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성큼 지나가고 곧 본격적인 가을이 다가옵니다.
가을이 성큼 성큼, 한발짝식 오고있음에도 코로나19는 여전한 요즘이에요.
지난해 가을, 우리는 이런 상황을 맞으리라고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죠.
코로나 시대의 여행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어딘가를 보고 느끼고 만나고, 또 해석해서 자기에게 담아내는 여행은
언택트와 온택트 처럼 새롭고도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되고 있기도 합니다.
여행에 점점 목말라가는 이때,
세종신도시 내에서 언, 온택트 여행지로는 어디를 꼽을 수 있을까요?
탁 트인 풍경으로 푸른 가을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면서도 교육적인 역사의 현장을 같이 볼 수 있는 곳,
오늘은 바로 한솔동 백제고분 역사공원! 이 곳을 오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한솔동 백제고분 역사공원은 이름처럼 세종시 한솔동 주민센터 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는 폭포도 가동되고 있어서 첫 인상부터 무척 시원했는데요,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백제고분 역사공원 입구로 올라가면 탁 트여있는 행복도시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백제고분 역사공원은 세종시 출범과 함께 행복도시 개발과정에서 발견되어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특별하게 조성되었는데요,
공원이 있는 지역은 예전에 ‘말모이’, 또는 ‘마을묘지’등으로 불리던 이름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말모이라니, 최근 개봉한 영화가 생각나는데요,
그 영화와는 전혀 무관하지만 참 예쁜, 순 우리말인 것 같습니다.
공원으로 살살 올라갑니다. 가파르지 않아 쉽게 오를 수 있어요.
그런데 오르고 나면 탁 트인 세종시의 풍경을 만날 수 있기도 합니다.
언덕처럼 구릉으로 되어있고 경사가 완만해서 아이들과 함께 오르기에도 참 좋습니다.
다 오르면 풍경이 참 시원해서 마치 제주도의 오릉에 올라간 느낌이 나기도 해요.
쭉 올라가니 세종신도시의 풍경이 보입니다.
학교며 아파트며,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데요,
백제시대부터 십수년전까지 논과 밭으로 이어져 있는 곳이기도 했어요.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십년만에 이런 모습을 보여지게 됐죠. 참 신기하죠?
한솔동 백제고분은 행복청과 LH가 행복도시 건설공사에 앞서 매장문화재 조사를 진행했고
발굴조사를 통해 백제시대 분묘를 발굴해 냈답니다.
이 곳에는 백제시대의 횡혈식 석실분 및 석곽묘, 주구토광묘 등이 발견되어 역사공원 (32,949제곱미터)으로 지정하였어요.
이들 유적은 5세기 중엽 전후한 시기에 축조되었으며 지역권력층의 묘지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석실분 2기는 노출전시 하였고, 나머지 석실분과 석곽묘는 유적 상부를 재현하여 도시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해요.
실제로 본 유적들은 무척 잘 보존되어 있었는데요,
특히 백제시대 석실분 2호는 투명 아크릴로 보존되어 있어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무척 좋았는데요,
함께간 아이도 “우와~”라고 소리치며 좋아했답니다.
이 유적은 묘실과 묘도, 연도 등으로 구성되며 규묘는 길이404cm, 너비 436cm, 깊이 330cm로 조성되어 있는데요,
이 곳에선 삼족기, 금동장신구, 구슬 등이 발견되었는데 발견당시 도굴로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고 해요.
우리 한국의 유적들은 워낙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비해 조사와 관리가 잘 되지않아 예전엔 도굴이 성행하기도 했어요.
도시개발과 함께 발견되어 그것이 유적이었음을 발견하고 그제서야 심층 조사가 들어가기도 하죠.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아요.
특히 영국같은 경우에는 문화재 발굴을 무척 잘 하는 편이고 소중하게 다룹니다.
우리나라에 널려있는 선사시대 유적, 특히 고인돌 강은 경우에도 어마어마한 유적으로 홍보하고 있을 정도죠.
이는 우리나라가 개선하고 다른나라의 긍정 사례를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잘 보존된 역사의 현장에서 기념 사진을 안남길순 없겠죠?
찰칵, 투명한 아크릴 앞에서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어봅니다.
<백제고분에서 바라본 세종시>
드넓은 유적을 따라 걷다 보면 석실분 1호를 볼 수 있는데요,
이 유적은 상부가 유실되어 전체적인 규모는 알 수 없지만 길이 273cm, 너비 305cm, 깊이 153cm로 꽤 큰 규모를 자랑해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곳 또한 발굴당시 도굴로 무척 어지럽혀져 있었다고 해요.
<백제시대 석실분 1호 전경>
그래서 백제시대의 건축물처럼 조성, 전시 되고 있어서 무척 인상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데요,
그늘에 앉아 여유롭게 쉴 수도 있게 벤치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요.
또한 건축 디자인이며 건축자재며 백제시대의 생활상을 담고자 조성시 꽤 신경을 많이 쓴 것 처럼 보였어요.
내부로 들어가면 꽤 멋진 역사의 증거들을 볼 수 있어요.
선선한 공기가 얼굴에 확 와닿는데요, 마치 백제시대때의 향기가 느껴질 정도로 내부 상태는 무척 잘 보존되어 있었어요.
외벽에는 이 곳에서 출토된 백제시대의 유물들이 그림처럼 조각되어 있었어요.
직접 들어가 볼 순 없지만 발굴 당시 이 곳을 그대로 보존하려는 역사학자들의 노력이 곳곳에 엿보이기도 했어요.
<석실분 1호 내부>
이처럼 잘 보존된 백제의 유적들.
감탄을 이어가면서 풍경과 유적들을 관람했는데요,
함께 간 가족도 시원한 이 풍경과 유적들을 보고 무척 즐거워했답니다.
다만 아쉬운건 세종신도시는 이 유적지 외에는 신도시 개발당시 발굴된 다른 유적지를 제대로 보존하지 않아
문제의 도마위에 올라있기도 해요.
이런 부분은 개선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만난 시원한 풍경과 잘 간직된 역사의 현장을 맘껏 눈과 카메라에 담았는데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사라지고 세종신도시의 많은 유적과 풍경들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내리는 가을 햇살에 두손모아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