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 20,10-13; 요한 10,31-42
+ 찬미 예수님
제1독서에서 예레미야는 군중들의 수군대는 소리를 듣습니다. “저기 마고르 미싸빕이 지나간다!” ‘마고르 미싸빕’은 ‘사방에서 공포가’라는 뜻인데요, 예레미야가 이대로 가면 바빌론에게 멸망한다는 경고를 하면서 이 단어를 썼는데, 이것이 아예 예레미야의 별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예레미야는 자신의 송사를 주님께 맡기며 말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 그들의 수치는 영원히 잊히지 않으리이다.” 여기서 예레미야가 당하는 일시적인 수치와 그들이 겪을 영원한 수치가 대조됩니다.
예레미야에게처럼 예수님을 향한 박해도 점차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인 요한복음 10장은 하누카라 불리는 봉헌절 축제와 관련되는데요, 이방인의 지배 아래서 여러 해 동안 더럽혀진 성전을, 기원전 164년 마카베오 형제들이 탈환하여 정화하고 다시 하느님께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축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시어 이 세상에 보내신 나”라고 말씀하시는데, ‘거룩하게 하시어’(헤기아센, ἡγίασεν)라는 단어는 구약에서 성전을 축성할 때 사용된 말을 번역한 것입니다. 즉, 인간들은 성전을 거룩하게 하느님께 봉헌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거룩하게 하시어 세상에 보내셨다는 의미입니다.
유다인들은 돌을 집어 예수님께 던지려 하며 말합니다. “당신은 사람이면서 하느님으로 자처하고 있소.”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 율법에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으냐?”
이 말씀은 시편 82장의 말씀을 인용한 것인데요, 이 시편은 불의한 재판관들을 고발하는 내용입니다. “너희는 언제까지 불의하게 심판하며 악인들의 편을 들려느냐?”라는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인용하신 것은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며 모두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다. 그러나 너희는 사람들처럼 죽으리라. 여느 대관들처럼 쓰러지리라.”라는 구절인데요,
판사들이 신적 지위를 갖고 군림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 이 시편은 그들에 대한 예찬이 아닙니다. 마지막 구절은 “일어나소서, 하느님, 세상을 심판하소서.”라는 말씀입니다. 즉, 그들이 신적 지위를 갖고 사람들을 함부로 재판하지만, 참된 재판관은 하느님이시라는 의미의 시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함부로 사람을 판단하고 있는 당신의 적대자들에게, 참된 판단은 하느님께서 내리신다는 이 시편의 주제를 상기시키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 율법에 ‘… 너희는 신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으냐? … 하느님의 말씀을 받은 이들을 신이라고 하였는데,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시어 이 세상에 보내신 내가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였다 해서, ‘당신은 하느님을 모독하고 있소.’ 하고 말할 수 있느냐?”
여기서 우리 말 번역이 ‘하느님’과 ‘신’을 구분해서 헛갈리는데요, 원문은 똑같은 단어입니다. 그래서 직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받은 이들을 하느님이라 하였는데, 내가 하느님의 아들이라 하였다 해서 신성모독이라 할 수 있느냐?”
즉, ‘하느님 말씀을 받은 이들’을 하느님이라 부른 것은 수용하면서, ‘말씀 자체’이신 당신이 스스로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밝힌 것을 왜 문제 삼느냐 하는 것입니다.
군사정권 시절 고문 수사로 악명을 떨친 이근안 전 경감이 8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이 씨가 고문했던 많은 분들 중에는 민주화 운동가 김근태 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씨는 김근태 님에게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하면서 “예수가 죽었던 최후의 만찬이다.” “너 장례날이다.”라는 협박을 했고 집단 폭행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김근태 님은 고문 후유증과 이로 인한 파킨슨병으로 2011년, 6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시기 전 ‘즈카르야’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즈카르야’는 ‘야훼께서 기억하신다’라는 뜻입니다.
한편 이근안은 수많은 피해자에게 가한 무자비한 고문에 대한 포상으로 1986년 전두환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10년간 도피 생활 끝에 자수하여 7년의 징역 후 출소하여 목사가 되었으나 후에 자격이 박탈되었습니다.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죄와 반성을 하지 않고 세상을 떠났기에 그에 대한 비난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예레미야 예언자의 노래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그들은 성공하지 못하여 크게 부끄러운 일을 당하고 그들의 수치는 영원히 잊히지 않으리이다.”
렘브란트, 예루살렘의 파괴를 슬퍼하는 예레미야, 1630년
츨처: Rembrandt Harmensz. van Rijn - Jeremia treurend over de verwoesting van Jeruzalem - Google Art Project - Jeremiah - Wikipedia
첫댓글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곁에 계시니......
하는 기도가
요즘 고통중에 있는. 제 마음에 와 닿는 아침입니다
신부님 강론 늘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아버님~ 기도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