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해안은 양미리가 많이 잡혀서 어민들이 신이 닌다고 합니다.조업을 나간 배마다 만선을 이루고 있어 즐거운 비명이 절로 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 동해안에서 잡히는 양미리는 양미리가 아닌데 오랜 시간 그렇게 불러서 이름이 바뀐 것입니다.
<한동안 개체 수가 줄었던 동해안 별미 양미리가 올해 풍어(豊漁)를 맞았다. 지난 5일 속초 앞바다에서 양미리 조업을 마친 어선들은 60㎏ 통 40~50개에 양미리를 가득 담고 항구로 들어왔다.
이진규(57) 속초시 양미리협회장은 “요즘 5~6t급 어선 5척이 매일 조업을 나가는데 들어올 때마다 만선(滿船)”이라며 “지난해엔 하루 5~10통에 그쳤는데 오랜만에 양미리가 많이 잡혀 어민들이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초항 위판된 양미리 5만4626㎏
속초시와 속초시수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속초항에서 위판된 양미리는 5만4626㎏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60㎏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무려 13배나 증가했다.
양미리 풍어에 위판가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6일 속초항에서 거래된 양미리 60㎏ 한 통 위판가는 9만3000원. 경매 첫날인 지난달 15일 22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0여 일만에 양미리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지난 2일부터 열리는 양미리 축제장에선 1만원에 60마리를 살 수 있다. 축제는 11일까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양미리 어획량이 점차 줄어드는 주요 원인으로 산란기 조업을 꼽았다. 예컨대 올해 산란기 때 배 속에 알이 있는 양미리를 무분별하게 어획하면 그다음 해에 어획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한편 동해안에서 잡히는 양미리는 사실 양미리가 아닌 ‘까나리’다. 오래전부터 동해안 어민과 지역민들은 까나리를 양미리라 불러왔다. 지역에서 까나리는 서해와 남해안에서, 양미리는 동해안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또 잡히는 시기가 같고, 모양새도 비슷해 양미리로 불리게 됐다. 양미리는 큰가시고기목 양미리과고, 까나리는 농어목 까나릿과에 속한다.
이 밖에도 동해안에서 잡히는 양미리는 싼값에 비해 영양가가 풍부한 고칼슘, 고단백 음식이다. 주로 소금구이로 먹는데 불포화지방산, 필수 아미노산 등이 함유돼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100g당 123kcal라 열량도 낮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중앙일보, 속초=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동해안의 '양미리'가 양미리가 아니고 '까나리'라고 하는 얘기는 제가 졸저 "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두 번째 이야기 부끄러움에 관한 독백"에도 올려 놓았었습니다.
다만 액젓으로 유명한 까나리와 양미리는 생김새가 너무 다르게 보여 양미리가 까나리라고 하면 믿기 힘들지만 지금 동해안에서 잡히는 양미리는 실제 양미리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합니다.
이름이야 까나리가 맞든, 양미리가 맞든 많이 잡혀서 어민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소비자들은 싼 값에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