莊子 外編 15篇 刻意篇 第3章(장자 외편 15편 각의편 제3장)
그러므로 “인간의 육체는 혹사만 하고 쉬지 않으면 지쳐 쓰러지고, 정기精氣는 쓰기만 하고 그만두지 아니하면 피로하게 되니, 피로가 겹치면 그 육체나 정기精氣가 그만 다해 버린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물의 본성도 이물질이 섞이지 않으면 맑은 상태를 유지하고, 흔들어 움직이게 하지 않으면 수평水平을 이루지만, 막고 닫아서 흘러가지 않게 하면 물은 또한 맑을 수 없으니, 이것이 자연 본래의 타고난 덕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道를 체득한 바람직한 인간人間의 모습은〉 “순수함을 지켜 잡념을 섞지 않고 고요히 한결같음을 지켜 변하지 아니하며, 염담恬淡하여 무위하며, 움직일 때에는 천행天行(자연의 운행)을 따른다.”고 하니 이것이 정신을 기르는 방법이다.
무릇 오吳나라나 월越나라에서 만들어진 명검을 가지고 있는 자가 그것을 상자에 넣어 간직해 두고 감히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은 그것이 지극한 보배이기 때문이다.
정신은 사방으로 통달하고 널리 유행流行하여 세상 끝 어디까지든지 가지 않는 곳이 없어서 위로는 하늘에 다다르고 아래로는 땅속 깊이 서려 만물을 화육化育하지만 그 모습을 알 수 없으니 그 이름을 동제同帝(상제上帝와 같은 존재)라 한다. 순수소박純粹素朴한 도道는 오직 정신精神을 지키니, 이것을 지켜서 잃어버리지 않으면 정신과 일체一體가 되니, 일체一體가 된 정신이 만물에 통하면 천륜天倫(자연의 질서)과 합치된다.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익을 중시하고 청렴한 사람은 명예를 중시하고 현인은 뜻을 숭상하고 성인聖人은 정신을 중시한다.”
그러므로 소박素朴이란 함께 섞이는 것이 없음을 말하고 순수純粹란 그 정신을 잘 지켜 손상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니 순수소박純粹素朴을 체득했기에 그런 사람을 진인眞人이라고 일컫는 것이다.
故曰 形勞而不休則弊 精用而不已則勞 勞則竭
水之性 不雜則淸 莫動則平 鬱閉而不流 亦不能淸 天德之象也
故曰 純粹而不雜 靜一而不變 惔而無爲 動而以天行 此養神之道也
(고로 왈 형노이불휴즉폐하고 정용이불이즉노하나니 노즉갈이라하노니
수지성이 불잡즉청하고 막동즉평이나 울폐이불류하면 역불능청하나니 천덕지상야니라
고로 왈 순수이부잡하며 정일이불변하며 담이무위하며 동이이천행이라하나니 차 양신지도야니라)
그러므로 “인간의 육체는 혹사만 하고 쉬지 않으면 지쳐 쓰러지고, 정기精氣는 쓰기만 하고 그만두지 아니하면 피로하게 되니, 피로가 겹치면 그 육체나 정기精氣가 그만 다해 버린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물의 본성도 이물질이 섞이지 않으면 맑은 상태를 유지하고, 흔들어 움직이게 하지 않으면 수평水平을 이루지만, 막고 닫아서 흘러가지 않게 하면 물은 또한 맑을 수 없으니, 이것이 자연 본래의 타고난 덕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道를 체득한 바람직한 인간人間의 모습은〉 “순수함을 지켜 잡념을 섞지 않고 고요히 한결같음을 지켜 변하지 아니하며, 염담恬淡하여 무위하며, 움직일 때에는 천행天行(자연의 운행)을 따른다.”고 하니 이것이 정신을 기르는 방법이다.
☞ 노이불휴즉폐形勞而不休則弊 정용이불이즉노精用而不已則勞 노즉갈勞則竭 : 신체와 정신의 혹사를 경계한 내용으로 양생사상의 표현이다.
☞ 수지성水之性 불잡즉청不雜則淸 막동즉평莫動則平 : 고요히 정지하고 있는 물에 대한 긍정적 비유
☞ 울폐이불류鬱閉而不流 역불능청亦不能淸 : 이 비유는 종전에는 없는 비유로서, 정신精神의 유동流動을 중시重視하기 시작한 종전에 없는 사상.
夫有干越之劍者 柙而藏之 不敢用也 寶之至也
(부유간월지검자 합이장지하야 불감용야는 보지지야일새니라)
무릇 오吳나라나 월越나라에서 만들어진 명검을 가지고 있는 자가 그것을 상자에 넣어 간직해 두고 감히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은 그것이 지극한 보배이기 때문이다.
☞ 간월지검干越之劍 : 간월干越은 오월吳越과 같다. 간干은 오吳의 간계干溪(地名). 오월吳越 지방은 고래로 명검名劍의 산지로서 유명하였음.
☞ 합이장지柙而藏之 : 합柙은 상자. 여기서는 ‘상자에 넣다’는 동사로 쓰였다.
精神四達竝流 無所不極 上際於天 下蟠於地 化育萬物
不可爲象 其名爲同帝
純素之道 唯神是守 守而勿失 與神爲一 一之精通 合於天倫
(정신이 사달병류하야 무소불극하야 상제어천하며 하반어지하야 화육만물호대
불가위상이 기명이 위동제니라
순소지도는 유신을 시수니 수이물실하면 여신위일이니 일지정이 통하야 합어천륜이니라)
정신은 사방으로 통달하고 널리 유행流行하여 세상 끝 어디까지든지 가지 않는 곳이 없어서 위로는 하늘에 다다르고 아래로는 땅속 깊이 서려 만물을 화육化育하지만
그 모습을 알 수 없으니 그 이름을 동제同帝(상제上帝와 같은 존재)라 한다.
순수소박純粹素朴한 도道는 오직 정신精神을 지키니, 이것을 지켜서 잃어버리지 않으면 정신과 일체一體가 되니, 일체一體가 된 정신이 만물에 통하면 천륜天倫(자연의 질서)과 합치된다.
☞ 병류竝流 : 병竝은 ‘널리, 두루’의 뜻으로 방旁과 같다.
☞ 하반어지下蟠於地 : 반蟠은 서리다는 뜻.
☞ 화육化育 : 하늘과 땅의 자연自然스런 이치理致로 모든 물건物件을 만들어 기름.
☞ 동제同帝는 : 상제上帝와 같은 존재라는 뜻. 위대한 정신精神의 작용을 상제上帝와 같은 존재 즉 동제同帝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 여신위일與神爲一 : 신神은 정신精神 또는 정신精神의 영묘靈妙한 작용作用을 뜻한다.
☞ 일지정통一之精通 : 정精은 위 문장의 신神, 정신精神과 같다. 통通은 만물과 통한다는 뜻.
野語有之曰 衆人重利 廉士重名 賢人尙志 聖人貴精
故素也者 謂其無所與雜也 純也者 謂其不虧其神也
能體純素 謂之眞人
(야어에 유지하니 왈 중인은 중리하고 렴사는 중명하고 현인은 상지하고 성인은 귀정이라하니
고로 소야자는 위기무소여잡야오 순야자는 위기불휴기신야니 능체순소할새 위지진인이니라)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익을 중시하고 청렴한 사람은 명예를 중시하고 현인은 뜻을 숭상하고 성인聖人은 정신을 중시한다.”
그러므로 소박素朴이란 함께 섞이는 것이 없음을 말하고 순수純粹란 그 정신을 잘 지켜 손상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니
순수소박純粹素朴을 체득했기에 그런 사람을 진인眞人이라고 일컫는 것이다.
☞ 야어野語는 : 민간民間의 속담. 야어野語는 뚜렷한 근거 없이 돌아다니는 말로 믿을 수 없다는 의미로도 쓰이지만, 여기서는 긍정적인 의미로 썼기 때문에 나름대로 진리를 표현하고 있는 속담을 말함.
☞ 능체순소能體純素 : 체體는 체득함. 순소純素는 앞의 순소지도純素之道와 마찬가지로 위 문장의 ‘염담적막恬淡寂漠’, ‘허무무위虛無無爲’ 등을 두 글자로 대표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