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넘게 끌어온 전쟁입니다. 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싸움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기에 이렇게 또다시 무거운 입을 열게 됩니다.
안타까운 심정에 많은 분들이 관우의 안부를 물어오시지만 딱히 무어라 좋은 대답을 줄 수 없는 제 입장도 가슴이 아픕니다. 관우가 완쾌 되기만을 손꼽아 고대하였지만 세상이 관우를 버리려 합니다.
벌써 관우가 태어난 지도 14개월이 넘었습니다. 하루가 일년, 일년이 십년 같은 세월입니다. 그 동안 뜻하지 않은 반가운 소식도 있었고 또한 좌절과 실의에 빠진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실낱 같은 희망만을 믿고 `잘 될 것이다. 다 잘 될 거야’ 다짐 또 다짐을 했습니다만 모든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대안이나 방법 또한 깜깜한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적지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하고 이렇게 여러분을 애타게 부릅니다.
지금까지의 경과와 현재 관우의 투병 생활을 관우이야기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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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7월3일.
모든 가족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나 건강하게 잘 자라길 기대하였으나, 태어나면서 황달이 조금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황달이 없어지지 않고 지속되면서 회색변을 보며 영양상태도 좋지않아 태어난 지 한달 보름만에 대구 경북대 병원 문을 들어서게 되었고, 그때부터 저의 가족의 불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병원에서는 담도폐쇄증을 의심하였으나 각종 정밀 검사를 해도 병명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3번씩이나 수술이 연기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정확한 병명을 모른체 퇴원을 하긴 했지만 다행히 퇴원 후부터 점차 차도를 보이며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쁨도 잠깐. 다시 악화되기 시작하여 올 3월 초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하면서 정밀 검사를 다시 받았습니다.결과는 간 이외의 모든 조직들은 정상이나 간과 비장이 상당히 커져 있고, 간경화가 왔다고 하며 당장 이식 수술이 필요한 극한 상황은 아니고 시기가 되어 건강한 간만 이식을 받는다면 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다라는 소견이었습니다.
문제는 관우의 혈액형이 O형이라는 것입니다. 집안(본가, 처가)에 O형이라고는 저의 모친(60세)과 처남(42세)뿐인데 검사결과 모친은 연세 때문에 간기능 저하와 지방간으로 수술 불가 판정을 받았으며,처남 역시 어릴적 수술 경력과 후유증으로 아직도 병원 신세를 지고있는 처지라 병원에서 무리라는 설명이었습니다.
……………………
그 동안 백방으로 뛰어봤지만 이렇다 할 대안이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이렇게 여러분께 간절하게 애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을 통해 뇌사자 기증 대기자 신청을 하긴 하였으나 뇌사자 기증자 수는 적고 대기자는 많은 현실에서 그걸 기대하고 기다리지는 말라는 병원 측 설명입니다.
그리고, 관우와 같이 혈액형이 맞지 않아 기증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모가 있다면,
그러한 혈액형 조건들이 저와 관우와 같은 처지라면 서로 맞교환(관우 O형, 저는 A형/
상대방 환자A형, 보호자 O형일 경우 서로 맞교환 가능)도 가능할 것 같아 담당의사에게 의뢰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만,아시다시피 O형은 누구에게나 다 줄 수 있는 혈액형이어서 자식이나 가족에게 주지 굳이 맞교환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이었습니다.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다니지만 모든 수치와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관우도 힘이 드는지 많이 보채고 괴로워합니다. 그런 말 못하는 어린 자식을 품에 안고 지내는 시간들이 우리 가족에게는 무척 힘이 듭니다.
간과 비장의 비대, 간경화로 인해 지금은 몸이 노랗다 못해 검은빛으로 변해 가는 것 같고,몹시 가려워 합니다.잠들기 전 한,두시간은 온 몸을 긁어줘야 잠이 들곤 합니다.평상시에도 가려워 보채고,울고,긁고 하루 종일 있어도 관우의 울음 소리 밖에 없고 그나마 가족이 제일 평온한 시기는 관우가 잠들었을 때 잠시 동안입니다.관우의 누나들도 그 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그러길 바랬고-이러한 관우의 모습을 보곤 지금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한번은 집사람과 저와의 얘기를 잠결에 듣곤 일어나 얼마나 울며 불며 난리를 쳤는지 모릅니다.
간수치가 점점 안 좋아지면서 한번씩 코피가 나곤 했는데 요즘은 거의 하루에 한번, 많으면 하루에 두, 세 번씩 코피가 납니다. 한번 나면 잘 멎지도 않고 많이 나는데 잘 놀다가도, 잘 자다가도 코피가 나 얼굴과 몸이 피로 범벅이 되어 지혈도 못하고 보채고 우는 관우를 안고 같이 피범벅이 되어 우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가족 여러분!
상상이 가십니까
눈물과 코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저를 보며 살려달라고 우는 관우의 모습이…….
저의 의지가 그러하고 관우 역시 제가 먹어봐도 그 씹은 가루약을 1년이 넘게 잘 먹어주는 걸 보면 관우 역시 말은 못 하지만 살기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음이 분명할 것 입니다.
여러분
모든 상황 자체가 힘에 버거운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앉아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습니까.분명 관우의 생명의 은인이 분명히 계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저와 한마음이 되어 주십시오.그리고, 주위 분들 중 평소 장기기증에 뜻을 가지고 있으신 분들이 계신지 한번 더 신경을 써 주십시오.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우리 가족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 입니다.
참고로 관우의 혈액형은
O형이며, 기증자의 혈액형도 O형이어야 합니다.
관우가 바라보는 시선이 무얼 갈망하는 지, 말은 못하지만 저에게 무엇을 바라는 지
저는 압니다.
그리고, 소망합니다.
하루 속히 기증자가 나타나기를, 그리고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 만이라도 119구급차를
타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이러한 글을 쓰는 저의 심정 역시 참담하기 그지 없지만 희망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 안녕하세요
297번에 사연을 올린 관우 아빠입니다.
기증자가 당뇨가 있으면 어떻게되는지요
수치는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구요
회원님들의 많은 답변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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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우에게 좋은 일이....
번호:493 글쓴이: 관우아빠
조회:121 날짜:2003/12/29 01:06
.. 안녕하세요.
혹시 기증자가 없어 297번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던 글을 기억하시겠는지요.본문 내용 중에
""간수치가 점점 안 좋아지면서 한번씩 코피가 나곤 했는데 요즘은 거의 하루에 한번, 많으면 하루에 두, 세 번씩 코피가 납니다. 한번 나면 잘 멎지도 않고 많이 나는데 잘 놀다가도, 잘 자다가도 코피가 나 얼굴과 몸이 피로 범벅이 되어 지혈도 못하고 보채고 우는 관우를 안고 같이 피범벅이 되어 우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가족 여러분!
상상이 가십니까
눈물과 코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저를 보며 살려달라고 우는 관우의 모습이…….""
관우아빠입니다.
그동안 님들께서 관우의 소식을 물어오고 궁금해 하셨는데 이제야 속시원히 말씀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가슴을 쓸어 내리며 못다한 사랑으로 눈물로 지새운 세월 동안 차마 말 못할 사연들과 함께 모든 것이 종점을 향해 촛점이 고정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행여나 찾아올 귀인을 끝내 만나지 못하고 정리해야 되는가 생각했습니다.
11년 만에 찾아온 귀하디 귀한 아들 녀석의 눈동자를 처음 대면 할 땐 왜 그리도 초롱초롱하며 맑았는지……허나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희고 까만 눈동자가 노란 눈동자로 변해 저의 가슴을 이렇게 찢어놓을지……
모두가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저는 해냈습니다.
두달전 5톤 트럭 음주 차량에 의해 정면 충돌을 당했을 때도, 그 충돌 직전 그 찰나에도 ‘여기서 죽으면 안 되는데, 관우는 살려놓고 죽어야 하는데’ 라고 생각했고 “관우야!” 외마디 소리를 지른 것이 전부였습니다. 허나 차는 말 그대로 대파가 되었지만, 어디에도 외상 한군데, 긁힌 곳 한군데 없이 멀쩡한 건 분명 오늘을 위해서 였을 것 입니다.
모든 가동할 수 있는 방법을 총 동원하여 두달여일 동안 메달린 결과 회사내 동료분이 기증 의사를 밝혔고 국가 승인과 수술 일정까지 잡게되었습니다.천사가 먼 곳에 있었던게 아니더라구요.
회사 동료라는 것 외엔 아무것도 증명할 길이 없는 상황에서 회사가 나서서 도와주어 상담을 수월케 마칠 수 있게 되었으며 승인도 나게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술은 1월7일~8일중에 합니다.준비로 관우 엄마와 저 정신없이 바쁘고요.
구구절절이 다 사연을 적지 못해 아쉽지만 모든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엄마님과 회원님들을 수술전에 꼭 한번 만나뵙고 싶었는데.....
여기에 가입한 후 심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릅니다.관우엄마 역시..
또한 간이식에 대한 정보도 엄청 알게되었구요.
그런데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는데,관우처럼 소아 간이식을 한 부모님의 연락처를 알고 계시는분이 계신지,성인과 소아는 제가 알기론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여기분들은 거의 성인분들이라 알고 있습니다.
모쪼록 연말 잘 보내시구,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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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인 수술 날자입니다
번호:496 글쓴이: 관우아빠
조회:52 날짜:2003/12/30 01:06
.. 오늘 재차 아산병원서 연락이 왔는데... 1월7일날 수술합니다.
1월4일날 입원하래요.
님들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새해엔 더욱더 건강하세요.
복 많이 받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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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우 소식 - 직장동료 아들에 간 기증 (1/13 연합, 파이넨셜 뉴스)
유한킴벌리에 경북 김천공장에 다니는 전진철(36)씨가 지난 8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같은 공장 동료 박경용(36)씨의 아들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해 줘 화제가 되고 있다. 태어날때부터 황달을 앓았던 박씨의 아들이 간경화와 담도폐쇄증으로 지난해 간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3개월안에 사망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전씨의 기증으로 무사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생활경제부기사참조/경제/사회/2004.1.13 (서울=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004-01-13
유한킴벌리 전진철씨 동료 아들에 간 기증 유한킴벌리의 한 직원이 직장동료의 19개월된 아들에게 간을 기증했다.
13일 유한킴벌리에 따르면 이 회사 경북 김천공장에 다니는 전진철씨(36)는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같은 공장 동료 박경용씨(36)의 아들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해주는 수술을 받았다.
태어날 때부터 황달을 앓았던 박씨의 아들이 간경화와 담도폐쇄증으로 지난해 간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3개월안에 사망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씨는 박씨 부부가 아들과 혈액형이 맞지않아 간을 기증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 회사측에 간 기증 의사를 밝혔고 지난 8일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사내 e메일을 통해 박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알려 3명의 기증자가 나섰으나 가족의 반대 등으로 무산된 적이 있었다”며 “전씨가 지난해 11월 기증 의사를 밝힌 뒤 이번에 수술도 성공적으로 마쳐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박씨 아들을 돕기 위해 유한킴벌리 노동조합 여성부가 지난 연말 1000만원을 모금해 박씨에게 전달했고 회사측도 전씨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3개월간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요양할 수 있도록 배려할 방침이다.
전씨는 “처음에 소식을 들었을 때 누군가 나서겠지 싶었는데 지난해 11월 수술을 받지 못하면 3개월안에 사망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이제 내가 기증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첫댓글 처음엔 가슴 조이며 애타는 마음 눈물에 간절함이 부모의 마음을~~ 뒤에는 환희의 기쁨이 함께하네요
기적이라기 보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용기을 가진분의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길 기원합니다^^
관우 화이팅~~~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감출수가 없네요. 귀여운 관우 씩씩하게 잘 크리라 믿어요. 모든것이 다 잘될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