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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반세기 만에 본가를 역전(富士フイルム, 半世紀で本家と逆轉).'일본 최대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월 1일 조간 1면에 후지필름홀딩스의 미국 제록스 인수 소식을 보도했다. 시대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갈린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제록스의 주주인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과 텍사스의 거부 다윈 디슨이 소송에 나서면서 인수·합병(M&A)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그 이후를 예상하는 시장의 관점은 분명하다. 현재 상품의 3분의 2 이상을 후지제록스에서 조달하는 제록스가 일순간 협력을 중단하기 어려워 불리할 것이라는 평가다. 사무기기 시장 전망도 어둡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프린터·복합기 전 세계 출하 대수는 전년보다 단 0.9% 증가한 약 1억대에 불과했다.
후지필름과 제록스의 관계는 1962년 '복사기의 대명사'로 불리던 제록스와 후지필름 간 지분율 50대50의 합작법인으로 출발한 후지제록스에서 시작한다. 초반 주도권을 잡은 건 기술력에서 앞선 제록스였다. 후지제록스는 일본 외 아시아 일부 시장에서만 사업권을 따낼 수 있었고, 당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은 제록스가 독차지했다.
그러나 1990년대 단순 복사기가 컴퓨터 프린터에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제록스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제록스는 자금난을 이유로 2000년 중국 시장 사업권을 후지제록스에 넘기고, 2001년 후지제록스 지분 25%를 매각해 후지필름 지분율이 75대25로 올라간다. 후지제록스는 복합기로 시대 흐름에 대처했다.
2000년대 들어 후지필름은 또 다른 거대한 위기에 처한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이다. 후지필름은 전 세계 아날로그 필름 시장에서 이스트먼 코닥에 이어 점유율 2위였다. 2000년 당시 매출의 60%를 차지하던 사진 필름 사업은 급격히 축소됐고 세계 1위 아날로그 필름 회사였던 경쟁사 코닥은 2012년 파산보호 신청에 이어 2013년 기업회생 절차를 밟기에 이른다.
후지필름은 2004년 고모리 시게타카 후지필름홀딩스 회장이 취임한 이후 '제2의 창사'를 선언하며 유통구조 개혁, 구조조정, 신사업 발굴을 통해 생존을 모색했다. 후지필름은 주력 사업이던 사진과 필름에서 반전의 기회를 찾아냈다. 그간 쌓았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이미징, 렌즈, 의약품, 화장품, 의료기기, 액정용 필름 등 신사업을 키웠다.
대표적인 사례는 스킨케어·안티에이징 화장품 '아스타리프트'다. 원래 필름 주원료인 콜라겐 관련 기술과 사진 변색을 방지하는 항산화 기술, 나노 분산 기술 노하우가 있던 후지필름은 이를 화장품에 적용했다. 유기물을 잘게 분산시켜 피부 사이에 항산화 성분을 침투시키는 기능의 제품이다. 후지필름은 사진 필름에서 쌓인 기술력에 더해 연구개발(R&D) 조직개편으로 12개 핵심 기술과 9개 기반 기술을 중심으로 헬스케어, 고기능 소재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후지필름에서 사무용품, 프린터, 문서 관리 서비스 등 문서 솔루션 부문은 여전히 가장 덩치가 크다. 그렇지만 이익은 신사업과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헬스케어·소재 부문과 이미징 솔루션 부문에서 나온다. 지난 3월 후지필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2조4334억엔, 영업이익 1307억엔 가운데 문서 솔루션 부문은 매출액 1조478억엔(43%), 영업이익 140억엔을 기록했다. 헬스케어·소재 솔루션 부문은 매출액 1조26억엔(41.2%), 영업이익 928억엔을 달성했고 이미징 솔루션 부문은 매출액 3830억엔(15.7%), 영업이익 560억엔을 벌어들였다.
후지필름은 1980년 한국후지필름을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2011년 9월부터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맡은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와 즉석카메라·필름 브랜드를 취급하는 한국후지필름으로 분업화된 체제를 구축했다. 이 중 후지필름 본사의 한국법인에 해당하는 기업은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최근 이다 토시히사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대표이사와 임훈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사장을 만났다. 후지필름이 주력 사업을 탈바꿈해 생존에 성공한 비결과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시대에서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전망에 대해 물었다.
이하는 이다 대표와 임훈 사장의 일문일답.
■ 이다 토시히사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대표이사
"청담동 쇼룸·터치포인트존…고객과 더 가까이 만날것"
―디지털화의 물결에서 코닥은 사라졌지만 후지필름이 생존한 비결은 뭘까.
▷후지필름의 첫 번째 경쟁력은 제조사로서 쌓아온 기술력이다. 후지필름의 기술력은 화학, 기계, 전기, 광학, 렌즈 등 폭넓은 영역에 걸쳐 있다. 이게 사업 다각화의 원동력이 됐다. 현재 후지필름은 후지제록스 조인트벤처를 포함한 15개 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코닥과 후지가 과거부터 달랐던 부분은 직접 제조 여부다. 코닥은 사진 필름 현상기기를 외주 생산으로 조달받았다. 반면 후지필름은 인화 장비, 현상 장비 등을 직접 만들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여러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을 수 있었다.
다른 강점은 탄탄한 재무 기반이다. 과거 아날로그 필름 사업은 수익성이 굉장히 높았다. 세계 아날로그 필름 수요가 정점을 찍은 시기는 2000년이었고, 이후 디지털화와 더불어 콤팩트 카메라, 스마트폰으로 이어졌다. 후지필름은 필름 수요가 정점에 도달한 이후로도 다양한 분야에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할 기초체력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서 쌓은 판매망, 서비스망, 브랜드 인지도 등이 힘이 됐다.
조직 내부에선 회장을 중심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더불어 정해진 결정을 반드시 달성하고자 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다. 후지필름에선 1시간이면 회장의 지시를 현장 말단 직원이 실행할 수 있다. 회사 규모는 거대하지만 조직 구조는 단순하다. 15개 사업 부문 사업부장이 각각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지시받는 구조다. 일본 회사 중에서도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헬스케어, 화장품, 화학, 소재 등 신사업은 제품 수명이 짧고 시장 변동성이 크다.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이다 토시히사) 디지털 카메라와 렌즈 사업만 해도 아날로그 필름에 비해 시장 변화가 빠르고 제품 수명은 짧다. 고객의 니즈는 다양하고 경쟁은 치열하다.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시장에서 한 발짝이라도 앞서 나가는 게 중요하다. 시장을 꼼꼼히 관찰하고 약간의 변화를 감지할 때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회장과 15개 사업부문장의 관계처럼 내 밑의 조직들도 비슷하게 구축했다. 개발·제조·판매 등 3개 현장을 시차 없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고객 니즈에는 어떻게 부응하나.
▷고객 니즈를 빠르게 감지하기 위해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 카메라 시장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청담동 쇼룸 같은 직영 쇼룸을 전 세계적으로 20여 개 만들면서 직접 최종 사용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기업으로서의 고민은 '소비자들과 접점을 어떻게 늘려 나갈 것인가'이다. 접점을 늘리면서 더 많은 소비자가 후지필름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한국법인도 '터치포인트존'으로 불리는 지역 거점이 7곳 있다. 여기에 무료 대여 형태로 제품 체험을 제공하는 렌탈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후 구매로 이어지는 연계율이 14%나 된다. 고화질, 고해상도 등 기술적으로 선도하는 부분에 더해 사용편의성과 디자인 등 아날로그적인 부분은 고객 피드백으로 개선하고 있다.
―기존 카메라 사업은 어떻게 변신시켰나.
▷2016년 11월부터 일본 후지필름 본사의 광학기기 및 전자영상사업부도 총괄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고도의 광학기술이 요구되는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다. 현재로선 광학기기 사업부에서 스마트폰 플라스틱 렌즈는 취급하지 않고 있다. 현재 렌즈 관련 사업은 스마트폰 외 품목에서만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다.
광학기기와 전자영상 시장은 단가 경쟁이 치열한 곳이었다. 그래서 저가 경쟁이 아니라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사업부의 전체 매출 규모는 연간 1300억~1400억엔 규모다. 그중 절반은 카메라 사업이고 나머지 절반은 렌즈 사업에서 나온다. 렌즈 사업 매출에는 카메라용 교환렌즈 사업도 포함돼 있다. 렌즈 사업에는 방송용, 영화 촬영용 고성능 렌즈, 자동차용 후방 카메라 렌즈, 빔 프로젝터 렌즈, 감시카메라 렌즈 등 여러 특수렌즈까지 포함해 취급한다.
기술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항목이 방송용 렌즈다. 특히 대형 경기장에 설치되는 고성능 카메라용 대형 렌즈는 현재 세계에서 후지필름과 캐논 두 회사만이 생산한다. 다른 시장인 방송 산업에서는 4K 방송이 보편화해 있고, NHK 등은 8K 방송 시대를 열고 있다. 이 분야도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현재 기술로도 초고화질 방송용 렌즈로 100배가 넘는 배율로 확대가 가능하다. 야구장 외야석 설치 카메라로 포수의 얼굴까지도 포착할 정도다. 4K 이상 고해상도 방송용 렌즈는 후지필름이 유일한 경쟁사인 캐논보다 많은 제품군을 지닌 주력 아이템이다. 할리우드에서 쓰는 영화 촬영용 렌즈인 '시네렌즈'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카메라는 경쟁사도 많고 차별화도 어려운 시장이다. 이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 갈 계획인가.
▷광학기기·전자영상사업부 사업부장이 되기 얼마 전까지도 해당 부문은 카메라 사업부와 렌즈 사업부로 나눠져 있었다. 이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사업 영업이 융합됐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렌즈 단품만 판매했다면, 앞으론 카메라 영상 처리 기술을 결합해 통합된 기능을 담은 제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이처럼 진행하는 몇 가지 융합 프로젝트가 있다. 고도의 광학기술이 요구되는 렌즈에 카메라 영상 처리 기술을 융합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다. 렌즈 기술이나 카메라 영상 처리 기술만으로는 솔루션을 내놓을 수 없는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현재 카메라 시장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점유율 20%대에서 계속 늘릴 계획이다.
―후지필름 한국법인의 미러리스 카메라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낼 방안은 뭔가.
▷차별화 포인트는 '스마트폰으로는 찍을 수 없는 사진을 찍는다'다. 비록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이 발전하고 있지만, 구조상 이미지 센서가 미러리스 카메라의 5% 크기에 불과하고 렌즈도 교환이 불가능하다. 촬영 영역이나 센서 차이로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에 제한이 있다.
현재까지도 미러리스 카메라 등의 매력 포인트는 큰 이미지 센서와 광각부터 망원까지 아우르는 교환식 렌즈다. 10년 후에도 월드컵, 올림픽 같은 대회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프로 사진작가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의 진화는 결코 무시할 수 없지만, 여전히 디지털 카메라를 쓰는 사람이 많다. 사진 자체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미러리스 시장으로도 넘어오는 경우가 있어서 그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것도 내놓을 것이다.
―후지필름 홀딩스의 제록스 인수 건으로 소송 중이다. 일본 후지필름에 제록스 합병은 어떤 의미인가.
▷시장 자체가 크게 성장하지 않지만 영업 구조는 미국과 일본으로 나눠져 있다. 기존 체제는 미국 영업 성과에 대해서 일본 제품을 공급하는 구조인데 양사 통합을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하고자 합병이 진행됐던 사건이다. 후지필름, 제록스 두 회사를 통합하면 새 합병법인은 캐논, 니콘, 휴렛패커드(HP)를 넘어서 세계 1위 사무기기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 소송은 원래 진행하려던 인수 계약 건을 이어가겠다는 차원에서 하고 있다.
▶▶이다 토시히사 대표이사는…이다 토시히사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대표는 1991년 일본 후지필름 입사 이래 해외사업·마케팅 분야에만 재직한 전문가다. 입사 초기부터 해외 업무를 맡았고 1997년부터 8년간 후지필름 영국법인에서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영국 편의점형 약국(드러그스토어) 프랜차이즈 '부츠'의 영업망을 활용해 유통망을 넓혔다. 이를 통해 후지필름 법인 중 영국법인이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박지성, 데이비드 베컴 등 유명 축구선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과 함께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 캠페인도 펼쳤다. 2016년 11월부터는 일본 후지필름 본사 광학기기·전자영상사업부를 총괄하며 한국법인인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 임훈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 사장
"후지만의 체험형 콘텐츠로 '프리미엄 카메라' 수요 확대"
―2011년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설립 이후 사업 안정화를 위해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한국 사업을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은 무엇인가.
▷입사 전까지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입사한 뒤부터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기 시작했다. 단 카메라로 찍고 찍히는 데 익숙해진 소비자가 늘었다는 점에 희망을 걸었다. 이에 따라 좋은 카메라로 고품질의 사진을 찍고 싶은 수요도 함께 늘겠다고 판단했다. 한국법인 설립 당시 초기에는 직영 체제로 소니, 니콘, 캐논 등보다 시장 진입이 늦었다. 그러나 그 이후 3~5년간 후지필름 카메라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뿌리내릴 수 있었다. 후지필름 체험형 콘텐츠 강화와 한국법인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을 끝낸 덕분이었다.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선 제품 공급이 많기 때문에 판매대리점 입장에서는 싸게 팔아 현금 확보에 주력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다릴수록 제품 가격이 내려가고 브랜드 신뢰도도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온·오프라인 가격 차가 크면 브랜드 신뢰도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다.
중요한 건 아무리 브랜드가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려 해도 프리미엄의 가치를 소비자가 알아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란 것이다. 이젠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대도 소비자가 결정하는 상황이 됐다. 브랜드가 100만원대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해도 소비자가 인정하지 않으면 한두 달 새 80만원대로 가격이 떨어진다. 전략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브랜드가 목표한 가격에 판매하려면 그 가격에 걸맞은 고객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체험을 통해 가치를 부여해주고 있다. 직영 매장에서 사진 전시회, 제품 체험 공간 운영, 사진작가 초청 토크쇼, 사진책 전시회 '북씨', 사진·카메라 아카데미 등 깊이 있는 체험 콘텐츠를 늘리면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고 있다. 3~4년 전부터 대형 양판 할인점 사업을 종료했다. 이익 구조뿐 아니라 기존 대형 양판 할인점에서 제공하는 소비자 경험은 '스펙'에 대한 설명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요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술력이 계속 발전하면서 디지털 카메라의 영역이 갈수록 축소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포함한 디지털 카메라 시장 전반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한국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도 계속 성장하다가 2010년 아이폰4를 필두로 스마트폰이 카메라 기능을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축소됐다. 지금 시점에서 스마트폰에 의한 수요 감소 효과는 대부분 반영됐다. 과거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90% 이상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흡수됐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인해 영향을 받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경쟁구도가 더 복잡해졌다. 남은 소비자의 대부분은 취미생활로 카메라를 즐기거나 전문 직업인들이다. 이들의 취미가 사진 대신 드론으로 바뀔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 아니라 사진 외 다른 취미생활이 문제가 된다.
결국 스마트폰 이후 시대에선 점점 더 좋은 사진을 얻고 싶은 니즈가 커진다. 스마트폰으로는 찍을 수 없는 사진을 위해 좋은 카메라를 찾게 된다. 이 점에서 미러리스, DSLR 같은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렌즈로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 이때 가벼우면서도 우수한 성능을 구현하는 미러리스가 대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후지필름 미러리스 카메라 XP 시리즈는 아웃도어 기능이 있어 수중촬영도 가능하고, 다른 제품은 드론에 탑재해 촬영할 수도 있다.
한국법인의 과제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 있지만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타 브랜드는 신제품 출시가 보급형 로엔드에서 출발해 고가 하이엔드 제품으로 확장하지만 후지필름은 반대로 하고 있다. 앞으로 보급형 제품도 꾸준히 출시하면서 소비자 확장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풀프레임을 쓰는 한국 소비자들도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 고객으로 끌어들일 생각이다.
▶▶임훈 사장은…세일즈·마케팅·유통채널 전문가다. 20여 년간 정보기술(IT), 전자제품 업계에 종사했다. 1995년 해태그룹 공채 출신이다. 인켈 해외영업부와 독일지사 주재원으로 근무한 뒤 2001년 소니코리아 영업·마케팅장을 맡았다. 2008년에는 유통전문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2011년 12월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올해 사업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후지필름 한국법인의 디지털카메라 영업과 마케팅 등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