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복씨와의 일문일답
“국장인 나를 포함해 담당과장ㆍ계장ㆍ직원이 이 부시장실로 불려갔습니다. 이 부시장의 형이 대기업에 다니다가 퇴직금으로 송파구 가락동 근처에 7억8천만원 짜리 건물을 구입했지요. 그런데 부동산 등기과정에서 구청상의 행정적 착오가 있었어요. 그게 문제가 됐습니다.”
-무슨 문제였습니까.
『건물가액과 토지가액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관한 것이었지요. 금액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랐습니다. 우리 직원과 이 부시장의 형 측과 견해가 달랐어요.』
-형이 부동산을 구입했는데 왜 李부시장이 나섭니까.
『정무부시장실에서 근무하던 한 비서관이 우리 구청 담당 계장에게 전화를 했어요. 「건물을 구입한 사람이 李부시장의 형이니까 잘 처리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지요. 형이 아마도 동생에게 얘기를 했겠죠. 전화를 받은 계장은 신경을 썼지만 담당직원의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던 거예요』
-무슨 실수였습니까.
『법원 등기소에서 등기를 하는 과정에서 서류가 반려됐어요. 알고 보니 토지가액ㆍ건물가액과 둘을 합한 액수가 서로 달랐던 거지요. 계산上의 착오였습니다. 담당과장 전결 사항이었는데 더하기를 잘못 했던 겁니다. 바로 수정조치를 해서 등기가 완료되기는 했습니다』
-큰 실수였나요.
『담당직원이 잘못한 건 맞지요. 그러나 단순한 실수였습니다』
-그런데 李부시장실에 왜 갔습니까.
『저는 그날 오전에 區의회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담당과장이 「빨리 부시장실로 가자」며 저를 찾아왔어요.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상황을 설명하더군요. 「서류를 가져오라」고 ?후 직접 확인을 해봤어요. 담당 직원의 실수가 한 눈에 들어왔고, 납득이 가는 단순한 실수였습니다. 그래서 「나까지 갈 필요가 있느냐」고 했더니 「(李부시장이)국장까지 오라」고 했다는 겁니다. 李부시장에게 서류를 보여주며 설명을 하면 충분히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고 곧장 달려갔습니다』
-李부시장실에 간 게 몇 시였습니까.
『오후 한 시쯤이었어요. 李부시장이 부재 중이라 부속실에서 한 30분쯤 기다렸더니 그가 들어오더군요. 담당직원을 제외하고 저와 과장, 계장이 부시장실로 들어갔습니다』
-차분히 설명하니까 李부시장이 이해를 하던가요.
『가져간 서류를 펴 놓고 설명을 하려던 순간 李부시장이 갑자기 반말로 「네가 뭔데, 얼마 받아먹으려고 그렇게 지시했어」라며 고함을 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이 순간적으로 돌변하기에 「이 사람 왜 이러나」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더니 「감사관 오라고 그래」라고 한 후 「담당직원 어디갔어」라고 했습니다』
-부속실에서 대기 중이던 담당직원은 그 때 들어왔습니까.
『네. 그 직원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는지 들어오자마자 무릎을 꿇고는 「잘못했습니다」라고 했어요. 李부시장은 제 부하 직원에게 몇 마디 폭언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감사관이 들어왔습니다』
-그러고 끝났습니까.
『의자에 앉아 있던 李부시장이 무릎을 꿇은 직원을 향해 책인지 서류인지 정확지 기억이 안 나지만 뭔가를 집어던졌어요. 그러고는 그에게 다가가 한 차례의 손찌검을 하는 겁니다. 그 순간 감사관이 달려들어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며 말렸어요. 그런 후 李부시장은 「이 자들 재산등록 서류 가져와」라고 하더군요. 그런 후 감사관에게 「내일 당장 송파구 특별감사 해」라고 했습니다. 감사관은 「그러겠다」고 한 후 「국장만 해당되고 나머지 직원은 직급이 낮아 재산등록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요. 저는 그 순간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튼 송파구청에 있던 제 재산등록 서류를 서울市의 다른 직원이 가서 가져왔습니다』(손찌검과 관련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또다른 당사자는 정태복 국장보다 더 심각한 얘기를 했음을 밝혀둔다)
-1994년 인천 북구청 세무담당 공무원의 비리사건으로 검찰이 이듬해에 서울지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한 것으로 압니다. 혹시 뇌물을 받기 위해 일부러 서류를 조작한 것은 아닙니까.
『저는 그 이듬해에 30년이 넘는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는 퇴직을 앞두고 있었어요.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무슨 뇌물입니까. 감독 책임이 있는 제가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李부시장은 저를 도둑놈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속이 아주 상했어요. 당시 그의 나이 40代 중반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무리 부시장이라고 하지만 젊은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제 인생이 처량해지더군요』
-당시 재산은 얼마나 됐습니까.
『그 때나 지금이나 현재 살고 있는 집 하나 뿐이었습니다. 李부시장은 제 재산등록 서류를 檢事처럼 꼼꼼히 보더니 「숨긴 것 없어. 이 게 다야?」라고 하더군요』
-李부시장실에는 언제 나왔습니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섯 시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송파구청으로 바로 돌아왔습니까.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한 후 감사관실에서 경위서를 작성하고 추가로 조사를 받았어요. 그렇게 끝난 시각이 밤 열 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9년 전의 일을 어떻게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까.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 제 일기에 그날 일을 고스란히 기록돼 있어요. 그게 아니더라도 평생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그런 일은 처음이었으니 기억을 못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요』
-특별감사는 어떻게 됐습니까.
『감사거리가 안 됐는데 무슨 감사가 있었겠습니까. 자리에 있었던 감사관도 「단순한 실수를 가지고 부시장이 난리다」고 했어요. 누가 봐도 단순한 실수를 고의로 몰아 넣은 데 대해 너무 화가 났어요』
-단순한 실수였지만 실수는 실수 아닙니까. 당시 구청장이 감독책임을 물었습니까. 부하 직원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고의가 아니고 또 단순한 실수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묻습니까. 부하 직원이 제게 미안해하며 「사표를 쓰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작은 실수를 가지고 사표내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만류했지요』
-그 일이 있은 후 李부시장이 「미안하다」는 뜻을 전달해오던가요.
『사과는 무슨 사과...』
-이후 李부시장을 만난 적이 있습니까.
『제가 왜 그 사람 얼굴을 봅니까. 그 일이 있은 후 선거기획단장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당으로 가버렸어요』
-그 후 李부시장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까.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어요. 1998년 그가 교육부 장관이 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교육부, 참 잘도 되겠네」라고 혼자 중얼거렸지요. 총리가 된다고 했을 때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총리하나. 나라가 좀 시끄럽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형 문제로 난리 친 사람이 어떻게 국정을 논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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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교육을 망친놈이 이젠 나라가지 망칠려고 합니다. 자기 스승도 몰라보는 행동을 할때 알아봤죠...나쁜놈..그 나물에 그밥들이 모여서 나라를 절단내고 있습니다. 오호 통재라~~
에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