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커피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 음료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데 그친 반면 커피음료는 20% 이상 고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심각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스타벅스가 유독 한국에서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토종 커피전문점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 성업 중이다. 기존 패스트푸드점이나 도넛점, 아이스크림점도 매장을 카페 형식으로 바꾸고 커피 손님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커피전문점은 물론이고 식음료, 패스트푸드를 망라해 최대 핫아이템으로 떠오른 커피. 한국이 커피에 빠진 이유는 도대체 뭘까.
◆ 20%대 성장한 커피음료시장
= 지난해 음료업계 블루오션은 바로 커피음료였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고속 성장해 왔던 차음료, 기능성 음료들이 10~20%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주스는 -1%대, 탄산음료는 3%대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커피음료는 지난해 20%대가량 신장해 4000억원대 매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음료 순위를 봐도 매출액 기준(1~11월)으로 콜라와 사이다 등 전통 탄산음료와 오렌지주스 외에 커피음료가 10위권에 2개(레츠비, 프렌치카페)나 들었다.
불황기 음료시장에서 커피음료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출시된 신제품만 봐도 알 수 있다. 원두커피에 관한 4가지 진실(
남양유업), 맥심 T.O.P(
동서식품), 조지아커피(한국코카콜라), 네스프라페(한국네슬레&해태음료), 아카페라(
빙그레), 더블샷 아메리카노(스타벅스&
동서식품), 카페라떼 바리스타(
매일유업) 등 캔커피ㆍ컵커피 종류를 망라하고 다양한 프리미엄급 커피음료가 선을 보였다. 식품업계에서는 "지난해 신제품은 커피음료와 생수밖에 없었다"고 할 정도.
특히 원두커피 선호 경향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면서 고급 커피음료 출시가 봇물을 이뤘다.
◆ 스타벅스도 두 자릿수 매출 신장
=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여온 한국 스타벅스는 지난해에도 매출이 360억원가량 늘어 1700억원대에 달했다.
점포가 257개에서 272개로 15개 증가해 매출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동일 매장 매출 신장률을 따져봐도 평균 10% 내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점포당 평균 매출액도 지난해 5억원 선에 비해 1억원 이상 늘었다.
박찬희 스타벅스커피 컴퍼니 홍보수석은 "후발주자들이 많이 생겨 경쟁이 치열해지긴 했다"면서도 "스타벅스 매장 평균 고객이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것을 보면 다른 음료를 마시던 고객이 원두커피로 이동해 원두커피시장 파이가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커피빈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80억원 늘어 950억원에 달하며 30%대를 넘어서는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커피빈은 올해에는 수도권에 집중된 점포를 대도시로 확대해 5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 커피원두 수입량 10만t 돌파
= 커피시장이 커지면서 커피원두 수입량도 급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4년 8만2605t을 수입한 이래 3년간 8만t대에 머물던 커피원두 수입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10만t을 돌파했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2001년 1조원대였던 국내 커피시장은 지난해 2조원대로 성장했다.
고급커피가 대중화하면서 최근에는 커피전문점과 식음료업체 간 합작을 통한 커피음료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커피전문점 측은 콘텐츠인 커피를 제공하고 식음료업체에서는 인프라스트럭처(생산 유통 판매)를 맡는 방식이다.
여기에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점부터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까지 카페형 매장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해 원두커피 인기가 좋다"며 "충무로 매장은 인근 대한극장 스타벅스 매장과 커피로 경쟁해도 승산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던킨도너츠도 커피 메뉴를 대폭 강화해 현재 점포 매출 중 40%가량을 커피가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커피는 고급 원두커피를 가정과 소규모 사무실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도록 에스프레소머신 렌탈서비스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