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석 - 송승언
휘어진 해변을 걸었다. 돌을 가지려고. 멋진 돌을. 아니 아름다운 돌 을. 아니 꼭 모두에게 그렇지는 않은 돌을. 단단한 돌을. 무거운 돌을. 그럼에도 손에 알맞은 돌을. 투명한 속이 보일 것만 같은 돌을. 그러 나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돌을. 순정한 돌을. 돌 같지도 않은 돌을. 찾 아 걸었다. 모래를 밟고 나무를 뚫고. 파도를 건너 큰 바위를 넘어. 돌 을 가지려고. 강한 돌을. 힘이 되는 돌을. 아니 힘인 돌을. 내 대가리를 깨부술 만큼 치명적인 돌을. 영원한 죽을 끓일 수 있는 돌을. 윤리를 이 기는 돌을.
관광객이 찾지 않는 곳에 이르러 마침내 그런 돌을 찾은 듯했다. 그러 나 돌을 가져간 이들이 너무 많아 돌 줍기는 금지되었다.
ㅡ사이버문학광장 《문장웹진》(2023, 4월호) ************************************************************************************************ 한때 수석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름난 강변을 거닐며 제 마음에 드는 돌을 찾아 발이 부르트도록 걸었습니다 문양석, 폭포석, 형상석 등등 집집마다 한두개의 돌멩이가 기름칠을 한 뒤에 책상 위, 탁자 위에 올려져 소유자의 기품(?)을 높여준다고 중얼거렸습니다 심지어 어떤 돌멩이도 쓰임새는 있다며 마당가에 던져두기도 했습니다 돌담을 쌓는 곳도 줄어들고, 울타리마저 쇠나 시멘트로 바뀌는 동안 탐석은 슬그머니 사라지는 중입니다만... 얼마전에는 해변을 걷던 아이가 고대 화석을 발견했다거나 돌밭에서 운석을 발견해서 일확천금을 얻었다고 해서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철든 어른들은 없다고 하고, 머리가 돌이라는 비아냥이 솟구칩니다 돌멩이를 애완용으로 아니 반려라고 우기는 연예인도 생겼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