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삶
이 책을 구입한 것은 꽤 오래되었다.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4~5년은 된 듯하다.
그런데, 선뜻 손이 가질 않았다.
구입당시 앞 부분을 읽어보았는데, 눈이 쏙 들어오지 않았고,
책의 분량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읽기를 주저하였다.
법정 스님, 타샤 튜더 등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하였다.
법정 스님의 책에도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대충 알고 있었다.
얼마 전에 읽은 법정 스님의 두번째 법문집에서도
헨리 데이빗 소로우와 <월든>에 대한 이야기가 몇번 등장하였다.
특히 미국에서 열린 법회의 경우는 더 많이 언급되었다.
월든 호수가 보스턴 근처에 있고,
법정 스님도 몇번 가보았다고 한다.
이 법정 스님의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나도 이책을 읽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였다.
읽기는 좀 힘들어도 지은이의 삶을 통해 교훈 좀 받아야 할 필요가 생겼다.
요즘 이상하게 마음이 안정이 되지 못하고 늘 들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삶의 무상함과 명상을 이야기하는 책들을 읽는데도 잘 가라앉지 않는다.
나이 한 살 더 먹어서 그런가.
거기에 요즘 개인적으로 비교에 의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 보면, 사소한 일인데 말이다.
소인배. 소인배. 소인배.
우주 만물 속에서 아주 사소한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다니...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마음 수련을 다짐해 보았다.
그런데, 솔직히 책이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
그가 이야기하려는 바는 알겠으나,
읽고 있는 순간의 문장들이 이해가 안가는 곳이 많았다.
이 책이 극찬을 받은 이유 중에 하나인 훌륭한 비유를 이해하지 못했고,
2세기 전 미국 사회를 이해하지 못했고,
미국의 낯선 월든 호숫가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도 꾸역꾸역 다 읽어냈다. 장하다.
1. 헨리 데이빗 소로우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였다.
그는 당시 저명한 문필가이자 사상가인 에머슨의 집에 머무르면서,
그의 가르침을 받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아류라는 평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오늘날은 헨리를 또 다른 위대한 사상가로 평가한다고 한다.
헨리는 젊은 시절 월든 호숫가에서 2년간 생활한다.
직접 집을 짓고, 농사도 지내며 홀로 지냈다.
그 때의 삶을 적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가 살던 19세기 중반..
산업혁명 이후 세계가 급변하고 있는 시기였다.
산업 발전과 함께 편의 시설이 생기고,
자본주의가 싹트면서 부의 경쟁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그런 시기에 헨리는 그들과 다른 길을 걸었다.
소위 문명인이라고 부르는 그들의 삶을 팽개치고,
그들이 야만인이라고 부르는 삶을 산 것이다.
문명인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가난에 허덕이며 산다.
그런 삶이 부질 없음을 깨달은 헨리는 자연주의자가 된 것이다.
그가 선택한 자연주의자의 삶은 2년만에 또다른 필요에 의해 그만 두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가 다른 사람들처럼 문명인이 된 것은 아니다.
그는 멕시코 전쟁과 노예제도에 반대하여 인두세 납부를 거부하여
감옥에 수감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도망친 노예들을 캐나다로 망명할 수 있게 돕기도 하고,
노예제도 폐지론자들의 회의에 참석하여 연설하기도 하였다.
또, 국가가 불의한 일을 시민들에게 강요해서는 안되며,
국가의 강요를 시민이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다는
시민불복종론을 펼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는 자연주의자이자 사회혁명가라고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그는 결핵의 걸려 40대 중반의 나이에 운명하고 만다.
2. 문명인의 오류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의 핵심은 소위 문명인이라고 이야기하는
현대인에 대한 비판이다.
2세기 전에 그는 이미 문명인의 산업 발전의 폐해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류는 지난 2세기 동안 산업 발전의 촛점을 두고 흘러왔다.
그 결과는?
그 결과는 지구의 황폐화이다.
헨리와 같은 사람들이 많았다면,
오늘날 지구와 지구인들은 조금은 불편하지만,
좀더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있었을 것이다.
...
겉모양만 중시하는 현대인을 비꼬면서 그는 이야기한다.
당신이 입었던 옷을 허수아비에게 입혀놓고,
당신은 그 옆에 알몸으로 서 있는다면,
누구가 당신보다 허수아비에 먼저 인사를 할 것이라고 한다.
부의 축적이 사회적 위상을 가름하는 것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는 자발적인 빈곤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옛 철학자들은 외관상 그 누구보다도 가난했으나,
내적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부유한 사람들이었다면서...
현대인은 학문 또한 외적인 학문만 중요시하고 있다.
그래서 망원경이나 현미경으로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지만,
정작 자신의 잘못된 점은 보지 못한다.
3. 나만의 길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자신만의 길을 살았다.
그의 임종을 같이 한 사람은 이야기하길,
그렇게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그는 많은 않은 나이에 운명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삶이었고,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길을 걸어왔기에 후회는 없었던 것이다.
어느 한 청년이 헨리에게 찾아와
헨리처럼 살고 싶다고 이야기하였다.
하지만, 헨리는 남이 자신의 생활양식을 따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였다.
이유는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생활양식도 지금까지의 생활양식과 다른
또다른 생활양식을 찾아낼 지 모르기 때문이다.
각자가 자신의 고유한 길을 조심스럽게 찾아내어 그 길을 가라고 이야기한다.
음... 지금 나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겠다.
4. 자연 동경
나이를 하나둘 먹으면서 자연에 대한 동경이 있다.
그래서 이 다음에 지리산 산자락에서 살고자 하는 꿈이 생겼다.
법정 스님이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가르침을 따르자면,
그렇게 살고 싶다면, 지금 바로 실천을 해야 할 것이다.
정작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데 먼 미래라...
그러나 아직 나는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 힘들어도,
지금 이 틀을 깰 용기가 없다.
지금 이 틀이 나를 보호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TV에 소개되면,
넋을 잃고 보게 된다.
법정 스님이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가르침은 충분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실천이 어렵다.
일단은 지금 내 생활에 충실해보자.
비록 내 이상향과 지금 이 순간은 조금 오차가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을 즐겨보자.
한낱 회사 일은 부질없는 것이라 생각하자.
한낱 걱정거리는 곧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자.
나는 오늘을 산다.
책제목 : 월든
지은이 : 헨리 데이빗 소로우
펴낸곳 : 이레
페이지 : 485 page
펴낸날 : 2001년 4월 25일(개정판)
정가 : 9,800원
읽은날 : 2010.01.25 - 2010.01.29
글쓴날 : 2010.01.29,02.01,02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네... 감사.. 그런데, 제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를 못해서요.. 이 책을 제대로 알고 싶으시면 한번 읽어 보세요.. 저도 나중에 기회되면 다시 읽어볼 생각이랍니다.^^ 따뜻한 하루 되십시오.
言 =========> 想 ==========> 行 ===========> 識 ^&* ~~
음..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알게 된다는 뜻인가요?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명절 잘 지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면벽십년" 라 하면 십년공부가 허사였슴을 말하기도 하지요./ 말과 생각을 행으로써 이루어가는이들을 "행인"이라 하지요.../ 좋은 명절이되시기를 빕니다....^&*
인문고전독서모임참석하기시작했어요~
첫 작품이 월든인데 다못읽고가서
쌤의 독서일기로 요약읽었습니다
대단하세요 쌤~!도움되요!!
좋은 모임을 하는구나... 그 모임에서 알게된 좋은 책 있으면 추천해줘~~~ 나도 그런 책읽기 모임 같은 데 참석해보고 싶지만,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