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데레사 수녀님 시복을 경축하며 시작한 축제를 오늘 마무리합니다.
그동안 메일을 통해 그분의 말씀을 보내드렸는데
오늘은 그분을 직접 만난 시인 조병준님의 고백을 들려 드립니다.
"처음 단순히 색다른 경험을 해보겠다는 나쁜(?) 생각에서 자원봉사 일을 시작했을 때,
열악하다는 표현조차 어울리지 않는 비참해 보이는 그 집에서 그날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구호품이나 먹거리가 없어 자원봉사자들이 불만하거나 걱정할 때도
수녀님들은 무사태평으로 미소를 지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님께서 마련해 주신다'는 믿음으로 사시는 수녀님들이 항상 옳았습니다.
넘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정말로 필요한 것은 항상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평소 저는 세상은 절대로 정의롭고 공평한 것이 될 수 없으리라는 비관론을
철저히 믿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캘커타에서 제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버려진 아기들을 안고 웃으시는, 그 주름살 투성이의 꾸부정한 '할머니(마더 데레사)'가
제 생각을 바꿔 놓았습니다.
그 '할머니'의 가르침을 좇아 몇 달씩, 심지어 몇 년씩, 편안하고 즐거운 '선진국'의 삶을 팽개치고,
'돈 받고 하라면 죽어도 못할' 험한 일들을 환하게 웃으며 해내던,
전세계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저의 세계관을 바꿔 놓았습니다.
세상에는 아직 사랑이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작고 느린 힘이지만, 그 사랑의 힘이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는,
참으로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시듯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십시오.'
그분께서 남기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사랑하려면 순수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순수한 마음이 있으면 하느님을 뵙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기도하면 믿음이 깊어지고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사랑은 이웃에 대한 섬김으로 나타납니다.
또 거기서 평화가 자랍니다.
따라서 기도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사랑과 평화, 한마디로 모든 것을…." (마더 데레사의 유언)
그동안 매일 만났던 마더 데레사의 말씀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셨기를 기도드리며
이제는 그분의 살아있는 기도의 통공을 체험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