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본격적인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고, 삼성은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기아는 11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삼성증권배 2004프로야구 현대전에서 박재홍의 홈런 2방을 앞세워 5-4로 승리하며 2위까지 치고올라갔다. 그러나 삼성은 올 시즌 처음 5연패의 수렁으로 굴러떨어지며 6위로 추락했다. 문학과 대전에서 터진 만루홈런 2방은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야구팬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만들었다. 해외에서는 우울한 소식이 한꺼번에 전해졌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25)은 2승 달성에 또다시 실패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다.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는 이승엽도 계속된 부진 끝에 결국 2군 강등의 수모를 겪었다.
◇국내프로야구
동명이인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끈 문학 LG-SK전은 SK 이승호의 승리로 끝났다. 7.1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거두며 지난해 7월 맞대결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 반면 LG 이승호는 7이닝을 2안타 4탈삼진으로 잘 막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1-0으로 앞선 7회 실책 2개와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어준 뒤 채종범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했고 조경환에게 좌중월 만루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자책점은 한 점도 내주지 않아 임경완을 밀어내고 방어율 1위(1.89)에 올라섰고 탈삼진도 51개로 늘어나 이 부문 1위를 지켰다.
광주에서는 기아가 현대에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박재홍은 친정팀 현대에 3-0으로 뒤진 2회말 중월 솔로홈런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더니 4-3이던 5회에는 역전결승 우월 2점홈런을 퍼올렸다. 한화는 대전 홈경기에서 선발 송진우의 7이닝 3실점(2자책점)의 호투로 삼성의 추격을 따돌렸다. 제이 데이비스는 6-5로 쫓기던 8회말 2사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잠실에서는 꼴찌 롯데가 선발 이상목의 7.2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맞수' 두산을 4-0으로 녹다운시켰다. 롯데 타자들은 두산 에이스 개리 레스를 상대로 13안타를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해외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의 김병현은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시즌 세번째 선발등판했지만 3.1이닝 동안 5안타 6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사사구는 4개에 삼진은 한 개도 잡지 못했고, 방어율은 4.32에서 6.17로 치솟았다. 결국 보스턴이 10-6으로 패해 시즌 1승1패를 기록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경기가 끝난 뒤 30여분 만에 테리 프랑코나 감독으로부터 선발 로테이션 제외라는 충격적인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 그의 자리는 경쟁자였던 브론슨 아로요가 맡게 된다.
지바 롯데의 이승엽은 10일 예고 없이 선발명단에서 제외된 뒤 11일 새벽 보비 밸런타인 감독으로부터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승엽은 오전에 도쿄로 이동해 2군 훈련에 합류한 뒤 오후 1시부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2군 경기에 출전해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1군 복귀는 일러야 오는 21일에나 가능하다.
유인근기자 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