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단어에 당명·로고까지 빼고 '빨간색'만 남긴 새누리…김무성 "개혁 쓰기 부끄러워"

[길상문]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20대 총선 공천룰을 둘러싼 당내 분란과 관련, 공천 관련 일정을 일시 중단하고 긴급 지도부 회동을 개최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이 22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2층에 위치한 당 대표 회의실 배경(백드롭)에 문구를 없애고 당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만 채워놓았다. 당명과 로고도 없다.

기존에 있던 ‘경제를 살리는 개혁, 미래를 구하는 개혁’이라는 문구가 사라지고 당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만 채워진 것이다. 

마이크에 붙여 놓았던 ‘경제 먼저’라는 문구도 없어졌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혀 글자가 적혀 있지 않은 빨간 배경을 놓고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등이 앉아 있는 사진을 올리고 “메시지가 없는 것도 메시지다. 하나가 될 때까지!”라는 글을 올렸다.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 페이스북 캡쳐.

지난주까지는 이 배경에 ‘경제를 살리는 개혁, 미래를 구하는 개혁’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이 문구를 뒤에 놓고 김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돌했다. 친박(親朴)계 좌장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에게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김 대표는 “그만하시라”며 소리를 질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관련 서청원 최고위원과 설전을 하다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과 달리 이날 회의는 화합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 대표는 발언을 하지 않았고 서 최고위원은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예 마이크도 켜지 않고 '함구'했다. 김 대표가 회의석상에서 공개발언을 하지 않은 건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분간 메시지가 없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했다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이라는 문구를 뺀 것에 대해 “정치 개혁을 하기 위해 국민 공천제(상향식 공천)를 확정했는데, 지금 공천관리위원회가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개혁이라는 말을 쓰기 부끄러웠던 모양”이라고 이한구 공관위원장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