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와 레알마드리드간의 관계는 축구인이라면 상식으로 알아두죠.

1925년 6월 14일, 경기중에 울려퍼지는 스페인 국가(國歌)를 향해 카탈루냐인들이 야유를 퍼붓자,마드리드의 군사정권은 즉각 보복에 들어갔다. 한스 갬퍼를 의장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6개월간 경기장을 폐쇄시켰다.당시 스페인 국내 상황은 매우 혼란하였다 - 루이 14세의 손자로부터 시작된 부르봉 왕가는 무능하기 짝이 없었고, 스페인의 토지를 대다수 차지한 대지주와 교회권력에 반하여, 대개 소작농인 농민과 노동자는 비참한 삶을 살고 있었다. 거기에 더불어 1923년부터 시작된 프리모 데 리베라의 군사독재정권은 가혹하기 짝이 없었다. 세계대공황은 일종의 결정타가 되었다. 대공황의 여파는 리베라 정권과 왕정의 붕괴로 이어졌다. 알폰소 13세를 퇴위시키고 출범한 제 2공화정은, 좌우익간의 갈등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1936년에 좌파 총 연합인 "인민전선"이 총선에 대승, 정권을 장악한다. 인민전선은 대토지 소유문제를 비롯한 여러가지 불합리한 제도를 개혁하고자 했으나, 기득권세력의 엄청나나 반발에 시달렸다. 이때, 지주와 교회, 그리고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지원을 받는 프랑코가 반란을 일으켰다. 내전은 클럽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바르셀로나는 혁명과 공화주의의 근거지였기 때문이다. 이에 극우 국가주의자들은 바르셀로나 의장 호셉 슈뇰(Josep Sunol)을 암살하고, 클럽을 향해 폭탄을 투척하기도 했다. 파시스트 군대의 압도적인 공세 속에서 시민들과 국제여단(외국인 의용병)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지만, 지주와 자본가, 교회, 히틀러와 무솔리니에게 지원을 받아 강력한 세력을 구축한 프랑코의 상대가 되지 못하였다. 1939 년 3월 25일, 바르셀로나가 파시스트 군대에 의해 함락당하고 공화국은 종말을 고한다. 이제 유일무이한 독재권력자가 된 프랑코는 카탈루냐의 색채를 지우기를 명령했다. 카탈루냐의 자치를 박탈하고, 카탈루냐어의 사용을 금지시키고, '카탈루냐를 상징하는 모든 것'을 없애버리게 했다. 클럽에도(바르셀로나는 유일하게 영국식으로 FC를 사용한다) FC 바르셀로나(Futbol Club Barcelona) 라는 명칭 대신에 스페인식인 바르셀로나 CF(Club de Futbol Barcelona)를 사용하게 하였으며, 클럽 휘장의 카탈루냐 기(노란색 바탕에 붉은색 줄)를 제거해버렸다. 레알 마드리드의 열렬한 후원자인 프랑코는 막대한 지원을 퍼부었다. 그것은 카탈루냐 인으로 하여금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더 강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그들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는 스페인 색채가 강한 클럽 에스파뇰(Espanol-'에스파냐인') FC 바르셀로나의 아성을 위협했다. 여 러가지 위기를 딛고, 44-45 시즌에는 원년 우승 이후 첫 우승을 이룩하고, 47-48, 48-49 시즌에 2연패를 달성하며 클럽 창설 50주년을 자축했다. 바르셀로나의 위대한 선수중 하나인 쿠발라(Kubala)의 등장과 함께, 50-53 시즌 동안 바르셀로나는 중흥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다시금 리가 2연패를 달성하고, 심지어 51-52 시즌에는 다섯개의 컵을 안았다. 57년에는 FC 바르셀로나의 영원한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누 캄푸가 문을 열었다. 9만 8천석을 수용 가능한 이 거대한 경기장은 아직까지도 바르셀로나의 상징이다. 프 랑코의 기나긴 독재치하 동안, 바르사는 카탈루냐 인들의 상징이 되었다. 독재자에 의해 모든 희망을 잃은 카탈루냐인에게 희망은 오직, 오직 FC 바르셀로나 뿐이었다. 거만한 독재자에게 패배를 맛보게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축구 뿐이었다. 카탈루 냐 인들은 레알 마드리드를 독재자 프랑코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 바르셀로나와 레알의 경기, 일명 엘 클라시코 더비(el clasico derbi)는 카탈루냐 인들과 프랑코의 대리전이었다. 바르셀로나는 꾸준히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스페인 왕실과 독재자 프랑코의 절대적 지원을 등에 업은 이 시기의 레알 마드리드는 리가 5연패, 챔피언스리그 5연패라는 엄청난 위업을 달성한다. 계속되는 레알의 독주에 제동을 걸 인물이 절실히 필요했다. 1973년, 바르셀로나에 클럽 역사상 최대의 영웅이 될 요한 크라이프(Johan Cruyff)가 도착한다. 크라이프는 선수로서, 또 감독으로서 바르셀로나에게 수 많은 영광을 안겨주었다. 바 르셀로나의 역사에 장식을 할 또 한명의 인물은 호셉 루이스 누녜즈가 바로 그 사람으로, 독선적이고 거만한 그는 심지어 감독의 일까지 간섭하며 많은 이에게 지탄과 비난을 받았지만 -개성 강한 크라이프는 감독 시절 그의 간섭을 완전히 뿌리쳤다. 클럽의 회장으로서 22년간 재임하면서 바르셀로나는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 1975년, 36년간 철권 통치로 다스리던 프랑코가 죽었다. 비로소 에스파냐와 카탈루냐는 해방된 것이다! 후계자로 선정된 왕자 후안 카를로스 1세(Juan Calros I)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프랑코 독재정권의 악습을 뿌리치고, 민주적인 신헌법을 제정하고 상징적인 국가원수로서 남았다.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부활하고, 카탈루냐어가 다시금 사용되기 시작했다. 누 캄푸에는, 36년만에 다시금 카탈루냐 기가 휘날리기 시작했다. 군부 과격파는 시대의 변화에 눈감은채 쿠데타를 시도하며 독재정권의 부활을 꿈꾸지만, 국왕의 단호한 대처와 시민의 저항으로 무산으로 그쳤다. 이후 에스파냐는 민주화가 착실히 진행됐고, 92년에는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