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에는 큰 산이 품고 있는 큰 나무와 커다란 바위 등은 찾을 길이 없었다
그저 바람에 출렁이는 여린 풀들과 내내 그 자리에서 기다렸을 것 같은 야생화들만 흔들리고 있을 뿐이었다.
천동계곡 주차장
전주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하여 약 4시간 만에 소백산 천동주차장에 당도하였다
중부지방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진 상태지만 이곳의 하늘에는 햇빛이 보여서 저으기 안심되었다
평소에 하던대로 준비운동을 마치고 스틱을 높이 들어 화이팅을 외친 다음 출발하였다
등산로 입구
산객들이 희방사나 비로사 방향으로 올라갔는지 이곳은 한산하여 참으로 좋았다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폭포와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녹색바람이 우리들의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었으나 바닥에 울퉁불퉁한 돌을 깔아놓아서 걷기에 불편하였다
첫번째 휴식
숲속은 습기가 많아 끈적끈적하고 더워서 땀이 비오듯하고 시장기도 밀려왔다
벤치가 몇 개 놓여있는 쉼터에서 물을 마시고 간식을 먹으면서 원기를 보충하였다
한참 뒤..후미그룹을 데리고 나타나신 조대항 안토니오 형제님의 잔잔한 미소에 박수를 보냈다
천동계곡길을 걷다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있는 낙엽송 사이로 나있는 천동계곡길은 지극히 환상적이었다
낙엽송이 하늘을 향해 그려내는 직선은 바르고 분명하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보여주었다
직선의 의미는 좋다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단순한 정직이다
우리의 삶도 낙엽송의 직선처럼 분명하고 바르며 정직하게 살아야겠다
천동쉼터
국립공원지구 안에 음식과 음료를 파는 쉼터가 있는게 특이하였지만 반가웠다
쉬어가라고 만들어 놓은 쉼터이기에 우리도 이곳에서 기꺼이 두번째 휴식을 취하였다
김택곤 마르코 형제님께서 손수 깎아주신 오이를 한입 베어 먹으니 온몸에 힘이 솟구쳤다
이곳은 해발1,035m
천동쉼터 옆에 세워진 해발 1,035m를 알리는 표지목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얼굴엔 그윽한 미소가 담겨있고 이마에는 뿔 같기도 하고 남근 같기도 한 돌출 부위가 있었다
깊은 산속에 해학적인 표지목을 세위 즐거움을 주는 누군가의 여유와 재치가 돋보였다
천동샘터
비로봉을 2km 남겨놓은 지점에서 아담한 샘터를 만났다
샘물은 생각보다 훨씬 시원하고 달콤해서 모두가 한 바가지씩 마시고 지나갔다
아무 곳에서나 샘물을 날것으로 먹을 수 있는 우리나라는 정말정말 아름답고 축복받은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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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쬐금만 더 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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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그룹을 위하여 건배~ |
아해가 필요한 이유
오랜만에 참가한 아해의 배낭 속에서 보물이 한 개 나왔다...그건 바로 얼음맥주~
맥주가 충분한 양은 아니었지만 갈증과 허기를 채워주기에는 충분하였다
천 미터가 넘는 고지대에서 얼음맥주를 마시거나 커피를 내려먹으려면 반드시 아해가 필요하다
점심식사
숲을 벗어나자 갑자기 안개와 냉기가 밀려와서 바람막이 점퍼를 꺼내 입고, 살과 살을 맞대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고사목을 에워싸고 조성된 나무데크에 둘러앉아 도시락을 꺼내었다
각자의 배낭 속에서 쏟아져 나온 온갖 반찬들을 향해 젓가락질을 하다 보니 추위가 금방 사라져버렸다 ㅋㅋㅋ
주목(朱木) 군락지
소백산의 주목 군락지는 생물학적 보존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되었다
주목은 해발 1천 미터 이상의 산에 자생하는 상록수로서 어릴 때 자람이 느리며 다른 나무 그늘 아래서 자란다
하지만 끝내는 주위에서 가장 큰 나무가 되는 대기만성형의 나무로서 수형이 매우 아름답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 간다고 하는데, 이는 나무질이 단단하고 잘 썪지 않는 좋은 나무라는 뜻이다
구름 위에 서다
숲을 완전히 벗어나 능선에 올라서니 짙은 안개로 인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안개에 싸인 발 아래의 세상은 꿈결 같아서 마치 구름 위에 떠있는 느낌이었다
구름을 타고 내려온 네 명의 천사와 세 명의 나무꾼들이 각자 다른 꿈을 꾸고 있었다 ㅎㅎㅎ
꽃들에게 길을 묻다
이곳은 바람이 세차고 비와 눈이 자주 내려 키 큰 나무는 자랄 수 없는 아고산지대(해발 1300~1900m)..
나무 한 그루 없이 풀과 야생화들이 조화를 이루어 숲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운 세계가 펼쳐졌다.
안개로 인해 방향감을 상실한 우리들은 이질풀, 물레나물, 돌양지꽃 등에게 길을 물으며 비로봉을 행해 나아갔다
첫댓글 행복은 만드는것입니다
어디서 오는 것이 아니지요
좋은 사람들과 좋은경험
다음에는 태백산도 다녀옵시다
한시간만더투자하면 되니 ㅋㅋ
소백산 정상의 푸른 초원이 멋져보이는데
안개 때문에 제대로 볼 수가 없어서 하지만
나름대로 멋스러웠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소낙비.. 계곡물소리..
운무속에서 인생의 여정을 돌아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날마다 시멘트속에서 갇혀있다가 자연을 만끽할수 있어 좋고~
홍어회평. 감자.. 김치.. 먹거리제공해준 님들..
대장님을 비롯 후미를 이끄신 안토니오 형제님..
일상사 제치고 참석해 준 회원님들..
님들이 있어 신산회가 무럭 무럭 성장합니다.
또 산행기로 카페를 빛내주신 지기님
모두모두 감솨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