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에 비가 많이 내렸다.
6시 무렵 등산 샌들을 신고 범재등에 다녀온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보동댁은 수레를 끌고 오르시며
어머니한테 다녀오시냐고 한다.
난 예 라고 대답했지만 속으론 부끄럽다.
내가 성묘하며 무슨 효자인줄 아실지 몰라 풀어드리고 싶지만 방법은 없다.
빗속을 출근해 방학 중 마지막 이틀 근무를 시작한다.
점심을 나와 있는 직원들에게 샀다.
저녁엔 직원의 차를 타고 읍 오일시장 안의 자연식당엘 갔다.
정용태가 날 좋아한다는 몇 후배를 불러 송별회를 해 주겠단다.
강복현 김선경 유임석이 오고 온다고 했다는 충현이는
어머니가 편찮으시어 못 온댄다.
건강검진을 예약해 두었고, 바보가 코로나로 고생하며 내게도
외출을 삼가하면 좋겠다고 한 말을 잊고 술을 마신다.
복현이의 농사짓는 이야기며 임석이의 교장 이야기들이 엉킨다.
문재인 정부의 공과에 대해서 의견이 갈린다.
촛불로 탄생한 문정부가 한 일이 뭐냐고 복현이가 오랜만에
소리 높여 말한다.
남북의 통일문제나 개혁 과제, 세월호 조사 등 너무 실망했고
앞으로 어떤 정치 집단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한다.
난 대안이 뭐냐고 묻는다.
내가 살아가야 할 대안은 무언가?
하모회와 매운탕으로 1차를 하고 2차는 다락방에 가 맥주를 내가 산다.
임석이는 먼저 간 듯하고 남은 이들은 당구장으로 간 듯한데
난 주인이 불러주는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술 마시고 애기하느라 사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