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오갈피나무
배양, 생산된 섬오갈피 부정근
섬오갈피나무의 특성 및 부정근 대량 생산
우수한 약효을 가진 섬오갈피나무의 종자로부터 기내 무균식물체를 유도, 육성한 후 생물체를 배양하는 용기인 생물반응기에 뿌리를 넣어 부정근을 대량 증식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섬오갈피나무의 특성
섬오갈피나무(Acanthopanax koreanun)는 제주도 한라산 해발 500~1,400m의 계곡 부위나 숲 등에 자생하는 두릅나무과(Araliaceae)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수체에는 우수한 약효성분이 많아 오래전부터 민간에서 약용으로 널리 사용된 중요한 약용식물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민들이 마구잡이로 채취하여 자생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귀중한 식물이 되었다. 특히 『동의보감』에서는 신경통, 류머티즘, 당뇨, 중풍, 고혈압 등에 뛰어난 약효가 있다고 하였다.
오갈피나무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오래전부터 귀중한 민간약 또는 한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옛날부터 섬오갈피나무를 비롯한 가시오갈피나무, 오갈피나무, 지리오갈피나무 등 오갈피속 식물들은 오가피나무로 통칭되어 강장, 강정, 신경통, 중풍, 이뇨, 식욕부진, 건망증, 불면증, 고혈압, 저혈압, 노화현상, 요통, 신경통, 심복산기복통, 병후나 산후의 자양강장제 및 치료제로, 운동선수나 정신노동자들의 피로회복제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수종에 따라 약효에 차이가 있다.
섬오갈피나무 부정근의 대량 생산
섬오갈피나무의 종자는 미숙종자로 생산되기 때문에 발아에 2년 이상이 소요된다. 그러나 생물공학기법을 응용하여 기내에서 섬오갈피나무로부터 세포 및 부정근을 유도하여 이것을 이용함으로써 묘목의 경제적인 대량 생산과 약효가 우수한 부정근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즉 묘목의 대량 생산으로 멸종되어 가는 유용식물의 복원뿐만 아니라 유용한 약용식물을 식재하는 농가의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물반응기에서 섬오갈피 부위 중 약효가 가장 우수한 부정근을 경제적으로 연중 생산하여 제약원료, 건강식품, 화장품, 제과 및 식료품 등으로 이용할 재료의 공급이 가능하므로 국민의 건강증진과 함께 섬오갈피의 유효 성분 및 약리 효과의 집중적인 연구로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 개발도 가능할 것이다.
즉, 섬오갈피나무의 종자를 채취, 소독한 후 식물체 유도용 영양액(배지)에 식물생장조절물질을 처리, 배양하여 식물체를 유도하였다. 유도된 식물체는 다시 완전한 식물체로 발달시키기 위하여 식물생장조절제가 제거된 고체 영양액에 옮겨 식물체로 발달시켰다. 2개월 배양 후 종자배 유래 식물체로부터 뿌리를 절단하여 부정근(세근)을 유도하고, 1.5~2.0cm 길이로 자른 후 생물반응기 배양을 위한 재료로 사용하였다. 10L 생물반응기에 식물생장조절물질(IBA 단일 처리 및 IBA에 티디아주론(TDZ)과 제아틴 등을 복합 처리)이 첨가된 1/2MS(무라쉬게와 스쿠그가 만든 식물조직 배양용) 배지에서 배양한 결과는 복합 처리가 부정근의 수가 많고, 생장속도도 빨라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일반적으로 생장조절물질의 처리에서 2~3개월의 배양기간이 소요된다.
초기 접종량(부정근을 배양하기 위하여 생물반응기에 넣는 최초의 부정근 종자량)은 생물반응기 용량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겠으나 배양배지 1L당 2~6g 정도면 무난할 것으로 생각된다. 초기 접종량이 많을수록 수확기를 앞당길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절단된 시료에서 새로운 부정근의 형성이 늦어지거나 형성되지 않고 죽어버려 증식배양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생물반응기에서 확립된 배양환경조건은 대용량 생물반응기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대용량 생물반응기는 소규모 생물반응기에 비하여 배양환경조건을 맞추는 것이 까다롭다. 그래서 배양용량에 비례하여 수확량이 늘어나지 않지만 꾸준한 배양에 의하여 증식량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생물반응기 내에서 섬오갈피 부정근이 생장할수록 서로 엉기는 현상이 관찰되는데, 엉긴 상태로 배양을 계속할 경우 내부에 있는 부정근이 생장저해를 받아 생장중지 및 노화현상이 일어나 진한 갈색이 되고 전체적인 생산 감소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배양 상태를 항상 관찰하여 적절한 시기에 배지를 첨가할 것과 공기공급량(0.01~0.1vvm)의 조절 및 배양기를 흔들어 엉김 상태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20L급 이상의 생물반응기 배양 시 초기 접종 시 주입배지 전체의 1/2~1/3 정도 공급하고 배양 부정근(세근)이 엉기기 시작하는 시점인 배양 4~6주 후에 1~2회로 나누어 배지를 첨가해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모든 배양은 23±1℃가 유지되는 배양실에서 암배양하였다.
또한 100L급 이상의 대용량 생물반응기 배양은 초기 접종 시의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1차적으로 접종용 생물반응기에 시드(seed:부정근 종자)를 접종, 2주간 배양하면서 오염 및 배양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이 없을 때 대용량 생물반응기에 접종, 배양한다. 300L급 대용량 생물반응기 배양 9주(63일)에서 최초 시료접종량 500g의 54배인 26.9kg를 생산하여 산업화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 방법은 ‘생물반응기를 이용한 섬오갈피의 부정근의 대량생산방법 및 섬오갈피나무 묘목의 대량생산방법’으로 특허 등록하여 기업체에 공매하였다.
글·사진 / 안진권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