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뚱뚱한 여자 이야기 -10
작가: 햐핑 (mulanping@hanmail.net)
꼴통은 무대로 나가 사회자와 무슨 말을 하는것 같더니 무대 한쪽에
놓여진 그래드 피아노 쪽으로 다가갔다.
설마? 꼴통이 피아노를?
아니야!
말도 안돼! 거짓말!
하지만 꼴통은 손가락까지 풀며 건반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어느세 꼴통에게 집중되어진 모든 시선들
그런데 정말 꼴통이 피아노를 칠수 있을까?
난 기대반 무시반^^ 의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리고 은은한 피아노의 선율이 흘러나왔다.
-학교종이 땡땡땡!~♬~♪
흠...
솔직히 이제는 놀라지도 않고 할말도 없다.
다만 창피할뿐이다.ㅡ.ㅡ
순간 파티장은 웃음바다가 됐고 여자들은 너무 웃긴다며
내가 보기에도 엄청난 오버들을 했다.
그리고 같이온 남자들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웃었다.
그런데 그 순간 학교종이 땡땡땡이 끝나며
은은하고 슬픈 피아노 선율이 꼴통에 손에서 만들어 졌다.
-띤~띤~띤~띤~띤~~~~~~~
그러자 웃음바다로 변했던 파티장은 또다시 쥐죽은듯 조용해 졌고
꼴통의 피아노 반주는 고요속에서 점점더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반주가 끊어지며 꼴통의 목소리가 들렸다.
-She's gone out of my life~~♬ I was wrong, I'm to blame,
I was so untrue~~~~~~! I can't live without her love~♪
-헉!헉!헉!
이게 뭔가 Steelheart의 she's gone이 아닌가
뭇여성들의 혼을 빼논다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팝송!
꼴통의 입에서 부드러운 영어발음이 흘러나온다는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hello 와 hi의 차이점을 몰라서 질문하는 꼴통이...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지금 꼴통은 너무 멋있다는 것이였다.
평소에 보이던 껄렁하며 독선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고독하면서도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모습뿐이였다.
-꺄악!
파티장은 온통 여자들의 비명소리로 가득찼고 그럴수록 꼴통의
노래소리는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았다.
-Lady, won't you save me, my heart belongs to you~♬
Lady, can you forgive me for all I've done to you
Lady,~♪ oh Lady~♪~~~~~ha!!!!!
이제 더이상 비명소리는 들리지 안않다.
파티장은 온통 꼴통의 완벽한 고음으로 인해서 벙어리가 된듯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럴수록 꼴통의 목소리는 더욱더 애절하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꼴통!
난생첨으로 꼴통을 만나서 처음으로 인간답게 보였다.
꼴통의 노래가 끝났지만 사람들은 그져 멍하니 꼴통을
바라보기만 했다.
하지만 꼴통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며 전혀 어울리지 않게 인사까지
했다.
하지만 그런모습은 꼴통의 분위기를 한것 더 연출해주고 있었다.
-혹시 가수분 아닌가요? 제 생각에는 더이상 이 상품을 들고 있을필요
가 없네요
사회자는 핸드백을 꼴통에게 건내주었고 그제서야
또다시 파티장은 시끄러워졌다.
-꺄악!!!!~~~오빠 달려!!!
-앵콜!
꼴통이 테이블로 들어오자 주변에서는 마치 꼴통이 무슨 영화배우라고
착각한듯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꼴통은 신경쓰지도 않고 나를 쳐다보았다.
-어머! 어떻게
꼴통의 눈빛은 평소와는 달리 너무나 공허해 보였다.
-떡대야 음식 갖고 와라 노래불렀더니 배고프다
ㅡ.ㅡ
인간아!
분위기좀 맞춰주면 안되냐!
난 거지왕초 꼴통의 명령되로 음식을 구걸해다 받쳤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꼴통의 희생양이 되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후훗^^
왜 자꾸만 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얼굴이 들여지는거지....
크리마스 이브였다...
-휴~
간만에 들어보는 내 한숨소리
새벽 3시가 되었는데 왜 잠은 안오고
꼴통의 피아노 치는 모습과
she's gone 이 들리는 걸까?
-두근!두근!두근!!!!
왜 그 생각만 하면 자꾸 내 심장이 미친것 처럼
뛰는걸까
난 침대에서 일어나 한쪽에 고이 모셔둔 핸드백을 들었다.
당연히 이건 꼴통이 상품으로 탄 핸드백
-히히^^
갑자기 웃음이 나온다.
난 핸드백을 그대로 든체로 침대에 누웠다.
조금전 생각을 하면 너무 기분이 좋다.
꼴통은 주위에 기대에도 불구하고 파티가 끝날때 까지
음식만 먹었다.
그리고 왠일인지 나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럴수록 내마음은 불안했다. ㅡ.ㅡ
아무래도 병이 생긴건같다. 꼴통을 만난 이후로는
무조건 의심부터 하게 됀다.....
하지만 꼴통은 집앞까지 바래다 주며 아무런 소리도 안하고
나에게 그 핸드백을 내밀었다.
-자! 12시 넘었다. 크리스 마스 선물
-어? 으..응..고마워
난 혹시 꿈이 아닐까 아니면 꼴통이 혹시라도 맛이간 음식을 먹고
맛이간건 아닐까 하는 별에별 상상을 하며 핸드백을 받았다.
하지만 왜 그렇게 감동이 물결를 치던지 ^^
정말 내 생에 최고의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물론 꼴통이 그얘기를 하기전까지는..
- 난 분명히 너한테 크리스마스 선물줬다.! 분명히 줬다.!
ㅡ.ㅡ 이게 진짜 사람을 놀리는것도 아니고..
하지만 뭐 오늘같은 날이라면 또한번
-찍찌찌직~~~
한번 더 카드 긁지뭐 ^^!
난 돌아서서 가는 꼴통에게 말했다.
물론 아주 작게 들리지도 않게
꼴통!
오늘은 내가 이겼다.!!
오늘만큼은 너한테 어떤 선물을 사준다고 해도 하나도 안아까워....
근데 왜 안아까운거지?^^ 명품핸드백을 선물해 줘서인가?
에이~ 나도 모르겠다....
-룰루랄라~!!
내가 이렇게 기분 좋은 이유는?^^
또 살이 빠졌다.!
이제 72키로 히히^^
어떻해~~!! 자꾸 살이 빠져서!!
오늘 학원계단을 올라오는데 확실히 느껴졌다.
예전처럼 숨도 안찼고 한번도 안쉬었다.
왜이렇게 발걸음을 가벼운거야!!
-이러다가 바람불어서 날아가면 어쩌지~~^^V
-소한마리가 날아갈정도로 우리나라는 바람안분다.!
뭐라고! 어떤 놈이~!! ㅡ.ㅡ
-아! 오빠구나...
꼴통이였다.
크리스마스 이후로 좀 달라지나 했더니
할수있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꼴통인데
그래 잊지 말자!
반항하지 말고 덜 손해볼수 있게 살아가자!
-오빠 점심먹으러 가자
어차피 꼴통이 밥먹으러 가자고 할거 미리 말해서
점수좀 따면 덜 손해보겠지^^
-나 오늘 약속있어
휘이익~~~~~~~~!
그리고 꼴통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ㅡ.ㅡ
이해할수 없는 꼴통의 행동 저 인간이 무슨일이 있어도
밥은 먹는데 오늘은 얼마나 중요한 약속이길래 저렇게
가는거지?
하지만 나한테는 잘됐다!
^^ 내 돈 안쓰는건데
그래 꼴통! 가끔씩은 그렇게 인간답게 살아라!
그런데 학원을 나오는데 왜이렇게 허전하지?
괜히 집에 가는게 어색하고 뭔가를 꼭 안한거 같은
이 허전한 느낌...
아~!!! 왜이렇게 어리버리하게 구는거야!
난 집으로 갔다.
12월에 부는 겨울바람이 왠지 비어있는듯한 내 가슴을 더
춥게 하는것 같았다.
-흠..
벌써 7시 꼴통이 저녘먹을 시간
근데 왜 꼴통한테는 전화가 안오지
항상 이시간만 되면 전화하는데
-밥먹자!
물론 내돈내고 먹는거지만 오늘따라 왜 그전화가
기다려 지는지
아무래도 습관이 되어버린것 같다.^^
근데 꼴통은 밥먹었을까? 그인간은 꼭 시간맞추어서 밥먹어야 하는데
그러던 사람이 안그러면 위장병 걸린다는데..
-에이! 내가 뭔 생각하는거야 꼴통은 거지 왕초인데
그래 꼴통은 어디가서 밥굶지는 않을테니까.
막 거실로 나갈려고 하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그럼 그렇지! ^^ 지가 나 아님 어디가서 그렇게 밥얻어 먹어!
-여보세요~~!
-응 나야
-어? 어..
꼴통은 아니였다. 매일 전화오다가 요즘은 뜸해지는 동창이였다.
잠시 할말이 있다고 만나잖다.
특별하게 할일도 없고 걸으면서 운동도 할겸 만나기로 했다.
뭘입을까 옷장을 열다가 그만 핸드폰을 바닥에 떨구었다.
"탁!"
ㅠ,ㅠ
핸드폰 액정이 깨졌다....길바닥에 떨고도 안깨지던 핸드폰이 방바닥에
께어지다니..
이게 어떤 핸드폰인데 꼴통한테 핸드폰값 절반을 제물로 바치고
다시 찾은 핸드폰인데 ㅡ.ㅡ
-에휴!할수없지 근데 꼴통이 밥먹자고 전화하면 어쩌지..
동창은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커피에서 연기가 안나는걸 보니 이곳에서 나에게 전화를 한것 같았다.
그런데 무척이나 안색이 창백해 보였다.
왜그러지?
동창은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이야기를 했다.
-나 남자친구랑 헤어졌어
아~ 그렇구나 그래서 표정이 저렇구나
-그렇구나
내가 경험이 있는것도 아니고 뭐라고 위로를 해줄수 없었다.
그냥 들어주기로 했다.
-그리고 너한테 할말 있어서 찾아왔어
-응 그래 해 들어줄께
불쌍한것 그래도 그런 이야기 할사람이 나밖에 없나보구나
왠지 동창이 너무 측은해 보였다.
-나 사실 남자친구랑 헤어진 이유가......니 남자친구 때문이야
-어?
무슨 소리지? 내 남자친구?
꼴통을 말하는건가? 그런데 왜 꼴통때문에 헤어지지..
-오늘 점심때 만났어 그리고 나랑 사귀어 달라고 했어 미안해..하지만
어쩔수 없었어 내맘을 내가 어떻게 할수가 없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동창은 어느세 눈물까지 흘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래서 아까 약속이 있다고 그렇게 같구나 좋아하는 밥도 안먹고..
뭐라고 말해야 하지 ?
난 이런상황에 익숙하지 않은데
나는 대답을 할수 없는데...
그런데.....
그런데 왜 내 가슴이 저려오는거지
왜 자꾸 목이 메어 오는거지 이러면 안돼는데..
꼴통은 내 남자친구도 아닌데
그런데 왜 자꾸 내가 이러는거지 난 꼴통을 좋아하는것도 아닌데
-미안해 정말 미안해
동창은 계속해서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그래..서...어떻게 됐는데
바보! 그런걸 물어봐서 뭐해 내가 상관할 문제도 아닌데
하지만 이 간절한 기대감은 ..
-아직 대답은 못들었어...하지만
동창은 눈물을 닦으며 나를 쳐다봤다.
-하지만 그남자도 나를 싫어하지 않아 난 알수 있어
부탁이야 그사람을 놔줘 넌 다른 사람을 만나도 되지만
난 이제 그남자없으면 견디지 못할것 같아
그리고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말을 하고 싶었지만 너무 목에 메어서 입을 열수가 없었다.
(정말루 많이 꼴통을 사랑하는구나
여자인 내가봐도 이뻐 넌 남자들이 항상 원하는
키크고 날씬하고 이쁜 여자이니까
꼴통과 같이 서있으면 너무나 잘어울릴것 같아
하지만..
난 다른 남자를 만날수 없는데...
오늘따라 천장이 너무 높아보인다.
아무것도 없는것처럼 너무 허전해 보이는 내방
그 가운데 누워있었다.
그런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거지
바보같이
왜 자꾸 가슴이 저려오는거지
-울지마 그리고 아파하지도 말고
그래 꼴통은 내 남자친구도 아니고 난 꼴통을 사랑하는것도
아니잖아
하지만 왜 자꾸 눈물이 나지...이러면 안되는데..
울지말아야지 울지 말아야지 눈물 흘리지 말아야지
난 언제나 혼자였는데
잠깐이라도 내옆에 있어준 그남자에게 감사해야지
웃어야지 그남자가 행복하게 됐는데
축하해주어야지
-남자들은 뚱뚱한 여자들 안 좋아해....
그런건데 그랬던 건데..
-울지마 제발! 제발좀 울지마 눈물흘리지 말고 아파하지도마
울지마..울지마..제발..흑흑흑흑
그랬구나 뚱뚱하면 어떤 사람옆에 있을수도 없는거구나...
뚱뚱하면 안되는거구나.....
첫댓글 아니여여.. 님도...아픈 사랑이 잇군여.. 홧팅..더 좋은 사람 만나기 위해...준비가정을 발았다고 생각하면..됐져..^^ 힘내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