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동 능골산 들어서기
▲ 덕의근린공원 덕의정(德義亭) |
덕의근린공원은 능골산과 고척동(高尺洞) 주거지 사이에 둥지를 튼 작은 공원이다. 공원 이름 인 '덕의(德義)'는 이곳의 옛 이름인 '덕의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고척동에 있던 마을 중 가 장 오래되었는데, '덩어리'란 별칭도 지니고 있었다. 도시 확장으로 마을은 강제로 사라졌으 나 마을 이름은 이곳 공원과 초등학교(덕의초등학교)에 살짝 묻어있다.
공원에는 운동시설과 놀이터, 무료 물놀이장(여름에만 운영함), 덕의정 등이 있으며, 공원 북 쪽에는 능골산에서 가장 늙은 무덤인 여계 묘역이 있다. 그리고 능골산자락길(2.4km)이 이곳 에서 시작하여 능골산 윗도리로 흘러간다. |
▲ 여계 묘역으로 인도하는 계단과 정문 |
덕의근린공원 북쪽에는 여계 묘역이 둥지를 틀고 있다. 묘역의 주인공인 여계(呂稽, ?~1428) 는 함양여씨 사람으로 고려 말에 관직에 올라 조선 초에 좌군도총제(左軍都摠制)와 형조판서 (刑曹判書)를 지낸 정평공 여칭(靖平公 呂稱)의 아들이다. 여계는 호조좌랑(戶曹佐郞) 등을 지냈으나 태어난 시기와 자세한 행적은 장대한 세월의 거친 흐름에 대부분 떠내려가 전하는 것이 거의 없다. 그에게는 아들이 5명 있었는데, 모두 번창하 여 현재 함양여씨의 90% 이상이 여계의 후손이라고 한다. 하여 사실상 함양여씨의 중시조 같 은 중요한 존재이다. |
| 묘역의 규모는 1,025㎡로 여계와 청송심씨 내 외의 무덤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윗쪽에 여계 의 네모난 봉분(封墳)이 있고, 밑에 부인(청송 심씨)의 네모난 봉분이 있다. 사각형 봉분은 고려~조선 초기에 많이 나타나는 무덤 양식으 로 봉분 밑도리에 호석(護石)을 둘렀고, 그 주 위로 묘표(묘비)와 상석, 혼유석(魂遊石), 향 로석, 문인석(文人石) 2쌍을 두었다. 그리고 1991년에 문중에서 묘역을 손질하여 새 묘표와 상석, 부인 묘의 호석을 새로 갈았다. |
| ▲ 굳게 닫힌 여계 묘역 정문 |
여계 묘역은 서울 유형문화유산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데, 무덤 주변으로 담장을 꽁꽁 둘렀고, 덕의근린공원이 있는 남쪽으로 태극무늬가 그려진 기와 정문을 내었다. 허나 묘역 보호를 위 해 속세에는 문을 거의 열지 않는 곳이라 늘 굳게 닫힌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바깥에서 묘역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담장을 높이 둘렀고, 담장 바깥은 수풀까지 무성하여 접근도 어려워 까치발도 어림도 없다. 그야말로 휴전선 이상으로 접근도 어려운 철벽 방어에 오래된 무덤이다.
담장 바깥에서라도 묘역 안쪽을 일부라도 보고자 담장 주변을 열심히 기웃거려 보았으나 정말 로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았다. 하여 여계 묘역에서 본 것은 담장과 굳게 닫힌 정문이 전부 이다. 그렇다고 묘역을 보려는 욕심에 억지로 문을 뚫거나 월담을 하는 행위는 절대로 안된다 . 이곳과의 인연이 이것 뿐인 것을 어찌하랴.
* 여계 묘역 소재지 : 서울특별시 구로구 고척동 산6-3 |
▲ 능골산으로 들어서다 (능골산자락길 덕의근린공원 북쪽 구간) |
능골산(갈탄봉)은 구로구의 북쪽 지붕이자 양천구(陽川區)의 남쪽 지붕으로 구로구 고척동과 양천구 신정동(新亭洞)에 걸쳐있는 해발 69m의 낮은 뫼이다. 북쪽으로 정랑고개를 통해 신정 산과 이어지며, 서쪽은 매봉산, 동쪽은 목동11단지, 남쪽은 고척근린공원까지 덩치를 걸치고 있다. 예전에는 개봉동(開峯洞)까지 그의 산주름이 미쳤으나 도시화를 앞세운 개발의 칼질이 산 주 변을 마구 들쑤시면서 산 면적이 크게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도시에 갇힌 조금은 외로운 뒷 동산이 되었다. 그래도 여계 묘역과 평산신씨 묘역 등 늙은 무덤들의 보우로 이 정도라도 남 은 것이지 만약 그들도 없었다면 능골산은 달동네로 전락하거나 머리 부분만 겨우 남았을 것 이다.
능골산이란 이름은 고척고등학교 서쪽에 있던 능골마을에서 비롯된 것으로 고려 때 황실에서 그곳에 능 자리를 잡아서 생겨난 이름이라고 전한다. (능자리만 잡았지 능을 쓰지는 않았음) 능골산이란 이름 외에 가열봉과 갈탄봉, 부누꿀산 등의 이름도 있는데, 가열봉은 능골산 남쪽 밑인 개봉동에 갈대와 여울이 많아서 그곳을 가린열, 가린여울이라 불렀고, 그 뒷산이라 하여 유래된 이름이다. 그리고 산주변으로 마치 칡넝굴처럼 여러 갈래의 개천들이 안양천(安養川)으로 흘러가 여울( 개울)이 많다는 뜻에서 갈탄봉이란 했는데, 오랫동안 갈탄봉이라 주로 불렸고 지금도 능골산 대신 종종 불린다. 또한 부누꿀(개봉1동, 가린열마을 북쪽) 뒷쪽에 있는 산이라 하여 부누꿀 산이란 이름도 지니고 있다.
능골산에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함양여씨 여계묘역을 비롯해 평산신씨묘역, 고척동고인돌 등 의 문화유산이 있으며, 우렁바위란 지역의 명물 바위와 우렁바위약수터가 전한다. 그리고 능 골산과 신정산을 하나로 묶어 계남근린공원(면적 440,173㎡)으로 삼았는데, 계남(桂南)이란 이름은 신정동과 신월동(新月洞), 구로구의 옛 지명인 부평군(富平郡) 계남면에서 따온 것이 다. 또한 구로구의 야심작인 구로올레길의 산림형1코스(1.8km)가 능골산을 동서로 가로질러 가며, 능골산자락길(2.4km)이란 도보길도 별도로 닦여져 있는데, 이는 2015~2016년에 한국공항공사 에게 항공기 소음대책 주민지원사업 예산을 받아 만든 것으로 전 구간이 거닐기 좋게 무장애 나무데크길로 조성되었다. 이 자락길은 덕의근린공원에서 고척고등학교 서쪽 홍진연립까지 이 어진다. 그리고 양천구의 야심작인 양천둘레길(24.5km)도 구로올레길 산림형1코스와 비슷하게 능골산 을 동서로 가로지르며, 신정산생태순환길(2.7km)도 능골산 북쪽 자락을 지나가 모두 4가지의 둘레길이 앞다투어 거쳐가는 지역의 달달한 뒷동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