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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들은 장엄하게 솟아 오르는 동해의 일출을 볼려고 수도 없이 많이들 다녀 왔다고 하는 원한의 정동진을 난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구경
하게 되니 아침 일찍부터 행장을 꾸리는 내 마음 또한 몹시도 설레인다.
강릉으로 향하는 느림보 리무진 내에서 강 대장님께서 오늘 우리 느림보에 새로이 입회를 하신 몇 몇 분의 산우를 소개하신다.
서울 신림동에서 무려 한시간 삼십분을 달려서 오신 소리새님은 아무런 연고도 없이 우리 명품 느림보 산악회의 명성만을 듣고선
혈혈 단신으로 오신 아주 용맹 무쌍하신 여성분이시다.
일산을 비롯하여 서울에서 오시는 분들이 날로 늘어 나는 걸로 보아 아마도 우리 느림보는 올 해를 넘기지 않아 전국구로 그 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리고 또 한분의 새로운 산벗 카페오레님은 옆지기님이 담그셨다는 전통 막걸리를 작은 물병에 담아 오셨고 이를 조금 맛 보신 배 고문님
께서 정말 환장할 맛이라며 한모금을 건네 주셨는데 우선 황 신혜씨 허벅다리 처럼 희뿌연 땟깔이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할 뿐 아니라
텁텁한 막걸리 고유의 향내와 함께 입술에 척 들러 붙는 맛깔이 말로 표현키가 어렵다.
내가 이제껏 먹어 본 막걸리 중에서 단연 최고다.
카페오레님의 작은 물병이 원망스러울 따름인데 원래 막걸리는 희뿌연 색갈 때문에 탁주로 불리면서 서민들 술로 인식되어서 그간은
청주에 비해서 홀대를 받아 왔지만 요 근자에 들어 선 웰빙이다 머다 해서 심지어는 청주의 본향이랄 수가 있는 일본으로 까지 수출이
되고 있는데 사람들이 청주와 정종을 잘 구분치 못하는 경우를 왕왕 본다.
일제 때 어느 일본 사람이 우리나라에 들어 와서 일본 청주 술도가를 만들어서 생산해 낸 제품명이 정종이어서 우리나라에선 정종이
일본 청주의 대명사가 되었는데 조미료를 미원이라고, 땅 파는 굴삭기를 포클레인이라고 부르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마지막으로 강릉 휴계소에 잠시 쉰 우리 느림보 리무진이 하늘과 바다가 온통 쪽빛과 코발트색으로 염색된 동해의 푸른 해원이 넘실
거리는 해변 도로 옆 안인진 주차장에 당도한다.
차에 내리니 바쁘게 아가리를 아구 주둥이처럼 양껏 벌리고 심호흡을 무진장 해 본다.
뱃속에 진공 청소기를 집어 넣고 일주일간 쌓인 노폐물을 인정 사정없이 뽑아 올리는 듯 하다.
우보님께서 우렁차고 유창한 영어로 기념 사진 촬영을 위해 느림보님들을 불러 모으시는 와중에 우리 일행들 옆으로 흰색 승용차 한대가
소리도 없이 미끄러져 들어 온다.
색안경을 요염하게 엎어 쓴 여성 드라이버 옆 조수석에는 얼굴에 개기름이 줄줄 흐르는 놈팽이 한 넘이 두발을 다시방 위에 올린 여유로운
포즈로 널부러져 있는게 창날처럼 내 뷰 파인더에 사로 잡힌다.
갑자기 두 다리에 힘이 쭈욱 빠지면서 내 시선은 온통 그너무 놈팽이 쪽으로만 향한다.
내가 일평생을 꿈 꾸어 왔던 소박하고 자그만 염원이 뭔 줄 아세요?
저 놈팽이 놈처럼 괜찮은 여성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옆 조수석에 빈대 붙어 천하를 주유하면서 산해 진미에 쐐주 양껏 마시곤 눈까리에
띄는 아담한 모텔로 들어 가서 청룡 황룡이 승천하는 운우 지정을 함 나눠 보는 것 임다.
부러운 마음 반 존경하는 경외심 반으로 놈팽이 넘을 건너다 보는 내 처량한 몰골이 너무도 한심스러우면서 지긋 지긋한 예팬네 생각이
떠 오르는 건 또 무신 아이러니인지 잘 모르겠다.
난 자동차 여행이 있으면 평생을 핸들을 잡았고 제 예팬네는 비대한 몸집 때문에 조수석에 앉지도 않는다.
뒷 좌석에 비스듬히 자빠져 누워선 연신 코를 골면서 통귀 꺼정 시도 때도 없이 뿜어 댄다.
원래 임금에 관해선 일반인들과는 완전히 다른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얼굴은 용안, 똥은 매화,변기는 매화틀이라고 부르고 방귀는
통귀라고 부르기 때문에 우리 집안의 여제이신 제 예팬네의 방귀는 만부득히 통귀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함께 자동차 여행을 하노라면
눈에 띄는 휴계실이나 괜찮아 보이는 식당을 구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그 날도 진부령으로 가는 어느 휴계소에서 세숫대야 돈깨스를 배가 터지게 잡수시곤 채 30분을 달리지 않아 길거리에서 파는 스폰지 처럼
생긴 술떡이 눈에 보이니 차를 멈추라 시기에 부리나케 달려 가서 강아지 대갈통만한 걸로 두 개를 사서 뒷좌석으로 집어 던졌다.
술떡 두개가 금새 박살이 나서 야구공 크기만 해 졌을 때 이너무 예팬네가 내가 제일 싫어 하는 짓꺼리를 해 대기 시작한다.
아마도 나에 대한 애정 표현이겠지만 아직 식사를 하지 않으신 산벗님들은 바를 더 이상 내리지 마시길 당부드립니다.
다음의 제 글을 읽으면 싸르트르의 구토가 금새 왈칵거립니다.
귓구멍이나 콧구녕으로 연신 쑤셔 넣어선 누런 코딱지를 쉼 없이 후벼 파던 그 손꾸락 씻지도 않은 채 술떡을 조물 조물거려선 탁구공
정도로 돌돌 말아서는 여보! 입 벌려 하구선 구슬치기 하듯이 내 입으로 던져 넣는다.
찝찔한 그 맛.
산 밑은 벌써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괘방산으로 오르는 능선은 지난 번 내린 폭설이 아직도 온전한 모습으로 고요히 숨 죽이고 있다.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하는 설산의 이색적인 풍광에 모두들 연신 탄성을 자아 낸다.
동해 일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괘방산은 쪽빛 하늘과 코발트색 해원이 앙상블을 이루며 조망의 극치를 이룬다.
동해는 융기 해안이어서 수심이 깊으면서 해변에 아름다운 암반이 잘 발달되어 있고 서해는 침식 해안이어서 수심이 완만하면서 탁주처럼
물이 맑지 못한 특징이 있으며 남해는 다도의 리아시스식 해안이 형성되어 오밀 조밀한 맛이 압권인데 내 친구 산적은 대게로 유명한
경북 영덕이 고향이다.
하산 직전 어느 안부에서 점심상을 펼치게 되었는데 우리 좌석엔 강 대장님,내 친구 본즈,에쉴리님,단비야님,카페오레님,소리새님이
합석을 하여 막 수저를 드는데 거구의 우보님이 손바닥으로 가슴을 둥 둥 치며 욱 욱 소리를 내는 마운틴 고릴라처럼 쿵쾅 거리며
올라 오시더니 강 대장님 어디 있냐며 좌중을 둘러 보신다.
자신이 이렇게 빨리 등정을 했노라 하는 걸 입증도 할 겸 자랑도 할 겸 해서 강 대장님을 찾으니 오늘 따라 등산모에서 부터 발끝 꺼정
완벽한 코디를 하신 오못쨩처럼 예쁘신 강 대장님께서 잠시 일어 서면서 예의 배시시한 말투로 저 여기 있느데요 하니 우보님 왈.
아 아 난 강 대장님이 하도 작아서 잘 보질 몬했습니다. 지송합니다.
작아도 넘들 신는 등산양말 똑 같이 신는다 면서 털썩 자리에 앉는 강 대장님이 오늘 따라 몹시도 구엽게 보인다.
경상도 청도 출신이신 우보님은 강 대장님의 작은듯 하면서 앙증맞은 모습이 넘 예쁘다라는 표현을 흔히들 말하는 반어법을 구사하여
작아서 미처 보질 못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은 극찬을 하는 경상도 특유의 표현 방법이다.
이를 잘 모르는 이들은 한마디로 밥맛 없는 표현이랄 수도 있지만 구래도 자꾸 친해서 여러번을 듣다 보면 곰삭은 맛처럼 감칠 맛이
나기도 하는데 내 친구 산적은 연애 시절 미대를 다녔던 부인의 졸업 작품전에 가선 대낮부터 불콰하게 한잔 마시곤 이런 그림이라면 발로
그려도 이 정도는 그리겠다는 극찬의 반어법을 썼다고 한다.
안 맞아 죽고 살아 남은 것도 다행인데 결혼 후에는 밥상에서 아들이 밥투정을 하면 아주 간단한 처치법을 구사했다고 합니다.
아무 말 없이 아들넘 숟가락을 뺏어 버리고 만 하루 정도가 지나면 밥투정 같은 건 눈을 씻고 보아도 볼 수가 없는 가정이 된다는 것인데
어느 날은 회사에서 바이어들과 늦도록 접대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 오니 아들 넘이 아마도 배가 고팠던지 조금 시끄럽게 울었던 가 보다.
부인이 부엌으로 나가 잠시 분유를 타서 안방으로 돌아 오니 산적은 이미 꼬꾸라져 잠이 들었는데 아들넘의 모습이 보이질 않더란 것이다.
귀신에 홀린 듯 하여 잠시 정신이 아뜩한 부인이 한참 뒤에야 아들 녀석을 찾았는데 글쎄 우는 아들넘이 시끄럽다고 장농 속에 집어
넣고는 장농문을 닫아 버렸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보님께서 야생화님의 꼭지를 완조니 돌아 삐리게 맹글어 버린 또 다른 반어법(?) 구사가 있었다고 하는데 강 대장님께서
내 정갱이를 발로 걷어 차는 통에 아무래도 오푸 더 레코드로 해야 겠습니다. 흐 흐.
난 몇 개월을 야생화님과 함께 산행을 하면서도 말씀하시는 걸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빼어난 외모 때문에 외국분이신 가 했었는데
이번 산행에서 처음으로 몇 마디 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정동진 해변의 히까번쩍하는 금모래 은모래에서 여러 느림보님들이 촬영에 여념이 없으시다.
옆에 계시는 분들이 돌삐 당신은 왜 사진을 찍지 않느냐고 하시면서 나중에 나이 들면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다고 하신다.
난 구냥 내 얼굴이 적들의 정보기관에 포착되면 내 생명이 위태롭기 때문이라며 아무도 믿지 않을 농담을 던지지만 사실은 사진이라고
찍어 봐야 허옇게 쉬어 버린 대갈통에 맹꽁이처럼 톡 불거져 나온 배시대기 때문이란 말은 차마 할 수가 없다.
구래도 아직은 꿈만은 접질 않았답니다.
항 신해씨 같은 분과 그림같은 펜션에서 누드씬 촬영하는 그 날은 여태 꺼정도 손 꼽아 지둘리고 있습죠.
지체된 시간 때문에 돌아 오는 차내에서 설왕 설래를 거쳐 결국엔 잠수함 전시장은 눈팅만 하고 주문진 항에서 약 한시간의 여유시간을
배정 받았는데 어시장 입구에서 우연히 염 고문님,에쉴리님,유금화님,손희정님을 만나 동행을 하게 되었는데 알이 꽉 찬 도루묵 구이를
본 에쉴리 여사님이 서울 촌X 답게 무슨 생선이냐시며 생침을 꿀꺽인다.
난을 피해 몽진을 하던 임금께서 양식이 없을 때 어떤 어부가 서민들이 값 싸게 먹던 도루묵을 진상해 올리자 시장끼 때문에 몹시도
맛나게 드셨던 임금께서 생선 이름을 묻자 목어라 답하니 흰 뱃살이 너무 고운 생선을 목어라 부르면 어쩌냐시며 은어라 이름 지어
주었는데 후일 궁중에 돌아 온 임금께서 목어가 생각나서 잡아 올려 먹어 보니 도무지 당시 몽진길에 먹던 맛이 아니여서 도로 목어라고
불러라 해서 도루묵이라 이름 지어 졌는데 세간에서 말하는 말짱 도로목이란 말의 어원인 도루묵은 근자에 들어선 담백하고 깔끔한 맛
때문에 도로 은어가 될 정도로 꽤나 가격이 비싸다고 한다.
도루묵 한접시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없어지자 양미리 구이,산오징어 구이가 연신 식탁에 올랐지만 염 고문님을 비롯한 우리 남정네
들은 접시에 떨어 진 도루묵 알 몇 점만을 겨우 입에 넣었을 뿐인데 결국엔 도룩묵 한접시를 추가 주문을 하고서야 세 여성분들이 젓가락
을 놓으신다.
빈이빨 공허하게 쑤시면서 돌아 차 중에서 내내 드르륵 드르륵 하면서 내 카드 긁던 기계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다음 주는 축령산에서 올 해의 시산제를 겸한 산행이 성대하게 펼쳐 진다고 합니다.
그동안 개인 사정으로 정기 산행에서 뜸하게 얼굴을 뵈었던 많은 분들이 함께 하는 좋은 시산제가 꼬옥 되었으면 합니다.
탄천변에서 상어 잇빨 돌삐 드립니다.
첨언 : 오리역에 하차를 하니 선두 이 대장님께선 주최하는 호푸 잔치가 기달리고 있어 우연히 참석을 하였는데 뜬금없이 식탁에 생일
케잌이 놓여 진다.
오늘이 강 대장님 생일이라신다.
오늘 따라 진보랏빛 등산복이 유난히 아름다워 보이시더니 아마도 본인의 잔칫날이라 그리 하였던 가 보다.
한 모임을 책임진 그 무게가 과연 무겁긴 무거운 가 봅니다.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야 마땅하였을 터인데 애써 무거운 발걸음으로 우리 느림보를 위해 봉사하신 그 마음이 너무도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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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런연이 있었군요. 드립니다.
늦게나마 강대장님
똘삐님 이번글은 수질이 넘 맑아요 .
고기가 못살지,,,,,,이,,,,,,,,않을까요
순수하게 쓰신 괘방산산행기 넘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해요
기회가 되면 동동주 한병 가지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강대장님
괘방산엔 이제 막 봄이 당도하나 봅니다..
..어찌나 미끄럽고 질척거리는지,카드긁는 소리 재미나게 감하면서,, 넘치시는 애정을 엿보게 됩니다..
쌓여있던 눈이 따사로운 햇살에 녹기 시작하면서,,
오르락 내리락, 리드미컬했던 산행이였습죠. ^^
맛난 도루묵에
사모님께의 반어법
울님들의..감사합니다.를 하루일 받았습니다.)당하여..
어찌하여..소문이 퍼져가지고..분에 넘치는
울님들께 너무 고맙고 민망하여 몸들바를..
돌삐님의 산행기를 통해 화요일 풍경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목요연하게 보입니다.
맛난 도루목 돌삐님께서 사셨군요.
저는 버스에서 내리지마자 세분 고문님들께 납치(
쫄깃한 생선회에 향긋한 멍게까지..고문님..아주 아주 고마웠습니다.ㄳㄳ..
애정어린 우보님의 반어법도 사랑합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소중한 자리에 끼지 못하여 아쉽습니다.
돌삐님의 산행기는 그림 없는 만화랄까
읽어내려가면 절로 미소가 띠어지는 허영만의 작품 같습니다.
고옹님~~시간 내주시면 아이스크림 살께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