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지구에 남은 하나뿐인 인간이라면 어떨것 같은가?
그때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
.
.
긴긴밤 책의 주인공 코뿔소 노든은 버려진 알에서 코끼리들에게 둘러싸인채 태어났다. 코끼리들은 자신들의 영역 밖은 위험하다며 노든을 인간과 적으로부터 분리시켜 줬지만 노든은 나중에 독립하기로 결심한다. 영역 밖으로 발을 내딛는 그 순간은 무엇보다 짜릿했다. 그 '순간부터' 노든의 끝없는 여행은 시작된다. 노든은 이제 사랑스러운 아내와 딸을 꾸리고 가정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던 중이었다. 하지만 인간들의 무차별한 포획과 사살로 한순간에 가정을 잃는다. 사람들은 노든을 어딘가로 데려갔다. 노든이 눈을 뜨자 노든의 눈 앞에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코뿔소 한마리와 그 둘을 둘러싼 철장 뒤로 사람들이 보였다. 그곳은 동물원이었다. 노든 옆에 있던 코뿔소 앙가부와 함께 그들은 탈출을 결심한다. 하지만 며칠 후 화재로 인해 앙가부마저 잃게 된다. 노든은 동물원의 알을 품고 있는 펭귄 치쿠를 만난다. 책을 읽게 된다면 알겠지만 치쿠는 노든이 만난 동물 중 가장 오래 함께할 친구였다. 잘 익은 망고처럼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면서, 수놓인 별을 그 하늘을 쳐다보다 잠들었던 그 밤 다음날 치쿠는 의식을 잃는다. 한 약속 중 만약 자신이 죽더라도 알을 꼭 지켜내달라는 치쿠의 말을 되새기며 노든은 열심히 알을 품었다. 알을 깨고 작고 소중한 펭귄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노든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모든것을 치쿠의 새끼에게 전수해준다. 익은 열매를 골라 먹는 법, 어두운 밤 잠에 잘 들수 있는 법 등 자신이 초원에서 살아가면서 터득한 지식을 치쿠의 새끼에게 나누어 준다. 수영을 할줄 모르던 치쿠의 새끼에게 노든은 비록 코뿔소이지만 수영하려고 노력하는 그 애 옆에서 힘차게 응원해준다. 그리고 푸른 바다 수평선이 보이는 길 위에서 이제 노든과 치쿠의 새끼는 각자 자신의 갈 길을 가자며 헤어진다.
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만날수 있는 사람을 정할수는 없다 그리고 내가 누구를 만날지도 모를것이다. 그 사람이 나와 정반대일지 우리는 모른다 하지만 노든과 치쿠의 새끼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것이 달랐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서로밖에 없었기에 끝이 없는 초원 한가운데를 뛰어다니며 길고 긴 밤을 넘길 수 있었다. 어쩌면 우리에게 긴 밤이란 마냥 어둡고 부정적인 존재만은 아닐것이다. 노든과 치쿠가 밤에 이야기를 하면서 검푸른 하늘 위로 떠올랐던 그러한 밤은 서로가 함께여서 더 길고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한 몸이 된다는 것과도 같다. 같이 살기에 가치가 있는 우리들이며 그 역경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면 그 길 끝에서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것이다. 그 빛나는 무언가가 무엇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빛나는 것을 함께 발견했을 때의 우리의 심정은 기쁨과 환희가 2배일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밤하늘에서 반짝거리고 있다. 그런데 다른 별들이 서로 뭉치더니 어느새 달과 비슷한 형상으로 세계를 비추고 있다. 꽃 한송이가 여러개 모이면 꽃다발이고 머리카락이 여러개 모이면 누군가의 가발인것처럼 서로 함께한다면 긴 밤 안에 무엇이 있든 웃음과 용기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생김새와 성격이 다르더라도 내 옆에서 지지해줄 누간가가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그들은 내게 긴 밤을 향해 뛰어갈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빛나는 밤 아래로 길게 뻗은 어두운 길을 같이 걸어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그들은 내게 푸르고 푸른 바다 아래 수평선으로 헤엄칠 자신감을 주기 때문이다. 마치 치쿠의 새끼 옆에 있어주던 노든처럼 말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걸어갈 차례이다. 누군가는 초원을 달려야 하고 누군가는 발이 닿지 않을것만 같은 바다로 뛰어들어야 한다. 홀로 많은 날을 이겨내면 그 뒤로 우리는 빛나는 것을 찾을것을 내가 확신한다. 누군가와 함께라면 기쁨이 2배라는 것도 내가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