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램프 [김광명]
밤 1시를 피우면 몽롱한 멜로디가 들려요 기둥에 가려진
병이 목이 긴 장갑을 벗고 있습니다 투명하게 취한 여인처럼
I'm a fool to want you……
노래는 전주를 지나 젖어가는 건반을 걷고 있군요 주소
를 버린 사람이 너무 많아 ……said I'd leave you ……조
심해요 어떤 우울이 찌르고 갈지 몰라요 보드카의 꿈은 전
조등을 껐거든요
타오르던 치자꽃을 기억하나요 유리벽을 튀어나온 꽃은
재즈의 향기를 품고 있어요 흔들리는 물로 가득한 그림자,
도돌이표로 버티는 그림자 사이로, 내일의 길이 보이나요
……I know it's wrong ……슬프다면 더 슬펐던 순간으
로 가서 악보를 떠올려 보세요 당신 성격엔 댐퍼 페달이 어
울리네요 …… I'm a fool ……어둠도 웅크려 울고 싶은 장
소가 있지 않겠습니까
어떤 액체는 아무리 마셔도 허기져요
유리창은 온도차를 견딜 뿐입니다
술병을 들고, 모자를 벗고, 건배를 해요 이제 할렘가의
타자 위로 떠다녀도 괜찮아요 흐느끼는 연기들이 모여들어
…… fool to want you ……를 듣겠습니다 탯줄 같은 이야
기입니다 기대고 싶은 음색이 맞나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는 믿을 수 있습니까
홀리데이는 느리게 즐겨야 합니다 여기가 마지막 주점이
니까요
당신이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허스키보이스의 치자꽃이
좋겠습니다
- 시로 여는 세상, 2023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