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 오기 전에 보훈둘레길 나머지 구간을 마져 돌아보기로 약속하고,
2023년 5월 30일(화) 09:30에 (대전지하철) 현충원역 구내에서 만난다.
지상으로 올라 와 2번 출구 현충원역을 출발하는 보훈모시미 미니버스를 기다렸다 탄다.
30분 간격에 +5분 에 출발한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
참고로 이용자들을 위해 정류장에 게시된 탑승시각 자료를 찍는다.
보훈모시미 버스를 타고 지난 번 마지막 코스 부분에서 내려 나머지 못 가본 구간을 마저 돌아
본다..
붐비지 않을 때라면 우선 버스를 타고 구역 내 한 바퀴를 돌아보는 것도 현충원 성역 전체 모습을 파악하는데 매우 의미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워낙 넓어서(약 1백만 평 ) 주변 지형과 위치 파악이 어려우니까,
돌면서 숙연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
이 넓은 묘역에 빼곡하게 채워진 수 많은 영령들의 모습에 그 누구인들 숙연해지지 않으리요.
굳이 직접 보훈 유가족이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나라 고마움에 대한 마음 가짐을 다시 한번 가다듬게 되는 계기가 되리라.
-보훈둘레길은 약 10km가 조금 넘는다, 구간을 색깔 별로 구분해놓았다.
오늘 우리가 돌 구간은 주로 동쪽의 보라길이다.
주변 지형 이해를 위해 대전현충원 홈페이지 자료를 들여다 본다.
우선 현충원을 둘러싸고 있는 지형지세 소개부터 본다.
지형지세
국립대전현충원은 문필봉을 조종산(祖宗山)으로, 옥녀봉을 주산(主山)으로 하고 있으며, 명산인 계룡산을 태조산(太祖山)으로 삼고 있다. 택리지에 의하면 태조산인 계룡산은 삼각산, 오대산, 구월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4대의 역량 있는 큰 터 중 하나라고 한다.
문필봉은 형상이 붓끝같이 되어 있어 유래한 이름이며, 우뚝 빼어난 봉우리는 불길이 이는 듯하고, 이 불빛이 성역을 두루 비치고 있는 듯하다. 이 문필봉에서 다시 솟구쳐 내려 이룬 옥녀봉은 마치 옥녀가 금반(金盤)을 대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처럼 국립대전현충원의 지형은 명산인 계룡산의 맥을 이어 받은 문필봉과 옥녀봉을 정점으로 병풍처럼 둘러친 좌우능선이 좌청룡·우백호를 이루고 있어 묘역으로 아주 이상적인 명당(明堂)자리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문필봉(文筆峰)은 이 지역에서 흔히 말하는 신선봉(神仙峰)을 가리킨다.
옥녀봉 또한 수통골 쪽의 옥녀봉이 아닌 두리봉을 가리키는 것임을 나중에 묘역 소개 사진을 통해서 알게 된다.
조국을 위해 헌신한 영령들의 최후의 안식처를 최고의 명당 자리에 모시는 것은, 그분들의 고귀한 뜻을 계승해야 할 우리의 당연한 의무가 아닌가.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이 생각난다.
돌아가신 분들이 못 다한, 못 이룬 꿈을 살아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임을.
미국의 건국 이념인 자유와 평등과 민주주의의 핵심을 강조한 세계 3대 명연설 중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글이다.)
-현충원 입구에 있는 안내판에 대전현충원 연혁이 적혀있다.-
대전 현충원은 1979년 공사에 착수하여 1985년에 준공하였고, 국방부 소속으로 관리되어오다가 지금은 국가보훈(처)부로 이관되었다고 한다. 대략 1백만 평의 부지에 좌청룡우백호의 명당터를 택한 곳이라 한다.
대전둘레산길잇기 지도에서 현충원 뒷산과 연결된 부분을 찾아본다.
(* 대전에서 동학사로 넘어가는 고개인 삽재의 높이(535.2m)가 갑하산 (469m)보다도 더 높게 이상하게 표기되어 있다.
오기임이 분명하다.)
-빛바랜 옛지도에 감도가 떨어지는 사진 기술로 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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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화) 1차 둘레길 걷기 부분에 이어 밟아 보지 못한 나머지 구간을 돌아본다.
13번 승강장에서 내려서 보훈둘레길로 올라서 본다.
울창한 숲속으로 난 오솔길, 황토 흙길을 맨발로 느끼는 감촉이 남다르다.
멀리 보이는 주위 산들, 갑하산, 가운데의 옥녀봉과 바위가 희끗희끗 보이는 문필봉 곧 신선봉이 멀리 우측 우산봉으로 이어진다.
- 묘역 주위 지형을 설명한 전경 사진이 보인다.-
(홈페이지에서 본 문필봉이 곧 신선봉임과, 옥녀봉이 두리봉인 것을 알게 된다.
평소 궁굼했던 것이 이 사진 하나로 확 풀린다.)
-그런데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수통골쪽의 도덕봉 안내가 이상하다.
내가 알기로는 도덕봉이 아니라 옥녀봉인데. 도덕봉은 그 뒤의 급경사 위에 있는 평평한 봉우리인데....
(* 담당 부서에서 확인해서 수정해야 할 일인데... 삽재고개 높이가 잘못 된 것 처럼 이것도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만보가 옥녀봉 (점 하나) , 도덕봉(점 두개) 쪽 사진에 담고있다-.
-동쪽 보라길을 한참 걸어오면 현충원 전경이 들어오는 곳에 이른다.
현충지. 중심부이다. 현충탑 뒤의 점 하나가 옥녀봉(두리봉)이고, 그 바로 뒤인 점 세 개가 문필봉, 곧 신선봉이다.
왼쪽 점 두개인 산은 갑하산(469m)이다. 맨 오른쪽 봉우리는 우산봉(574m)으로 옛날(백제 시대) 보루가 있던 곳이다.
바로 아래로는 안산산성이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사방 조망이 매우 좋은 곳이다.
대전지역에서 손꼽을만한 조망지로는 아마도 식장산 활강장, 보문산성 장대, 계족산성 봉황정 정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후문 쪽 보라길이 시작되는 곳의 안내판에 게시된 현충문과 현충탑 자료 사진을 다시 찍어 대신한다. -
-현충탑 뒷 배경 산이 갑하산(좌) 신선봉(우_)-
-둘레길 곳곳에서 만나는 야생 동물들이 파 놓은 굴-
한 두개가 아니다.
교토삼굴(狡兎三窟)을 생각나게 하는 굴이다.
너구리 굴인지, 오소리 굴인지, 크기가 토끼굴은 아닌 듯 싶고,
주변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갑하산과 옥녀봉, 신선봉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두 모여서 수구맥이로 지나간다.
징검다리를 건너오면 보라길, 보훈둘레길은 끝이 난다.
징검다리에 앉아 발을 씻는 것도 시원하리라. 특히 여름철에.
가끔 맨발로 걷기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을 보면..
저 위로는 조선왕조 태종의 가마가 쉬어서 주변 지형지세를 살폈다는 왕가봉도 있고,
앞에는 왕이 앉았었다는 앉은 바위가 있다고 성지기는 말하는데... 어디인지?
물은 말없이 유유하게 동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보훈둘레길 일주를 마친 뒤 일행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 현충원 정문을 나선다.
입구에 서 있는 웅비천마상이 눈길을 끈다 .-
(왕가봉 줄기를 배경으로 천마 3필이 웅비자세를 취하고 있다)
- 문핖봉(신선봉)을 뒷 배경으로 한 천마웅비상 -
-갑동에서 흘러내리는 냇물 옆에 조성된 공원 안에 ' 서해수호 55용사' 조각상(부조상)이 보인다.-
-점심 후 내려오는 길에 의문의 '앉은바위' 대신에 '좌암교'를 만난다.
한자로 座岩橋 를 떠올려본다.-
이렇게 해서 오늘의 만남은 헤어짐으로 이어진다.
-각자의 길로 가고,
나는 다시 왔던 길 <보라길>로 해서 현충원 후문 표석도 보고, 지족산 돌탑을 지나 집으로 간다.
제법 더운 날, 1만 보는 걸었을까?
걷기가 건강에 좋다고 하고, 게다가 맨발걷기는 더 좋다고. 하니까 !..
오늘 걸은 길을 떠올려본다.
하늘은 푸르고 사방은 녹색이고,
비록 이른 아침부터 중국 주천(酒泉)에서는 신주(神舟)16호 발사 소식도 들리고,
북한에서도 인공위성인지 미사일인지 발사예정이라고 해대고.
나는 다만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빌어 볼 뿐이다.
(2023.05.31.(수) 카페지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