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村)스럽다.”는 말이 있습니다. ‘미스 유니버스(Miss Universe)’ 대회(大會)에 나서는 미인(美人)들처럼 아름답지도 못하고 유명(有名)한 어느 배우(俳優)들처럼 멋져 보이지도 못하고, 어디서 주워 입은 남의 치마저고리를 걸친 듯 어색하고 화장기(化粧氣)도 없는 맨 얼굴(=쌩얼)의 시골 아낙이나 조금은 꾀죄죄해 보이는 촌부(村夫)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해서 우리는 흔히 “촌(村)스럽다.”는 말을 씁니다. 그리고, 어찌 생각하면 “촌(村)스럽다.”는 이 말은 그 무엇 또는 상대(相對)를 경멸(輕蔑)하는 좋지 않은 뜻의 말로 쓰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묘(妙)한 것은......... ;
‘저절로’가 아는 도회지(都會地)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웹 싸이트’에 올린 ‘저절로’의 글을 보고, 또는 직접 찾아오거나 만났을 때 하는 말들의 거의 대부분(大部分)이 ‘저절로’의 이 촌(村)스러운 삶을 동경(憧憬)한다는 사실(事實)입니다. 특(特)히 나이가 많아 늙었다는 말이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 지금의 삶의 짐을 매우 버거워 하는 사람들일 수록 강원도(江原道) 산골 외딴 곳에서 사는 한 늙은이의 촌(村)스러운 삶을 “부럽다.”고 합니다.
사회적(社會的) 지위(地位)나 외모(外貌)를 보아도 나보다 낫고, 그들이 사는 도회지(都會地)라는 곳의 문화적(文化的) 환경(環境)이나 생활여건(生活與件)이 이곳보다 훨씬 호화(豪華)롭고 편(便)하고, 숫자(數字)로 계산(計算)할 수 있는 재물(財物)을 따져보아도 나보다 몇 배(倍) 몇 십 배(十倍)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빈한(貧寒)한 촌로(村老)에게 “부럽다.”고 말합니다. 7평(坪) 반(半) 조립식(組立式) 원룸(one room) 형태(形態)의 울타리도 없는 작은 오두막에 살며, 이제는, 넥타이(necktie)를 언제 매었었는지 까마득하고 이발소(理髮所)에 발길을 끊은 지는 10여년(餘年)이나 지났으며, 이빨도 거의 다 빠져 질긴 고기 한 점 입에 넣으면 씹다 씹다 뱉어버려야 하는 수염(鬚髥) 허연 촌(村) 늙은이,
전(全) 재산(財産)이라고 해야 지금 살고 있는 오두막 하나, 10년 째 접어드는 1톤 트럭 하나, 컴퓨터 하나와 카메라 하나가 모두인 시골(村) 늙은이를 부러워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더더욱 묘(妙)하고도 묘(妙)한 것은....... ,
내세울 만한 재산(財産)과 자랑거리를 굳이 찾아본다한들; 작고(作故)하신 시부모(媤父母)와 경제적(經濟的)으로 무능(無能)한 남편(男便)과 자식(子息)들을 위(爲)해 결혼(結婚) 후(後) 40년(年) 동안을 오직 인고(忍苦)와 헌신(獻身)으로 애써주는 160cm에도 미달(未達)하는 작은 키의 아내와, 크게 속 한번 썩이지 않고 착하게 자라 준 3남매(男妹)와, 가족(家族)이라는 이름 속에 함께 어우러져 서로 아끼고 위(爲)하고 사랑하는 사위와 며느리와 손자(孫子)와 외손(外孫) 남매(男妹)들 뿐이니;
객관적(客觀的)인 제3자(第三者)의 입장(立場)에서 보면 “부럽다.”는 말을 하는 그 사람들을 거꾸로 ‘저절로’가 부러워해야 당연(當然)할 것이련만, ‘저절로’는 그네들이 조금도 부럽지 않고 오히려 재물(財物)이니 지위(地位)니 인간관계(人間關係)니 하는 것들에 묶인 채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타의(他意)에 속박(束縛)되어 살며 촌(村)스러운 삶을 사는 나를 부러워하는 그들이 측은하게 보인다는 사실(事實)입니다. 글쎄올시다.
쌓아둔 것 없으니 잃을까 걱정할 것도 없고 언제 어떻게 나누어 줄까 골치 아파할 것도 없으며, 자연(自然) 속에 묻혀 자연(自然)을 스승 삼아 자연(自然)을 닮아가며 올 때 그 모습 그대로 되돌아갈 날이 언제라 해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체면(體面)이니 격식(格式)이니 따질 것 없으니 꾸미고 가꿀 까닭도 없으며, 배고프면 먹고 졸리우면 잠자고 싸고 싶을 때 싸고, 순간(瞬間) 순간(瞬間)을 기뻐하고 범사(凡事)에 감사(感謝)하며 순수(純粹)를 향(向)해 한 발짝 한 발짝 씩 다가갈 수 있는 산골 늙은이의 촌(村)스러움과 자유(自由)
아마도 이것이 “부럽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내용(內容)과 까닭이 아닐까 합니다.
- * 저 절 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