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서울(24년)
작별하는 바다
-교동도에서
정 근 옥
저녁 갈대 소리처럼 서걱거리던
그리움으로 빚어놓은
달 하나 선착장에 남겨놓고
하늘을 건너고
바다를 날아가는 갈매기
만남은 한순간이었고
작별은 가슴 속에 긴 파도가 되어
밤잠 못 이루고 철썩이고 있더라
옅은 안개로 눈물을 훔쳐갔던
겨울 바다에 싸락눈 내리는 날이면
어머니를 먼 곳에 두고 온
적막 하늘에 떠 있는
아픔 하나, 더 가까이 다가와
배 떠난 포구의 희미한 달빛
포옥 끌어안고 목놓아 울더라
우주, 그 불멸의 시(詩)
정 근 옥
우주는 해가 갈 길을 비워놓고
별들의 길도 비워놓으며 공(空)을 만든다
텅 빈 하늘에 별이 뜨고
꽃이 바람에 흔들거리는 우주의 텃밭
벌이 윙윙거리며 꽃잎에 앉으면
언어는 시가 되고 음악이 된다
하늘에 뭔가 가득 채워져 있으면 우주가 아니다,
비워진 마음의 울림이 있어야 우주다
우주는 구름처럼 가야 할 곳을 가리지 않고
바람 따라 갈 길 가리지 않고 돌고 돈다
<약력>
정 근 옥(호 素江) 시인, 문학비평가, 문학박사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국제PEN한국본부 감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비평가협회 이사, 대한교육신문 논설위원, 월간‘시’편집고문, 계간‘시와함께’ 주간, 신문예문학회 고문, 상계고등학교장,서울교원문학회장(역임)
한국현대시인상, 신문예문학상대상, 탐미문학상본상, 시와창작문학상대상, 열린문학상본상, 교원학예술상(시)등 수상
고용노동부연수원, 교육부중앙교육연수원, 서울교육연수원 강사
시집 ‘순례길 풍경화’, ‘수도원 밖의 새들’. ‘인연송’, ‘자목련 피는 사월에는’, ‘어머니의 강’외
평론집 ‘조지훈시 연구’ 외, 산문집 ‘행복의 솔밭에서 별을 가꾸다’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