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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적 풍경 산에서 해법을 찾다...진경 산수화로 전통 한국화 정신 이어가 2024년 8월 30일부터 9월 11일까지 광화문 '갤러리 내일'서 개최 |
[미술여행=엄보완 기자] 동양화가 진희란 작가가 2024년 8월 30일 금요일부터 2024년 9월 11일 수요일까지 광화문에 위치한 갤러리 내일에서 진희란 작가의 초대전 ‘산로(山路)_서울순성’ 전시를 개최한다. 산로(‘山路')는 작가가 산길을 따라 오르며 본 풍경이다.
‘山路(산로)_서울’巡城(순성) 진희란 초대展 포스터
진희란은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노트를 들고 산에 올라 길 마디마다 멈춰서 사생을 했고, 그 길을 모아 산을 그렸다. 오랫동안 보고 지낸 서울의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을 그렸으며 이 세 산에 세워진 도성과 산성 옆으로 난 산길을 타고 오르며 본 풍경을 그렸기에 '산로_서울순성'이란 전시 제목을 지었다.
사진: 妙思_나월 22x27.3cm 순지에 수묵담채 2023
매개체인 산을 보이는 그대로 그린 것이 아닌 작가의 오감으로 느낀 풍경을 사생 노트에 담고 한번 더 정제하여 한지에 옮겨 그린다.
진희란은 기억을 되새기기 위해 눈을 뜨고 바라보기도 하고 눈을 감고 생각하기도 한다. 작가는 산수에 집중하여 산로를 표현하는 수묵 작가다.
사진: 妙思_나한 22x27.3cm 순지에 수묵담채 2023
● 거친 선, 뭉개진 자국 담아낸 진희란의 산수
진희란의 산수는 산행 하면서 거친 바위와 막 오른 경사진 언덕의 표현 등을 거친 선, 뭉개진 자국을 담았다. 또한 순간의 풍경장면을 글과 함께 기록하면서 이러한 모든 필(筆)이 산에서 보고 느낀 감정을 담은 수묵 산수로 보여 진다.
사진: 妙思_백악 22x27.3cm 순지에 수묵담채 2023
작가의 수묵 산수화는 잔잔한 여정 속의 기억과 함께 길을 따라 심산(心山)을 형성하고 있어 아련함이 가득하다. 아련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히지 않는 기억만이 뿌연 안개 속 빛처럼 남게되고, 더 선명해진다. 그렇게 응축된 길들을 모아 작가는 산을 그려나간다.
사진: 妙思_사모 22x27.3cm 순지에 수묵담채 2023
진희란은 2016년 북한산을 그린 '산수화전'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진희란이 산수화를 그리기 위해 마음먹고 오른 산이 북한산이다.
작가가 북한산을 선택한 것은 서울에서 가까우며 특히 돌산이었기 때문이다. 돌산은 산림이 우거진 산들에 비해 풀과 나무가 적어 산세를 파악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작가는 북한산을 직접 오르며 관찰한 북한산의 모습을 전통적 한국화 기법으로 화면에 담아냈다.
사진: 妙思_성 22x27.3cm 순지에 수묵담채 2023
작가는 전통 산수화의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면서도 현시대의 건물이나 설치물, 사람들을 담았다.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느낌을 들게 하면서 자신만의 시선을 담아내는 그의 산수적 풍경은 산에서 해법을 얻음으로써 작가 자신의 생각과 관념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 妙思_칠일오 22x27.3cm 순지에 수묵담채 2023
진희란은 이화여대 동양학과 학사, 석사, 박사과정을 밟았다. 후소회 청년작가상과 외교부장관 상 등 다수의 수상경력도 갖고있다. 특히 2019년에는 겸재 정선 미술관의 내일의 작가 대상을 수상한 실력있는 젊은 작가이기도 하다.
사진: 문수애추 100x38cm 순지에 수묵 2024
<작가노트>
진희란 작가
매번 산천에 들리면 아래 풍경과 끝의 풍경이 궁금하다. 그래놓고 한곳만 그려버리면 나머지가 아쉬워진다.
집중력이 짧아서 억지로 모든 것을 그리면 거기서 정을 느끼지 못한다. 눈에 남은 풍경을 그리려 한다. 그 길은 산이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짙어진다.
'산로'(山路)는 작가가 여정에서 본 길이다. 기억을 되새기기 위해 눈을 감고 떠올린다. 잔잔하게 남은 여정의 기억은 길을따라 심산(心山)을 만들고 아련함이 가득찬다. 그 아련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뿌연 안개 속 빛처럼 희미함 속에 더욱 선명해 진다.
산로를 따라 국내의 산천을 산행하며 느낀 자연의 변천과 순리, 경외감과 광활함 그리고 그 속에 융화되어간 사람의 흔적과 세월을, 산수(심산)의 모습으로 빚어내어 다시금 이야기 한다.
나는 항상 걱정이 가득해 불안하면서도 가만히 있으면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고, 막막하다고 느낀 것도 언젠간 길을 찾을 거란 낙천적인 성향이 있다.
생명의 터전, 산도 이러한 나의 성향과 비슷한 형세를 가지고 있다. 산에는 인간에겐 위험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지니고 있지만, 그 고비를 감당하면 인간과 동식물의 생명의 터전이 되어주어 평온과 풍요를 주기도 했다.
또한 산은 하나의 맥에서 뻗어 나온 여러 갈래의 줄기로 형성되어 정신을 차리고 집중만 한다면 어떻게든 돌아갈 길을 찾게 해준다.
국내의 산천은 화려하고 폭발적인 기세보다 구름안개와 울창한 삼림, 대체로 완만한 산세에 의한 고요하고 적막함이 주된 인상이다.복잡하지 않고 차분한 이런 산의 기세는 내가 바라는 바와 나의 성질과 닮아있다.
수묵의 차분한 채도와 대관산수의 큼직한 산세의 표현 그리고 동시에 오르내린 길과 이야기를 점경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산수화는 나를 비춘 심산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줬다.
산의 기세는 나를 비추는 것 같다. 그렇기에 더 정情이 가고 더욱더 닮아지고 싶은 대상이었다.산수화를 택한 것도 내가 평상시 생각했던 자연의 모습과 너무 달랐던 시각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 욕구 때문이었다.
이후 국내의 여러 산을 사생하고 고전을 공부하면서 산수의 시각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납득되어졌다.하지만 그 순간 고민이 더 깊어졌다. 탐구의 단계는 이제 스스로 만족할 정도가 되었는데, 자신의 작업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그려야 할지 그 길이 막막하게 느껴졌다. 고전을 공부하며 작업하는 작가들 사이에 공통되는 고민일 것이다.
공원에서 소나무를 그리고 있었던 어느 날, 눈은 소나무와 종이에 있고 귀는 주변에 오가던 사람들의 말과 바람 소리에 있었다. 눈은 점점 초점이 몰리며 소나무가 흐릿해졌다. 그 가운데 집중하며 수 시간이 지나 소나무는 완성되었지만, 기억에 남은 건 수다스러운 목소리들과 찬바람뿐이었다. 그런데도 마음에 드는 소나무 그림이 나왔다.
이 경험은 산수를 어떻게 그려야 할까에 대한 해답을 주었다. 산을 보이는 그대로, 준법에 잡혀 그리는 것이 아닌 내가 산행에서 오감으로 느낀 경험을 산의 모습을 빌려 그려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그려온 사생 노트를 다시 넘겨보았다.
이동하느라 거친 선과 뭉개진 자국, 산을 보자마자 눈에 띈 바위를 크게 그리고 방금 막 오른 경사진 언덕의 표현, 순간의 장면과 생각을 글로 기록, 사생에서 나온 이러한 필(筆)이 내가 산에서 보고 느낀 감정 그대로가 아닐까. 다시 사생부터 되돌아보며 산수의 방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진희란
사진: 인왕묘사 38x100cm 순지에 수묵 2024
한편 진희란(Jin hee lan)은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학사와 동(同)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모두 받았다. 진희란은 2016년 북한산을 그린 '산수화전'으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2020년 '두류담경'전(겸재정선미술관. 서울)을 포함해 열 번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사진: 인왕무악 65x55cm 순지에 수묵담채 2024
진희란이 참여한 단체전을 살펴보면
△2021 "네가 선택한 모든 것들은 의미가 있어" : 신구운몽 新九雲夢(이천시립월전미술관. 이천),
△2020 제 11회 畵歌〈감각기억 Sensory Memory〉, (재)한원미술관, 서울 △대한민국 생활풍경 그곳, 정수아트센터, 서울 △제 49회 후소회 중흥-한국화2020,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화첩기행 茶馬古道-하늘호수 雪山을 이다, H갤러리, 서울
△ 2019 제 10회 겸재 내일의 작가 공모 수상자전, 겸재정선미술관, 서울 △당당한 그녀 김호연재 시와 삶을 그리다, 대덕구문예회관, 대전 △영월 10경 사계, 바람바람 부채, 영월문화예술회관, 영월 △제강이 춤을 출 때, 갤러리175, 서울 △제 48회 후소회 중흥-한국화2019,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Perspectivism, 이화아트센터, 서울 △제 38회 채연전-화안畵眼, 이화아트센터, 서울 △경상북도 독립운동 유적지 그림, 경북도청, 안동 △산들바람, 교동미술관, 전주
△2018 청년작가 미술 공모전 한국의 아름다움, 외교부 상황실, 서울 △물빛을 그리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물문화관 기획전시실, 대전 △제 2회 광주화루 10인의 작가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6관, 광주
△2017 제 46회 후소회 중흥-한국화2017 및 제 9회 청년작가초대전, 조선일보미술관, 서울
△2016 공간호흡, 갤러리웰, 서울 △OLD&NEW:法古創新-현대작가, 간송을 기리다, DDP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 서울 △21人의 컨템포러리, 겸재정선미술관, 서울
△2013 예술-영원한 빛, 예술의전당, 서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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