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핵발전소 유치 백지화 투쟁위원회(상임대표 박홍표 신부, 원주교구 도계성당)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이하 정평위)가 시상하는 제6회 가톨릭 환경상 대상에 선정됐다. 시상식은 10월 4일(화) 오후 2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다.
삼척 핵발전소 유치 백지화 투쟁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상임대표 박홍표 신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세계적인 탈원전 흐름과 교회의 탈원전 흐름에 맞춰 우리 위원회가 대상을 받게 된 것 같다”며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도 이탈리아의 원자력발전소 신설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 앞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신부는 정부가 세계적 탈원전 흐름을 이해하고 원자력발전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하겠다고 했는데, 어느 나라에서 사겠느냐”며 “수명이 다한 원전은 중지하고, 신규 원전에 대한 계획 재검토와 부지 선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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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수요일 열리는 ‘핵 없는 안전한 세상’을 위한 합동미사. 박홍표 신부는 교회의 흐름도 반원전으로 모인다고 강조한다. |
위원회는 창조질서 보전과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감으로 핵에너지의 위험성을 알리고 ‘죽음의 에너지를 넘어 생명의 에너지’를 찾는 길을 모색해왔다. 삼척시민들의 핵발전소 유치 백지화 운동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원도 삼척시가 1990년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건설의 유력 후보지로 지목된 후 시민들은 오랜 노력 끝에 1998년 핵발전소 건설 백지화, 2005년 핵폐기장 건설 무산을 이뤄냈다.
그러나 2010년 11월 26일 삼척시는 또다시 핵발전소,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 핵연구단지 유치신청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연대하여 위원회를 결성했다. 위원회는 매주 수요일 ‘핵 없는 안전한 세상’을 위한 합동미사와 한 달에 한 번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며, 많은 사람에게 핵발전소 건설의 부당성을 알리며 에너지 절약을 위한 의식개혁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위원회는 핵발전소 유치에 대한 주민투표를 취소한 삼척시장에 대해 주민투표 취소 건과, 원자력발전소 홍보예산에 관해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삼척시가 정보공개를 거부하면서 위원회가 소송을 걸었고 10월 4일 3차 재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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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 없는 세상을 위해 촛불을 드는 삼척 시민들. |
가톨릭 환경상 장려상에는 대구대교구 성바오로유치원
제6회 가톨릭 환경상 장려상에는 대구대교구 성바오로유치원이 선정됐다. 정평위는 “이미 많은 가톨릭 유치원에서 어린이들에게 환경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나, 그중에서도 경북 포항에 있는 성바오로유치원의 환경교육은 더욱 모범이 되고 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성바오로유치원은 2009년부터 유치원 교육목표를 ‘지구환경 보호’에 두고 단계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교사, 어린이, 학부모가 함께하는 지구환경 보전 활동 ‘나는야 환경지킴이!’ 운동은 성바오로유치원만의 독창적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교육이 곧바로 한 가정을 교육하는 일로 이어지고 있다.
2011년에는 환경교육 활동과 더불어 우리나라 세시풍속을 배우며 친환경 놀이문화를 발굴하고, 어린이와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환경친화적 삶을 살도록 돕고 있다. 또한 일정 내용을 숙지하고 실천한 어린이들에게 매년 ‘환경지침이 자격증’을 수여, 책임감과 자긍심을 키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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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천주교주교회의 |
창조질서 보전 위해 ‘가톨릭 환경상’ 제정
‘가톨릭 환경상’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아름답게 보전하는 것이 신앙인의 책무(교황 요한 바오로 2세)임을 세상에 확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에서 지난 2006년에 제정한 상이다.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노력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공로를 격려하고, 그들의 활동을 널리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 매년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공모를 시작하고, 생태학의 주보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인의 축일(10월 4일)을 즈음하여 시상식을 한다.
가톨릭 환경상의 역사는 짧지만, 역대 수상자 명단은 21세기 들어 우리나라가 직면한 환경 이슈들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2006년 제1회 가톨릭 환경상은 유기농 직거래장을 설립하고 녹색화폐 ‘덤’ 운동을 펼친 전주교구 이덕자 씨가 받았다. 2007년 제2회 환경상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하여 생태평화학에 대한 교회의 비전을 제시한 ‘제주교구 평화의 섬 특별위원회’가 대상을, ‘되살이’ 운동, ‘아나바다’ 운동을 펼친 광주대교구 비아동 성당 곽홍순 씨가 특별상을 받았다.
2008년 제3회 환경상 대상은 환경운동의 파수꾼 구실을 하며 가톨릭 생태영성의 연구 보급에 이바지한 대구대교구 정홍규 아우구스티노 신부, 특별상에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상주협의회 솔티분회, 장려상에 수원교구 생명환경연대와 인천교구 허필자 씨가 받았다.
2009년 제4회 대상은 경남 마산 수정마을 조선소 건립 반대운동에 앞장선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수녀원’, 장려상은 ‘양업고등학교’가 받았고, 2010년 제5회 대상은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장려상은 ‘의정부교구 일산성당 우리농생명공동체’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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