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졌고 편리해졌으니 이제 많이 행복한가?
장자(莊子) 외편(外篇) 제12편 천지(天地)11장
子貢南遊於楚 反於晉 過漢陰 見一丈人方將為圃畦
鑿隧而入井 抱甕而出灌 搰搰然用力甚多而見功寡
子貢曰 有械於此一日浸百畦 用力甚寡而見功多夫子不欲乎
為圃者卬而視之曰 奈何 曰 鑿木為機 後重前輕
挈水若抽 數如泆湯 其名為槔.
(이하 원문(原文) 생략)
▶공자(孔子)의 제자인 자공(子貢)이 남쪽 초(楚)나라를 여행하고
진(晉)나라로 돌아올 때 한수(漢水)의 남쪽을 지나다가
한 노인이 야채밭에서 밭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한수(漢水)-중국 양자강(揚子江)중부의 갈라진 물줄기(支流)
노인은 힘들여 땅을 파서 길을 만들었다.
또 땅을 깊이 파서 우물도 만들었다.
그리고 항아리로 우물물을 떠서 안고 와서 밭에 물을 대고
있었다.
물을 기르고 물을 들고 오고 끙끙대면서 힘은 많이 쓰지만
효과는 적었다.
자공(子貢)이 노인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에 기계(機械)라는 것이 있는데 하루에 백 이랑이나 물을
댈 수 있습니다.
힘은 아주 적게 들이고 효과는 크게 얻을 수 있으니 어르신은
그런걸 원하지 않으십니까?”
밭일하던 노인이 얼굴을 들어 자공을 보고는 말했다.
“그 기계라는 것이 어떻게 하는 건데?”
자공(子貢)이 대답했다.
“나무로 만드는 것인데 뒤쪽은 무겁고 앞쪽은 가볍게 하는
“기계(機械)”를 만들어 잡아당기듯 물을 끌어올리는데 힘이
들지 않고 물이 콸콸 넘치듯이 많고 빠릅니다.
그 이름은 “두레박”이라고 합니다.”
▶밭일하던 노인은 순간 불끈 얼굴빛을 붉혔다가 곧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내 스승에게 교육받기로
기계를 갖게 되면 반드시 기계로 인한 일이 생기고,
기계로 인한 일이 생기면 반드시 기계로 인한 욕심(機心)이
생긴다고 들었다.
기계로 인한 욕심(機心)이 가슴속에 있으면 순수 사람의 마음이
깨끗(潔白)함이 없어지고 순수한 깨끗함이 없어지면
신통(神通)한 인간의 본성(本性→神生)의 안정을 잃게 된다.
순수한 인간의 본성(本性→神生)이 불안정하게 된 자에게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누려야 할 행복(幸福→道)이 깃들지 않는다.
그리고 행복의 맛을 알지 못한다.
내가 “두레박의 편리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편리한 것만 생각하여 인간의 고유한 본성(本性)을 잃는 것이
염려스럽고 또 부끄럽게 생각하여 쓰지 않을 뿐이다.”
▶노인의 말을 들은 자공(子貢)은 얼굴을 못 들게 부끄러워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지 못하였다.
얼마 있다가 밭일하던 노인이 말했다.
“당신은 무엇하는 사람인가?”
자공이 말했다.
공자(孔子)의 제자로 그 문하(門下)에서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밭일하던 노인은 말했다.
“아! 그대가 박학(博學)한 것으로 성인(聖人)의 흉내를 내며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많은 사람을 혼란에 빠뜨리고
홀로 거문고를 타면서 슬픈 목소리로 노래하여 온 천하에
명성을 판다고 알려진 그 잘난 체 하는 자공(子貢)이란 자가
바로 자네인가?
※박학(博學)-배운 것이 많고 학식이 넓음.
그대는 지금이라도 그대의 오만한 신기(神氣)를 잊고 그대의
잘난 체 하는 위선(僞善)을 버려야만 도(道)에 가까워질 것이다!
그대는 그대의 몸조차도 다스리지 못하면서 어느 겨를에
천하를 다스릴 것인가?
그대는 이만 가보시게.
내 일 방해 말고!”
▶자공(子貢)이 부끄러워 얼굴이 창백해져서 자신을 잊은 채
정신을 못 차리고 삼십 리나 간 뒤에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자공(子貢)의 제자가 물었다.
“아까 그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선생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그를 만나 보고서는 얼굴빛을 바꾸고
창백해져 종일토록 평소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셨습니까?”
자공(子貢)이 이렇게 대답했다.
“처음에 나는 천하에 우리 선생님(공자) 한 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그 위에 그런 분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나는 선생님한테서 듣기로
“일은 잘 되기를 구하고,
공(功)은 이루어지기를 구하여
힘은 적게 들이고 효과는 많이 얻는 것이
성인(聖人)의 道이다.”라고 하셨는데
이제 비로소 그렇지 않음을 알았다.
도(道)를 확고하게 하려면 덕(德)이 완전하게 갖추어져야하고,
덕이 완전히 갖추어지면 육체가 완전히 갖추어지고,
육체가 완전히 갖추어지면 정신이 완전히 갖추어진다.
정신이 완전히 갖추어지는 것이야말로 성인(聖人)의 도(道)이다.
많고 편한 것만이 도(道)가 아니다.
유튜브의 수많은 말거리를 제공하여 주던 파리 올림픽이
끝났다,
더 빨리(Faster)
더 높이(Higher)
더 힘차게(Stronger)
다 함께(Together)
남보다 앞서고 남보다 높고 권력이나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IT 산업발전으로 인하여 인공지능 AI가 인간세상을 편리하게
하고 있다.
키오스크(kiosk) 정보전달 시스템인 무인단말기가 등장하여
터치한번으로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여 준다.
스마트폰 컴퓨터를 검색하면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다.
그러니
선생님이나 책이 가치가 떨어졌다.
사람도 어른도 스마트폰과 강아지보다 뒷자리다.
70년전 6.25 한국전쟁 직후 GDP 60달러였다.
70년후 지금 GDP 34.000달러다.
약 600배 경제성장이다.
행복도 600배 증가하였을까?
GDP 60달러 때는 “자살”이라는 소리를 듣기 어려웠다.
정신병환자(그때는 제맘없는 사람이라했다)도 보기 어려웠다.
GDP 60달러 때는 “효자(孝子)”라는 말이 흔했다.
GDP 60달러 때는 “이혼(離婚)”말이 없었다.
GDP 60달러 때는 “독신 처녀 총각”말을 듣기 어려웠다.
이제 사람의 가치는
강아지 인공지능 AI보다 뒷자리다.
새삼 2500년 전 물통에 물을 들어 나르던 노인의 말이
생각난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