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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의 정체성과 일상의 중요성.
2026년 6월1일 월요일
선경 정해균의 독서 노트
◐다시 삼 십년, 우리는 어떻게 불려야 할까?
사회인으로 부여받은 이름들을 내려놓고 인간관계도 정리되었을 때 우리는 자연인 스스로와 마주하게 된다. 그 경험은 나를 이름으로 불러주는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 가는 것과 흡사 하다. 그러나 우리는 머리가 희끗 해진 친구들과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살아내기 위해 기대와 두려움을 품고 고향을 떠나는 심정으로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명함을 버리고 새로운 명함을, 명함에 새길 나에 대한 정보들을 하나둘씩 채워 나가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아들이자 남편으로서 누구 못지않게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 분투에 대해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가 그동안 고생했다고 위로해 주자. 지금까지 우리는 살기 위해 수없이 타협하고 때로는 책임질 것이 많아 어쩔 수 없었 노라고 변명하고 살았다. 그 비겁함을 똑바로 바라보되 다음부터는 조금 더 솔직하게 살아보자고 격려해보자. 지금까지 살아내기 위한 삶이었다면, 지금 부터는 스스로 이름이 따르는 대로 살아가는 삶을 준비해보자.
우리 뒤에는 수 없는 갈림길이 있었고, 앞에도 변화와 결단을 강요하는 갈림길들이 무수히 놓여 있다. 살아가는 한 그것을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면 오히려 그 변화를 반기게 될 것이고 그 끝이 궁금해 계속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변화가 시작되는 길목은, 실은 나 자신이 본체를 찾아서 스스로 확인하고 받아들여 나가는 과정에 놓여 있다.
강민구 지음 “인생의 밀도” 중에서
【선경의 독서노트】
정체성 하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태세우스의 배’의 역설과 관련된 신화를 빼놓을 수 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아테네의 왕이었던 테세우스는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후 미노스 왕으로 부터 아테네의 아이들을 구출하여 델로스 로 가는 배를 타고 탈출하였다고 합니다. 아테네인들은 영웅 태세우스를 기념하기 위해 그가 탓 던 배를 오랜 기간 동안 보존해 두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보존한 배의 나무판자가 썩을 때 마다 하나씩 새로운 판자로 갈다 보니, 어느 순간 태세우스가 원래 탓 던 배의 조각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 배를 여전히 ‘테세우스의 배’ 라고 부를 수 있을 까요?
여기서 제기된 질문이 사물의 정체성이 물리적 부분에 의해서 결정되는가 라는 까다로운 질문입니다. 사물의 형체가 중요하냐 아니면 그 사물이 상징하는 영웅적인 무용담의 상징이 중요하냐에 따라 ‘테세우스의 배’ 와 관련된 정체성에 대한 대답은 달라질 것입니다.
다시 현실의 인간세계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 겠습니다. 개체가 사회인으로서 정체성이건 자연 인 으로서의 정체성이건 불문하고 정체성구축에는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대별로 아래와 같은 긍정적 정서의 포용과 확장적 수용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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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긍정적으로 해석하여 심리적안정을 얻는 데 필요한 정서: 평온, 감사, 만족, 자부심, 용서
◈현재를 충만하게 살아가는데 긴요한 긍정 정서: 흥미, 기쁨. 향유, 정의감, 즐거움, 재미, 마음 챙김, 친절
◈미래의 이상과 희망을 설계하는데 필요한 정서: 희망, 낙관주의, 영감, 신념.
자료 출처. 덴토마술로 지음 “긍정 루틴”
여기서 은퇴자가 좋은 뜻을 가지고 생의 피날레를 거룩하게 장식해보려고 자신이 축적한 물질적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결심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가족이 있는 시니어 의 경우 가족이 사전에 기부행위 등 재산의 처분과 관련된 가장의 결정에 협조하지 않으면 가장의 좋은 뜻은 공염불이 됩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도 가진 땅을 국가에 헌납하는 문제를 놓고 부부간 의견대립으로 극심한 가정 불화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결국 톨스토이가 가출하여 객사한 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재조명 해 보겠습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이자 위대한 사상가인 톨스토이가 재산의 사회환원에 대한 자기의 소신을 관철하려다 부인 소피아와 불화로 결국 톨스토이는 1910년 10월 28일 가출하였고 가출 후 20여일 만에 러시아 서부의 한적한 시골 간이 기차역 관사에서 객사했습니다.
톨스토이 생존 시 러시아는 일부 극소수의 황족과 귀족들 만이 넓은 농토를 점유하며 많은 농노(農奴)를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당시 농노들은 인권이 없었으며 노예신분으로 매매의 대상이 되었고, 인간이하의 처참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톨스토이는 강의와 저술을 통하여 러시아가 후진국에서 탈피하여 서구 선진국과 같은 산업국가로 발전하려면 귀족들이 농토를 산업용지로 내어놓고, 농노들을 해방시켜 산업역군이 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상류층도 톨스토이의 생각이 옳다는 데는 동의했으나, 자신이 소유한 농토와 농노들을 내놓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오랜 사색과 고뇌를 거듭하던 톨스토이는 말년에 이르러 자기가 소유했던 농토를 농노들에게 배분하였고 농노들을 해방시켰습니다. 비록 톨스토이가 대의에 입각하여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실천에 옮겼지만 톨스토이 가족은 하루 아침에 가산을 상실하는 절망을 감수해야 만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톨스토이의 부인 소피야 베르스 여사의 반발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성자의 반열에 오른 톨스토이였지만 부인의 반발을 참지 못하여 1910년 10월28일 가출을 감행했고, 가출 후 20여일만에 러시아 서부의 한적한 간이 기차역 아스타포보의 역장 관사에서 객사했습니다.
톨스토이의 임종소식을 듣고 한결음에 달려온 부인 소피아 베르스 여사는 결혼직후 부터27년동안 16차례 임신을 했고, 13명의 아이를 낳았으며, 악필로 유명한 톨스토이의 원고를 일일이 깔끔하게 정서해준 훌륭한 조력자였습니다.
톨스토이가 죽고 불과 7년 뒤인 1917년,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러시아 황실과 귀족들은 재산을 강제로 몰수당했습니다. 그들이 소유하고 있던 농노들은 해방되어 혁명의 주체 세력으로 군림했습니다. 혁명이후 러시아의 사정은 오늘 이야기의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줄입니다.
양의 동서를 불문하고 사람이 살면서 작은 죄를 짓지 않고 살아 가기가 어려운 세상입니다. 예를 들면 때로는 가족 간에도 서로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때로는 선의의 거짓 말을 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작은 죄는 어쩌면 살면서 보통사람이 감당해야 할 필요 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악을 저질러도 좋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세상살이에서 자신의 마음과 같이 절대 순결을 지켜 나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뜻입니다.
필자는 우화(寓話)를 좋아합니다. 다음은 원문이 영어로 된 우화입니다만 그 내용이 짧기 때문에 원문전부를 아래에 인용합니다. 우화의 제목은 The Three Student Devils(세 사람의 악마 실습생)입니다:
There were three student devils in hell who were about to accompany their teacher to earth for some on-the-job experience as devil interns. Their internship supervisor asked them what techniques they planned to use to get people to sin.
The first devil said, “I think I’II use the classical approach. I’ll tell people, ‘There’s no God, so sin up storm and enjoy life.’”
The second little devil said, “I think I’ll use a more subtle approach. I’ll tell people, ‘There’s no hell, so sin up a storm and enjoy life.’”
The third little devil said, “I think I’ll use a less intellectual approach. I’ll tell people ‘There’s no hurry so sin up a storm and enjoy life.’”
To which little devil have you listened lately? What are you putting off in your life?
이 우화의 출처는 “The Sower’s Seeds 120” 입니다.
우화 The Three Student Devils는 비교적 쉬운 영어로 쓰였기 때문에 지면을 절약하기 위해 여기에 번역문은 실지 않겠습니다. 다만 우화가운데 “up a storm” 이라는 다소 생소한 관용적인 표현이 나옵니다. The Oxford American College Dictionary에 의하면 “up a storm”은 “perform the specified action with great enthusiasm and energy” 즉 “(하도록)예정된 행동을 대단한 열정과 에너지로 실행한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위 우화에서 세번째 악마 실습생이 게으른 사람을 유혹하려고 작정한 수법에 특히 눈길이 갑니다. 누구에게나 잘 먹혀 들 수 있는 사람들의 게으름을 부추기는 것입니다. 악마 실습생은 “급할 것 없다 마음껏 게으름을 피워라” 라고 선동 질 합니다. 게으른 사람의 속성을 꿰뚫어 보고 유혹하는데 정곡을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악마실습생은 하루 하루를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을 시샘하여 게으름의 늪에 빠지게 타락시키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게으름을 피우는 것도 거짓말 등 다른 부도덕한 행위와 더불어 작은 죄를 범하는 행위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게으름은 만 악의 근원 입니다.
개체의 정체성이란 나무의 나이 테 같이 하루하루의 일상이 켜켜이 쌓여서 무늬를 이루는 수많은 일상적 흔적의 고유한 집적이라고 생각 합니다. 따라서 개체의 성실한 일상이 기본적으로 개체의 고유한 정체성을 이루는 기초인자가 된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무엇보다 부지런한 일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야 할 것 같습니다.
◈게으름에 관한 명언 몇 가지 소개 합니다.◈
☞An idle brain is the devil’s workshop
게으름은 악마의 직업장이다.
English proverb(영국 속담)
☞Far from idleness being the root of all evil, it is rather the only true good.
만악의 근원인 게으름과 담을 쌓는 것은 유일한 선(善)이다.
Soren Kierkegaard(1813-1855)덴마크 출신 철학자
☞Shun idleness. It is a rust that attaches itself to the most brilliant metals.
게으름을 회피하라. 게으름은 눈부시게 반짝이는 금속에 달라붙는 녹이다.
Voltaire(1694-1778) 불란서 계몽철학자.
☞Blessed is the man that has found his work. One monster there is in world, the idle man. 자신의 일을 가진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빈둥거리는 한량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괴물이다.
Thomas Carlyle(1795-1881) 스코트랜드 출신 철학자.
☞Nobody can think straight who does not work. Idleness warps the mind. Thinking without constructive action becomes a disease. 일하지 않는 사람 치고 올바른 사고를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게으름은 사람을 사악하게 만든다. 건설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생각만 하면 질병이 된다.
Henry Ford(1863-1947) 미국 포드 자동차 창업자.
자료출처. Forbes “Book of Quotations”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