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서의 표지 카피에 쓰여진 “당신에게 일어나는
다정한 기적”이란 말이 읽기도 전에 눈물샘을 자극하는데... 엄청 눈물 나는 이야기가 4편 ....공포적인
요소가 가미된 것이 2편에 그냥 좋은 이야기가 2편
총 8편으로 된 아사다 단편 문학의 결정판입니다...그리고 아주 당연한 결과지만 결국 전년도에 못 받았던
나오키 문학상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인터넷에서
선정한 전국 일본 소설 대상 98에 다른 우수 작품들과
함께 수록되는 영광을 안게 됩니다..
인간은 그저 사소한 것으로 상처를 입어버리지만 ,그
대신에,그저 작은 온기로도 살아 가는 것도 가능하다..그리고 아직까지는 우리 삶은 아름답다라는 아사다
지로의 희망철학이 매 페이지마다 가득 담겨진 이 단편집을 둘러 보면
1.철도원:눈 덮인 산 속 폐쇄 직전의 기차역.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젊은 날을 추억하는 한 남자. 희뿌연
눈보라 사이를 달려오는 기차를 바라보며 낡은 철도원
제복을 입은 한 남자가 그림처럼 서 있다. 아내가 죽은
날도 하나 밖에 없는 딸이 죽은 날도 그는 그렇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그리고 ...영화를 먼저 보구 그 다음에 책을 읽은 탓일까 그렇게 맘에 들어오지는 않는다..아버지세대의 아픔을 알기에는 내가 너무 나이가 어린 탓일까..? 솔직히 가족보다는 자기 일을 더 우선하는
그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2.러브레터:호적상으로 낯선 중국여인과 결혼한 상태이며 포르노 숍
전무이라는 변변치 못한 뒷골목 직업을 갖고 있는 주인공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로 중국인 처가 만났던 일 없는 남편에 대해 죽기전에 보내는 그 편지는 눈물날 정도로 슬프죠.....이와이 순지의 영화
"러브레터"와 자칫 혼돈하기 쉽지만 전혀 별개의 작품으로 그의 단편중에서 슬픔의 강도로 따질 때 가장 압권입니다..만약 이 단편을
읽고 슬픔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일 듯...
참고로 본 단편은 철도원이 영화로 만들어지기 직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호화캐스팅을 자랑하는 철도원에 치어서 그렇게 큰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원작의 그 엄청난 강도를 고려 해볼 때 결코 무시
할 수 없는 영화일것 같습니다...(참고로 옆 사진은 바로 "러브레터"의 영화포스터...음 여자는 별로 안 이쁘군....) 참 울나라에서도 파이란(소설속의 여자주인공 이름) 타이틀로 올 2001년 개봉 예정으로 부산에서
맹촬영 중이라는데..어떤 결과가 나올지 무지 궁금하군요...
3.악마: 일본 귀족가에서 태어난 초등학생이 한 남자 가정교사를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집안의 몰락 과정을 그리고 있다...호러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다가 나중에는 엉뚱하게 내지 허무하게 끝나는 그의 이색 단편으로써 약간은 아쉬움이 남네요..그에게 스티븐 킹의 재질까지 원했던 내가 너무 욕심이 과한 탓일까...
4.츠노하즈에서: 해외로 좌천된 단카이 세대(1947-1949년의 베이붐 시대에 태어난 세대)의 엘리트 사원이 옛날 한창 날리던 그러나 지금은 쇠퇴의 길을 겪고 있는 술집가인 츠노하즈에서 만나게
되는 아버지의 환영...우리 아버지 세대의 아픔을
잘 그려낸 작품으로 현실속에 비현실적인 요소를
아무런 무리 없이 잘 접목시켜 눈물샘을 자극한다..내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아버지"보다 더
슬프다.
5,카라 : 아사다 지로가 고급 패션 부티크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즉 그것을 바탕으로 약간은 호러적인 요소가 가미된 단편을 만들었다..악마보다는 그 강도가 덜 하지만 그래도
읽을 만 하다...문득 우리나라 영화발전을 10년 뒷땡긴 송승헌, 김희선 주연의 졸작 영화 "카라"가
생각나는군요...
6.백중맞이: 츠노하즈와 같이 일본 텔레비젼에서
단편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었던 이 작품은 아사다
지로 특유의 힘 있는 감동 연출이 유감 없이 전개된다..이 단편집에서 러브레터와 같이 내가 젤 좋아하는 단편임...
7.오리온 좌에서 온 초대장: 각자 아픈 사연을 간직한 채 별거중인 부부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고향의 오래된 극장이 문을 닫기 전에 마지막으로 갖는 상영회에 초대 받게 되고...약간은 시네마 천국의 이미지가 다소 엿보이는 작품으로써 약간은
억지스런 해피엔딩이 다소 어색하다..5년동안의 벌거가 영화 같이 봤다고 한꺼번에
해소 된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