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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에겐 아이들이 유치원 또는 학교에 가 있는 시간이 최고의 ‘황금 타임’. “그저 밀린 집안일 하기에도 벅차다”는 말은 말자. 일상을 보듬어줄 수 있는 반나절의 짧은 나들이는 주부에겐 커다란 에너지가 될 수 있으니. 이 계절, 황금 타임을 이용해 반나절 코스로 다녀오기 좋은 팔당역 주변을 소개한다.
팔당대교~다산유적지가 ‘팔당길’ 드라이브 코스의 백미
연인들이 즐겨 찾는 장소는 분명 뭔가가 있다. 팔당역 주변에서부터 다산유적지까지 이르는 길은 오래 전부터 연인들에게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아오던 곳. 요즘, 평일 오전 시간대엔 주부들끼리 삼삼오오 무리 지어 다니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엔 수도권 전철 중앙선이 팔당역까지 연장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진 상태. 조만간 지금의 한적한 풍경마저 잃어버릴까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추억의 풍경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곳들이 많이 남아 있다. 누가 뭐래도 이 길의 백미는 팔당과 기차길을 사이에 두고 구불구불 끊어질 듯 이어진 드라이브 코스다. 팔당길 드라이브 코스는 팔당대교를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이 어느 바닷가 해안도로 못지않다.
팔당댐으로 가는 왕복 2차선 도로인 조안면으로 접어들면 ‘조안면 강변길’이 나온다. 왼쪽 으론 팔당이 더욱 가까이에, 오른쪽엔 기찻길이 이어진다. 높다란 기찻길 담은 끈기 있게 뻗어나간 담쟁이들의 차지. 그 아래로는 ‘○○야, 우리 100년 만 더 사랑하자-100일 기념’ ‘○○야, 나에겐 너밖에 없어’ 등등, 이곳을 스쳐간 연인들의 철없는 낙서가 빼곡하다. 잠시 차를 세우고 낙서 구경을 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다산유적지가 있는 능내리(마현골)를 기준으로 서쪽 덕소 방면이나 북쪽 춘천 방면 모두 드라이브길로그만이다.
기찻길 옆으론 맛집들이 즐비
팔당댐을 지나 양수리 방면으로는 카페와 식당들이 이어진다. 양수대교 능내리 입구에 있는 ‘분점이 없습니다’라고 커다랗게 써 붙인 시골밥상(031-576-8355)은 15년째 단골들 발길이 이어지는 곳. 시골밥 정식(1인 7000원)을 주문하면 20여 가지 나물과 보리밥이 나온다(쌀밥 선택 가능).
봉주르(031-576-7711)는 팔당 코스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 주말이면 이 집으로 들어서는 차량들 때문에 일대 교통 혼잡이 빚어지기도 한다. 맛보다는 분위기! 야외테이블에 앉으면 경춘선 기차가 지척에서 지나간다. 사시사철 꺼지지 않는 모닥불은 밤을 로맨틱하게 물들이는 분위기 메이커다. 평일 오전은 주로 나들이 나온 주부들이 자리를 메운다. 국물맛 깔끔한 잔치국수(6000원)나 푸짐한 양의 비빔국수(6000)는 가볍게 먹을 만한 메뉴. 쌈밥(2인 이상 주문 가능, 1인 1만원)엔 야외 그릴에서 구워내는 돼지고기고추장구이가 곁들여 나온다. 평일 오전엔 밥을 다 먹은 후 테이블 번호를 적은 메모를 주면 원두 커피가 서비스된다. 따끈하게 구워낸 고구마(1인분 2000원)는 계절 관계없이 ‘사이드 메뉴’로 인기다.
식사를 마쳤다면 산책은 필수. 음식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다산유적지(마현나루터)를 반나절 나들이의 최종 종착지로 정하자. 더 직진해 청평까지 이어지면 돌아오기 싫어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마현나루터는 맑은 날보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흐린 날이 더욱 운치 있다. 강 주변을 한 바퀴 돈 후엔 정약용 생가와 기념관이 있는 다산유적지도 들러보자. 주차료, 관람료 모두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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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봉쥬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