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 없이 바다 위를 떠돌아다니다가
옥녀봉의 옥녀가 타는 가야금 소리, 그 소리에 취해 흐름을 잊어버리고
이 자리에 그대로 굳어 오늘의 가음산이 되었다는데
지금은 울지 않는 옛날의 가야금 소리, 그저 마음으로만 헤아려 듣네.
*女彈琴:염산면 옥실리 미동 마을 뒷산에서 옥녀가 타는 가야금 소리. 일명 옥녀봉으로 전설에 의하면 이 봉우리에서 옥녀가 가야금을 뜯고 있었다 함. *歌音山:월평 마을 뒷산. 옛날 칠산바다 위를 떠돌아다니던 것이 이 자리에 이르자 건너편 옥실리 미동 뒷산인 옥녀봉에서 들려오는 가야금 소리에 취해 듣고 있다가 그대로 굳어서 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음. *無弦琴:현이 없는 가야금으로 소리를 낼 수 없음.
기다리는 우체부는 언제쯤 오려는지?
저수지 둑 방 좁은 길엔 어린 양이 울고 있고
기나긴 여름날을 해 동무 하는 마음이여!
가여운 응시 끝엔 이슬비만 내리네.
*听侯:기다리다. *几時:언제쯤 *南嶽:양일 마을의 옛 이름 *遞夫:우체부-작가 송영의 소설 “투계”에 나오는 주인공은 하루 종일 양일 저수지의 둑길을 바라보며 우체부가 아버지의 전근 발령장을 가져오길 기다리는데, 이 소설에서 양일 저수지의 둑길은 영원한 기다림의 상징으로 묘사되었다. *咪咪:양울음소리 *長天:기나긴 *可悲:가여운 *霎雨:이슬비
굽이굽이 오솔길은 숲을 잡고 가는 길.
가을날이 저문다고 산비둘기 울어쌓는데
우거진 수풀 속 쓰러진 폐가에는
그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만 남아있네.
사람들은 떠나가고 마을은 없어졌어도
꽃들은 변함없이 철따라 피고지고
대나무 잎새들은 가을바람에 몸을 맡겼는데
어찌하여 사람 마음은 시름에 겨워 여위어만 가는가?
*茯笭:상오마을에서 손불면 월천리로 넘어가는 고개마루에 있던 마을 이름 *伊昔:그 예날 *餘戀談:쓰러진 폐가의 흔적 위에 남아 있는 옛 사람들의 발자취.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 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아기자기 했던 사연들을 상상함. *信秋風:가을바람에 내맡김 *那何:어찌하여 *瘦:여위다
도란강 구비 구비 흐르던 음양수도,
고을 원님 제주 되어 기우제를 지내던 수중 제단도
지금은 모두 흘러간 옛이야기로만 남아있고
신추 금모래 언덕에선 깍- 깍- 물까마귀만 우는구나.
*白草:월평 마을 앞에 있는 모래섬. 영광 8괴의 하나. 가뭄이 극심할 때는 고을 원님이 제주가 되어 기우제를 지내는 수중 제단이 있었다고 하며 기우제를 지낸 원님은 비가 오기 전에 성 안에까지 들어가야만 살 수 있는데 지금부터 약 300여 년 전에 가뭄이 극심하여 임 호 군수가 기우제를 지내고 영광 읍성으로 들어가기 전에 비가 내리면서 그 김군수는 벼락에 맞아 그만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 곳은 현재 영광읍 신하리 고추시장 옆에 있는 새터라는 마을이었으며 그 날 이후 그 마을 이름이 벼락새터가 되어 지금까지 불리어지고 있다. 그 당시 군민들은 임 군수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십시일반 쇠숫가락을 모아서 공덕비를 세웠다고 함. 기우제를 지내던 수중제단 바로 앞 깊은 곳은 용둠벙이라 하며 봉덕산 용굴과 관통하고 있다는 예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며 어부들은 출어를 할 때 이 곳에서 반드시 고사를 지냄. *陰陽水:영광 8괴의 하나. 밀물 때가 남쪽에서 올라가는 따뜻한 물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거운 물이 야월리와 송암리 사이에서 만나는데 이 물은 서로 섞이지 않고, 따뜻한 물은 위쪽으로 차거운 물은 아래쪽으로 겹쳐 있다가 썰물 때가 되면 서로 갈라져 그대로 빠져나갔다고 하며 지금은 간척사업으로 인해 강이 막히면서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음. *歸來江:월평 마을 앞으로 개 속을 흐르는 강. 도란강. 음양수가 들어갔다 그대로 돌아 나오는 강이라 하여 돌아오는강-도란강이라 부르게 됨. *元主:기우제를 지낼 때 제주가 되는 원님(군수) *水中壇:수중제단 *昔年:예날 *啞啞:까마귀 울음소리.
이월도 초하루는 영등 날이라
비가 올지? 바람이 불지? 일 년 날씨 점치는데
썰물에 드러나는 모래 벌 십여 리.
그보다 더 멀리 비작도가 신기루처럼 아른거리네.
*飛雀:섬 이름. 비작도 일명 비지기 *靈登日:음 이월 초하루. 이 날은 영등 할머니가 세상에 내려와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농어촌 실정을 조사하고 하늘로 올라간다는 날로 이 날 비가 오면 한 해 동안 비가 많아 풍년이 들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많아 흉년이 든다고 함. *渺然:아득히 멀다
안강의 발원지는 설매산이라
상논 마을 이름 따라 논지미강 되었다네.
남북으로 휘어진 산자락에 눈이 내리면
달도 희고 눈도 희고 천지가 새하얀데
따뜻한 눈 이불 속에 마을은 잠이 들고
한밤중 개 짖는 소리 멀리 멀리 퍼져갈 때
처마 끝에 깃든 참새 몸을 더욱 움츠리고
저 아래 싹섬 소나무는 눈가루를 털어낸다.
첫댓글 우리 구현이 친구 시발을 받는구만. 축하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