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엔데가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랄프 이자우는
1956년 베를린에서 태어났어요.
세계적인 작가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것부터 질투가 나고요.
그래, 얼마큼 잘 썼나 보자, 그렇게 해서 읽기 시작한 것이 바로 비밀의 도서관입니다.
(후후, 우습죠?)
스물 네 살의 주인공 칼은 모험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용감함하고는 거리가 먼,
자신감도 없고, 결단력도 없는, 말하자면 망설임의 대가이죠.
그런 영향은 아버지로부터 시작되었다고도 할 수 있죠.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 어렸을 적부터 살림을 해야했던 그에게 아버지는 툭하면
"네가 뭘 할 수 있어?" 했다니까요.
그런 칼이 가장 잘 했던 것은 책을 좋아하고 환상을 믿었던 것.
그렇다면 환상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현실과 전혀 다른 상상의 나라를 말하는 것일까요?
이자우의 책에서 환상 세계는 현실과 다르면서도 현실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우리의 내면세계를 뜻합니다.
상상이나 환상이 없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 세상은 꿈도 미래도 없고 단지 현재 필요한 일만을 추구하는 삭막한 세상이 아닐까요.
더욱이 이 삭막한 세상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옳은지를 결정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그 세상은 사람들이 견해가 달라서 부딪히는 갈등이 없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세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그 세계에는 생기도 활력도 없겠지요.
진리가 여러 개 일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 못하도록 빈틈없이 감시하고 탄압하는 세상이겠지요.
소설에서 칼은 이런 세상을 실현하려는 악의 세력에 맞서 환상세계를 구하려고 노력합니다.
<끝없는 이야기>에서 칼 콘라트 코레안더는 말합니다.
이 세상에는 환상 세계에 절대 갈 수 없는 사람,
환상 세계에 가서 영원히 그곳에 머무는 사람,
환상 세계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사람 등의 세 부류가 있다고....
나는, 어떤 부류의 사람일까요....곰곰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 번째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실....환상 세계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사람이 두 세계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하네요.
동시대에 사는 랄프 이자우....
그의 환상소설을 읽으며 능력 부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설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ㅠㅠ
첫댓글 저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저도 절망하겠지요? ㅠ.ㅠ
절망에다가 비공감(?)도 약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