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기아 감독이 투수 최용호(28)를 놓고 뒤늦게 후회했다. 기대치 않은 최용호의 피칭이 눈부셨기 때문이다. 최용호는 14일 광주 두산전에서 선발 최상덕을 구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14타자를 맞아 2안타(볼넷 1개)만 내줬다. 비록 팀이 역전에 실패했지만 인상적인 피칭이었다.
김감독은 15일 광주구장에 비가 내리자 기자실에 들러 “그렇게 잘 던질 줄 알았으면 선발로 기용할 걸 그랬다”면서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팀은 졌지만 쓸 만한 롱미들맨 또는 선발후보감을 찾았다는 얼굴이었다. 앞으로 한두 차례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최용호는 지난해 두산에서 기아로 이적하면서 트레이드 거부소동을 일으켰다. 며칠 만에 팀에 합류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팀에 적응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를 통해 다시 한번 해보겠다는 의지도 곧추세웠다. 투수가 마운드 말고는 있을 데가 없다는 오기였다. 그 오기가 ‘통’할지는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