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p>시간을 나누고 함께 밥 먹고</p><p>또 때로 함께 잠드는 이것이 사랑이라니</p><p> </p><p>군부대 생활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네</p><p>그게 아니라면 당신들이 군인이겠지</p><p> </p><p>무료한 젊은이들은 티브이에서 흘러나오는 영화를 말없이 보네</p><p> </p><p>어쩐 일인지 그건 공리가 나오는 영화였는데</p><p>그게 <붉은 수수밭>인지 <귀주 이야기>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네</p><p> </p><p>"이거 보자고 한 사람 누구야"</p><p> </p><p>영화가 끝나고 젊은이 중 하나는 화를 냈는데</p><p>사실 그건 영화를 보자고 했던 것이 부끄러워 꺼낸 말</p><p> </p><p>공리가 나오는 영화는 감동적이었지만, 젊은이들은 다들 눈가에 물기가 어린 채 말이 없었네</p><p> </p><p>"미안해, 내가 그랬어"</p><p> </p><p>다른 젊은이가 침묵을 깨고 사과를 했네 갑자기 혼자서 엉엉 울었네 밤늦은 시간이 되어 모두 잠들어야만 했고</p><p> </p><p>군부대 생활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했네</p><p>그게 아니라면 당신들이 군인인 것이다</p><p> </p><p> </p><p> </p><p>[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문학동네, 20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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