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마터호른 고성군 거류산(570.5m)
♣거류산. 먼 옛날, 여염집 규수가 부엌에서 밥을 짓다 밖에 나와보니 산이 움직이고 있었겠다.
그 아낙 "산이 걸어간다" 소리쳤고, 산은 누가 보면 움직이지 못한다고 하니 그 자리에 서고
말았다. 그때 걸어 가던 산 '걸어산'으로 불렸으니 그 산이 오늘날 고성 진산 거류산(570.5m)이다.
읍내에서 차를 타고 5분 여를 달리니 답답했던 건물들이 사라지고 두 개의 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왼편이 거류산, 오른편이 벽방산이다. 그리고 그 사이로 오붓하게 난 길은 1009번
지방도로다. 이 길은 낙남정간 무량산을 끼고 돌면서 고성군으로 흘러든다.
거류산이나 벽방산이나 그리 높아 뵈지도 험준해 뵈지도 않는다. 특히 거류산은 여러 산들과
어울려 있지 않고 벌판 가운데 솟아 있어 그 모양새가 조금은 외로워 보인다.
국도를 따라 10분 정도 가면 월치고개가 나온다. 길 왼편 거류산 방향으로 자그마한 (엄홍길
전시관) 공터가 있다. 이곳에 차를 대고 몇 기의 무덤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입구부터 키 큰 해송들과 낙엽들 덕분인지 분위기가 좋다.
날씨가 찬 덕에 땅이 얼어있다. 언 흙을 밟으면 싸그락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다. 길도 평탄한
것이 가벼운 기분으로 산책하듯 산행을 즐긴다. 하지만 웬걸. 3분도 채 못되어 길이 제법
가팔라지더니 계속 그런 길이다.
거류산은 570m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바닷가에 이웃한 산들의 높이는 그야말로 에누리없는
높이다. 더우기 거류산은 고성평야에 솟아 있어서 혼자 선 외로움이 그대로 높이로 다가온다.
가파른 길을 사람들의 입심과 맑은 공기를 벗삼아 30분 정도 오르면 능선을 올라탄다. 이제
한 숨을 돌리며 뒤를 돌아보니 남해가 보인다. 바람은 차지만 햇살이 좋아 저 멀리 섬 사이로
빛나는 바다가 눈부시다.
능선 오른쪽으로 저 밑에는 장의사가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산속에 웬 장의사냐고? 장의사
(藏義寺). 대한불교조계종 쌍계사의 말사로 원효가 창건하여 여러 차례 중창되었다.
아기자기한 오솔길 같은 능선을 타고 10분 조금 넘게 가면 거류산 정상부 언저리에 닿는다.
그 밑에서 바라본 정상부는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세모꼴의 봉우리다. 그래서 겨류산을
'경남의 마터호른'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곳에서 정상으로 향하지 않고 왼쪽으로 빠지면
도시락 까먹기에 안성맞춤인 평평한 터가 나오고 그 밑으로 2~3분을 조심스레 내려서면
흔들바위도 있다. 어느 곳에서건 남쪽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조망이 좋다......** ♣[*▶..*]
첫댓글 남녁이라 각 들이 만개했군요,,,해안풍경이 넘 좋아요, 덕분에 감했습니다두분 항상 건강하게 산하시길
^ 넘 멋져요 회장님 잘보고갑니다
예상은 하였으나 산행후 당동항으로 싱싱한 활어 한접시에 소주 한잔 간단히 하려 하였으나, 역시나 꿈에 지나지않았네요.오히려 저녘도 못먹고.... 그래도 산행은 흡족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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