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육성은 감독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뛰어난 재목을 알아볼수 있는 스카우트와 장기적인 관점에서 팜에 투자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프런트,
육성하는 2군코칭스텝,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를 기용하는 1군코칭스텝,
결정적으로는 선수 자체의 재능과 노력과 필요합니다.
그런점에서 올시즌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넥센의 신진급 선수들을
'염경엽키드'라고 말하는건 다른 스텝들에겐 실례일수도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경엽키드라는 거창한 제목을 쓴 이유는
명백하게 염경엽감독의 공이 크기 때문입니다.
강정호와 박병호로 대표되던 2015년까지의 넥센은 염경엽감독이 부임하기 전에
어느정도 틀이 맞춰져있던 팀이었습니다.
부동의 유격수 강정호를 비롯 이미 mvp였던 박병호, 누가뭐래도 클래스 있는 이택근, 충분히 제 역할하던 유한준 등
생존이라는 화두 속에서 힘겹게 만들어낸 전력이었습니다.
물론 김시진감독은 착한 분이었지만 결정적으로 성적을 내는데는 재주가 없던 분이어서 경질당했구요.
2015년부터
강정호와 박병호는 외국으로 떠났고 손승락과 유한준은 fa로 이적했습니다. 조상우와 한현희는 안식년에 들어갔으며 이택근은 더 늙었습니다.
4년간 부동의 에이스였던 밴헤켄 역시도 외국으로 떠났구요.
박동원
김하성
고종욱
신재영
임병욱
박주현
이 선수들은 염경엽감독이 부임한 이후에, 염경엽감독의 신뢰를 바탕으로 1군에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박동원은 2013년에 전역복귀하여 1군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염경엽감독이 뚝심있게 밀어부쳐 어느 순간 허도환을 밀어내고 주전자리를 차지한데 이어서 작년에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하며 강민호-양의지급은 아니지만 충분히 뛰어난 포수로 성장했습니다.
신인이던 2014년부터 부족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1군무대를 경험하며 유격수백업롤을 맡았던 김하성은 강정호가 미국으로 가자마자 갑자기 골글급 유격수가 되었습니다. 작년말부터 지금까지는 수비력측면에서도 일취월장하여 당당히 수비도 좋은 유격수라는 소리를 들어도 충분해졌습니다.(시즌초반 김하성이 부진할때 몇몇 넥센히어로즈 커뮤니티에서는 수비만 잘한다하여 김경엽(염경엽)이라는 별명을 붙였더군요)
타격재능은 있었지만 1군적응에 애를 먹었던 고종욱은 작년에 ops 0.8를 넘기는 평균이상의 외야수가 되었습니다. 물론 나아지지 않는 수비능력과 주루센스는 아쉬운 점이고, 극단적인 배드볼히터라는 점에서 상당히 불안정한 선수지만, 더 이상 바랄게 없기 때문에 만족할만합니다.
2013년 송신영의 넥센복귀 당시 송신영과 함께 넥센으로 이적한 신재영은 이적 그해에 2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뒤 다음해 상무에서 2군다승왕을 거머쥐었고 작년엔 다소 부진했지만 올해는 스프링캠프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바탕으로 전격적으로 선발로 낙점받았습니다. 오늘까지 6승으로 니퍼트에 이어 보우덴과 함께 다승 공동2위가 되었고 방어율 3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구속이 빠른편이 아니라 피안타율이 낮거나 탈삼진이 많은 선수는 아니나 극단적인 안티볼넷성향 탓에 적당히 맞으면서 적당히 점수도 내주는 이닝이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임병욱과 박주현은 아직 위 4명에 비해서 확실히 터졌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임병욱은 뛰어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극강의 중견수비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신인치고는 제법 연착륙하고 있습니다.
박주현은 아직 불안정한면이 많은 선수고 기복도 있는 편이지만 고작 21살의 신인임을 감안하면 무한한 박수를 쳐줄수 있는 투구를 하고 있구요.
당연히 염경엽감독만이 공을 독차지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한 프런트와 열악한 환경에서 선수육성을 해온 2군스텝들 모두의 몫입니다.
그렇기도 하지만, 결국 이렇게 만들어진 선수를 양지로 끌어올리고 끊임없이 기용을 한 염경엽감독에게 박수쳐주고 싶어요.
2016시즌 시작전 수많은 야구 전문가들과 야구팬들은 넥센의 꼴찌를 아주 당연하게 예상했습니다.
당시 그들이 그렇게 평가했던게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넥센은 단 1년사이에 무려 war30에 가까운 선수들을 졸지에 잃어버렸습니다. 아주 당연한 평가입니다.
김하성선수가 시즌전에 저런 평가를 듣고 발끈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주 당연하게 저런 평가를 뒤집어 엎어주고 있어서 무척 고맙습니다.
선수들도, 1군 감독 이하 코칭스텝도, 2군 육성팀도 프런트도요.
ps, 한때 분란을 일으키고 자진탈퇴 한뒤 일년만에 다시 복귀한 또해킹당함입니다.
앞으로는 매너있는 알럽엔비에이 유저가 되겠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첫댓글 우와! 글 읽다가 문득 넥센하니 또해킹당함님 생각이났는데 돌아오셨다니 정말 반갑고 다시 예전처럼 양질의 글 부탁드릴께요!
정말 반가워요! 잘지내셨죠?ㅎ
프로야구 감독은 매니저죠. 한국야구에서 매니저에 가장 알맞는 사람이 염감독이죠. 지금 현 감독중에 가장 현대야구에 적합한 감독이라 생각합니다.
넥센팬으로 좋은 글 올려주시던 분이군요. 아이디가 기억나네요. 진정한 화수분은 넥센이죠. 이번 시즌 솔직히 넥센을 최하위로 예상했는데 현재까진 정말 어메이징하네요.
넥센팬이 아닌 저도 글을 읽으면서 예전 비스게 넥센팬 그 분을 생각했는데 그 분이 맞으시네요.
비록 말 건넬 정도로 친한건 아니지만 길가다 예전 아는 사람 만나 혼자 웃는 기분입니다.ㅋㅋㅋ
넥센은 9위만해도 성공이죠.
넥팬이지만 올해도 가을야구 할수 있을거같다는 기대감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ㅎㅎ
원래 시즌전 예상대로라면 넥센과 지금 한화 위치가 바뀐 느낌ㅡㅡ
황금손혁 코치의 역할도 큰 것 같아요 ㅎㅎ
염감독은 정말 명장입니다
지난시즌도 사실 강정호 한명 나간것으로 욕심 버리고 편히 보자했는데 계속 기대하며 보게되고
올해야말로 진정 마음 편히보며 관심도 이제 좀 끊자 했는데 올해도 또 기대하며 계속 보게 만드네요ㅠㅋ
진짜 제가 모든 스포츠 팀중 제일 좋아하는 전북의 최강희 감독과 함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감독입니다
넥센 골수팬으로 100프로 공감합니다. 제가 염감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패했을때의 인터뷰 입니다. 타팀은 누가 못해서 졌다는 식의 선수 책임론을 토대로 인터뷰를 하지만 염감은 자기의 실수였다는 식의 인터뷰가 대부분입니다. 이겼을때는 또 자기 때문이 아니고 누가 잘해서 이겼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이 지금 넥센 성적의 토대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한화와 가장 대척점에 있는 팀이죠. 거의 모든 사인을 감독이 내는팀과 투포수가 주도하는 팀...감독이하는 야구와 선수가 하는 야구...
정말 대단합니다 염감독님 30년 한화팬인데 요즘 넘 지쳐서 진지하게 넥센으로 갈아탈까 생각도 드네요 집도 서울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