. 한가지 일이 밤9시부터 시작해서 새벽3시면 끝나는 일이고, 월화수목금
토일 중에 달아서 이틀 내지는 띄엄띄엄 이틀. 즉 주중 이틀은 무조건 쉬는 일이고(주5일개념아님, 주5일은주말만쉰다가정) 보수
는 120입니다. 이 야간일을 베이스로 두고 이 근무시간과 안겹치는, 즉 주간근무만 돌아가고 되도록이면 근무시간이 짧은 회사를
찾던중 딱 제가 원하는 근무조건을 충족시키는 회사를 찾았는데.. 그것이 도축장(소,돼지)이었습니다. 주 5일제에 빨간날 싹다놀
고 근무시간은 아침7시출근 오후1~2시퇴근 이라고 하더군요.. 도축 다 끝나면 바로 퇴근하는데, 평균적인 퇴근시간이 오후 한두
시라고 했습니다. 일찍 퇴근하고 많이 쉬는만큼 페이도 적다고했습니다. 월급여120에 보너스 400프로..
두 회사모두 우리집에서 자가용타고 5분~8분거리라 오가기도 편하며, 계산해보면 평일 주간 다 근무한다해도
시간이 널널해서 평일중 야간일이있다고해도 주간일퇴근후 어느정도 잠도잘수있겠다 하여 나름 철저하게 계산하고 들어간건데..
...소 잡는거.. 정말 어지간한 정신력 아니면 힘들겠더군요.. 저도 한 비위하는편인데.. 면접보며 현장 둘러볼때는 할만할줄알았
습니다. 근데 직접 해보니 다르더군요.. 먼저 소를 도축하기전에는 "총" 을 쏴서 죽여서 나오는데, 문제는 소가 덜 죽은 상태로
나오더군요.. 여전히 꿈틀거리는 상태의 소의 뒷발에 족쇄를 채우고 거꾸로 매달아서 목을 칼로 찌르는데 (심장일까요?)피가
소방호수 물 뿜는 수준으로 아주 그냥 쏟아지더군요.. 소피는 선지국 재료인거 다들 아실겁니다. 이걸 고무다라이에 비닐씌워서
따로 받더군요.. 여전히 소는 살아 있는 상태에서 목을 자릅니다. 이 사람들 완전 전문가인듯 싶습니다. 그 작은 칼로 그 굵은 소
목을 자르는데 몇초도 안걸립니다. 소는 미친듯 발버둥치구요.. 목이 완전 잘리면 그제야 죽더군요.. 목 자르고 앞발 자르고
뭐든 자르는덴 도가 튼분들인거같습니다. 연골만 골라 바르는거같은데.. 여튼 어느 부위든 채 10초가 안걸립니다.
저분들.. 무섭습니다.. 껍질 벗기고 내장 꺼내고.. 온통 소똥냄새 피냄새 범벅이 되서.. 저는 새 직장의 적응도 하기전에
충격의 도가니에서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속 메스꺼워 죽겠고, 눈앞에서 피 뒤집어 쓰는 사람 두번이나보고.. 겁나서 근처도 못가
겠고.. 아.. 진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면접본 사람한테 얘기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못하겠습니다. ;; 그랬더니 그럼 돼지부서로 가보라.. 그래도 일하러 왔는데 그냥 가긴 뭣하잖느냐 해서..
고민끝에 그러자고 했습니다. 돼지는 그나마 도살 과정을 기계화로 하는지 사람이 하는진 모르지만 여튼 돼지는 적어도 소처럼
살아 날뛰는거 직접 죽여야 되는일은 없더군요.. 전 그냥 예리한 칼로 돼지 반으로 잘려져나오면 돼지털 깎아 내는 그런 역할맡았
습니다. 결론적으로 돼지는 할만하더군요.. 일좀 하다가 나중에는 내장실에서 내장분류하는 일 시킬거라고 하던데..
똥냄새가 좀 나서 그렇지.. 여자들도 하는일이더군요.. 그런데.. 퇴근시간이 오후5시인겁니다. 분명 1~2시라고 했었는데..
이렇게 되면 투잡 뛰는 저로서는 너무 피곤하게 되는거라서 말입니다. 제가 여쭤봤습니다. 퇴근시간은 오후 한두시라고 안했습니
까? 했더니.. 여름에 고기 수요가 적을때 그때 그정도 시간에 작업이 끝난다.. 라는겁니다. 그리고 그것도 그때가 작업이 끝나는 시
간을 말하는거고.. 실제로 일해보니.. 작업이 두시에 끝났다고 하더라도.. 기업 특성상 뒷마무리나 청소를 매우 철저하게 해야하기
때문에.. 청소시간만 50분은 걸리더군요.. 그렇게 약 한시간 청소하고 샤워하고 집에가면? 어엣든 네시네요..
오늘은 집에오니까 5시30분이던데.. 오늘같은 경우는 딱 작업 끝난 시간이 네시였구요..
아.. 투잡 포기해야될까요?
어차피 이 시간 일하는데.. 월급이 실수령 120이라면.. 너무 적은거 아닌가 싶기도하고.. 나름 투잡해서 240씩 벌겠다고 좋다했는
데.. 기대 무지 했는데.. 실망이 크네요.. 야간일은 어차피 사장님이 아는형님이라 그리고 예전에도 한번씩 일도와주고 해서
시간 확실하고 편한거 확실하고 돈 확실한데.. 주간일이 여의치않네요.. 솔직히 뺑이치면서 내생활 다 포기하고 일만하면서
살아도 되긴 되는데.. 그래도.. 아침 6시기상 오후5시퇴근.. 잠시 눈붙였다가 오후9시출근 새벽3시퇴근 두어시간 잤다가 또 출근..
물론 주중 무작위로 쉬는날이 2일 있는 야간일.. 그리고 주 5일제에 빨간날 다 쉬는 주간일.. 그래도 너무 빡세게 사는거같나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겠나요? 걍 대기업 들어가는게 편하겠죠? 근데 그게 쉽지가않더라구요..
살려고 이렇게 발버둥 치고있습니다.
첫댓글 너무 힘들어 보여요 부지런한것도 좋지만 몸을 생각해야...
대단하시내요 도축 정말 쉬운일이 아닐텐데, 그것도 도축일에 투잡까지 몸생각도 하셔야.
도축이라..힘들어여..저도 전직 백정이지만 육가공 에서 일한지라 도축장은 보기만 했을뿐...소죽이는거 몇번봤는데 할짓이 못되요..소가 울면 꼬챙이로 소눈을 파버립니다..ㅠ,ㅠ 파는사람 마음도 아프겠지만 그거 거의 사람 염하는직업이랑 비슷한건데..편히 살고 싶으시믄 하지마세요..도축장가면 한달한번 고우제 라고 해서 제사 지내주는데..일하는사람들 얼굴보면 이세상 사람이 아네요~~거의 저승사자...잠도 잘못자는듯 그사람들 재사 지낼때보면 죽은사람 혼만 모아논듯 ...살벌함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