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의 충견 전북 임실군 둔남면 오수리는 개를 기념해 붙인 지명이고 이 개 이야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올 정도라 너무나 유명한 것이라 다 아는 전설이다. 옛날 임실 둔남의 어느 산골 마을에 개를 기르며 살던 농부가 있었다. 어느날 이 주인은 이웃 마을 잔치집에 가 술을 잔뜩 마시고 취해 돌아오는 길에 산기슭에 누워 잠이 들었다. 이 때 산불이 나 이 농부가 잠든 산기슭도 금방 불길에 휩싸이게 되었다. 항상 주인을 호위하고 다니던 이사람의 개는 이 지경에서 주인을 구하고자 짖어대고 옷깃을 끌어도 깨어날줄 몰랐다. 개는 하는 수 없이 산 밑 개울로 뛰어내려가 몸에 물을 적셔 주인이 잠든 주변의 풀숲에 몸을 던져 물을 뿌렸다. 이 같이 물 뿌리기를 수십 번 하다 지쳐서 주인을 불에서 살린 개는 대신 불에 타 죽었다. 주인이 잠에서 깨어나 이것을 발견하고 자신을 살린 이 개를 기념해 마을 곁에 개무덤을 해주고 추모하기 위한 기념으로 무덤 곁에 나무를 심었다. 이 나무가 크게 자라고 마을이 커진 뒤 이 마을 이름은 오수(獒樹)가 있는 마을이라 해서 오수리가 된 것이다. 그런데 오수리 주민들은 이 내용이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수는 곧 개나무의 뜻이고 이 나무는 그때 주인이 꽂았던 지팡이가 자란 것이 오수리의 공원인 원동산(園東山)에 있는 수령 5백년∼1천년 된 네그루의 느티나무라는 것이다. 또 이 앞에는 언제 세워졌는지도 모르는 의견비(義犬碑)가 서있다. 이 곳 주민들이 이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데는 그만한 근거가 있다. 바로 고려시대의 학자 최자(崔滋)의 문집인 보한집(補閑集)에 실려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하면 개주인은 영현(寧縣)살던 김개인(金蓋仁)이고 이런 사실을 노래한 견분곡(犬 墳曲)이라는 노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곳 주민들은 문화 축제로서 해년마다 마을에서 의견문화제(義犬文化祭)를 열어 기념하는 풍습을 대대적으로 지켜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