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찌낚시의 심장 - 릴
릴찌낚시에 있어 낚싯대가 몸의 역할을 한다면 원줄은 그 몸을 도는 피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릴은 그 피를 원활히 돌게 하는 심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릴찌낚시라는 표현 자체에서도 릴이 찌낚시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릴은 단순히 원줄을 감고 풀어주는 역할만 한다고 생각해서는 오산이다. 그 단순한 역할마저도 제때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릴찌낚시는 그 기능을 상실하고 만다. 단지 대상어를 감아올리는 수단의 도구로만 릴을 다룰 게 아니라 알지 못했던 릴의 역할을 하나하나 파악해 좀더 효과적인 낚시를 할 수 있어야겠다.
▲ 릴의 각 부위별 명칭과 재질
릴은 일반적으로 크게 바디와 내부 부품, 스풀에 따라 재료가 구분된다. 과거에는 값싼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무게와 외장이 지금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량화와 세련된 디자인을 위한 재료의 개선으로 국내 릴의 우수성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바디는 보통 글라스 수지를 일정 비율로 혼합해 강도와 무게를 조절한다. 간혹 헐값에 수입되는 제품 중 바디가 견고하지 못한 것은 글라스 수지의 함량이 적은 것이 대부분이다. 고급 제품은 바디를 알루미늄 합금이나 다른 고급 소재를 이용해 만들어 더 단단하고 외형유지가 잘되며 부식이 적은 소재를 이용해 제작된다.
내부 재료는 부식성과 마모성이 낮은 아연과 황동이 주로 쓰이는데 내구성 또한 강하다. 스풀은 플라스틱제품을 제외하면 거의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다. 가벼울뿐더러 외관디자인을 우수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더구나 원줄이 직접 감기는 부분이므로 마모성이 적고 강도가 뛰어나야 함은 물론 원줄에 흠을 내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알루미늄 소재가 주를 이루는 것이다. 그 외에 바닷물과 손이 직접 닫는 로터나 핸들 부위는 크롬 혹은 다른 재료들로 코팅되어 부식이 되지 않게 하고 외관을 오래도록 유지해 준다.
LB릴은 무조건 쓰기 좋다?
대물을 걸었을 때 흔히 LB릴이 일반 드랙릴보다 사용하기 편하다고 한다. LB릴은 레버를 쥠으로써 스풀이 역회전하는 것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데 비해 드랙릴은 나머지 한 손으로 조여야 스풀이 역회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물과의 파이팅시 드랙에 신경 쓸 겨를이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일반 드랙릴보다 LB릴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LB릴의 브레이크 기능은 순전히 사용자의 조작에 의해 이루어지는 하나의 테크닉이며 릴 자체가 대물과의 파이팅을 수월하게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특히 초보의 경우 스풀이 역회전해주어야 하는 시점에서 레버를 당겨 낚싯대에 과도한 부하가 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총을 쏜다’라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고기를 걸었다고 해서 무턱대고 레버를 쥐어 릴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은 고기를 제압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초보의 경우 일반 드랙릴의 감을 충분히 익힌 후 스풀의 역회전하는 타이밍을 잘 감지한 뒤 LB릴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낚시고수의 경우 대상어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므로 상황에 따라 LB릴을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일반 드랙릴에 비해 다소 장점을 느낄 수 있다.
번수에 대한 이해
일반적으로 3000번 릴, 4000번 릴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이 번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기껏해야 3000번 릴은 일반적인 릴, 5000번 릴은 대형 릴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각 제조사마다 번수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있다. 3000번 릴을 예로 들면 3호 원줄이 150m 감기는 릴을 말한다. 4000번 릴이라면 4호 줄이 150m 감기는 릴을 말하며 3500번의 경우 3.5호 줄이 150m 감기는 릴을 뜻한다. 그러므로 3호 원줄을 주로 쓰는 일반 릴찌낚시에서는 3000번 혹은 3500번 릴이 쓰기 적당하고, 대형 어종을 낚기 위해 굵은 원줄을 쓰는 경우나 200m 이상 많은 양의 원줄을 감기 위해서는 높은 번수 대, 즉 5000~8000번 대까지의 릴을 사용하면 된다.
릴 역시 낚싯대의 호수와 비례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1호대의 경우 견딜 수 있는 무게 하중이 비교적 일반화되어 있다. 평균 2.5호에서 3.5호 내외의 원줄을 사용하며 이에 맞추어 2500번에서 3500번 대의 릴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기어비는 무조건 높은 게 좋은가?
5.2:1 혹은 4.6:1이라는 기어비를 표기해 놓은 것을 보았을 것이다. 기어비는 핸들을 한 바퀴 돌렸을 때 로터가 회전하는 비율을 표기한 것이다. 5.2:1의 비율은 핸들을 한 바퀴 감으면 로터가 5바퀴와 5분의 1을 도는 것이다. 즉 스풀에 원줄이 5바퀴 정도 감기는 셈이다.
초보의 경우 핸들을 한 바퀴 감았을 때 무조건 회전이 많이 되는 릴이 좋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릴찌낚시처럼 구멍찌를 먼 거리까지 흘려 빨리 감아야 할 경우는 회전이 빠르고 많이 되는 것, 즉 기어비가 높은 것이 좋다. 하지만 루어처럼 릴의 감는 속도에 따라 액션이 달라지는 경우 무조건 기어비가 높은 릴을 선호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말 그대로 루어를 끌어 올리는데 무조건 빨리 감긴다면 루어의 액션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도 않을뿐더러 루어가 수면 위로 빠져 나올 때 갑작스럽게 튀어 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어비는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선택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일반 찌낚시의 경우 5.2:1정도가 표준이며 5000번 사이즈의 경우 4.6:1, 6000~8000번 대의 릴은 기어비가 4.2:1 정도로 거의 정형화되어 제작된다.
기어비가 빠르면 릴 자체에 부하가 많이 걸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릴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가 있다. 따라서 대형 릴의 경우 깊은 수심을 공략하고 대상어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기어비를 낮게 제작해 강한 힘에도 견딜 수 있게 되어 있다.
▲ (1)의 경우 몸체 가운데 축 부분에 베어링이 들어가 있다. (2)는 드라이브 기어로 핸들을 돌리면 축과 맞물려 회전을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눈에 보이는 작은 베어링이 장착돼 있다. (3)은 로터로 회전하면서 우너줄을 감아 들인다. 그중 원줄이 직접 닿는 라인 롤러 부분에 베어링이 들어 있다. 이 세 개가 가장 기본적인 베어링이라 할 수 있다.
베어링 과연 많은 것이 좋은가?
릴의 가치 척도를 베어링 수에 기준으로 둔 것이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흔히 베어링 수가 많은 것이 좋은 릴이라는 인식은 낚시꾼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저가의 릴 중에는 베어링이 단 한 개만 들어 있는 릴도 있다. 물론 베어링이 많아 좀 더 효과적으로 대상어를 제압할 수 있다면 낚시꾼에게도 득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릴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베어링 수는 3~7개 사이다.
3개의 베어링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핸들을 회전시키면 로터가 회전하는데 그 중간에는 자동차의 크랭크와 같은 기능을 하는 긴 회전축이 있다. 먼저 핸들을 돌리면 발생하는 회전을 그 축에 전달해야 하는데 그것이 드라이브 기어다. 그리고 드라이브 기어를 따라 축에 전달된 회전이 로터를 회전 시키는데 이 회전을 담당하는 베어링이 메인베어링이다. 마지막 세 번째가 로터의 라인롤러에 포함된 베어링인데 원줄과 직접 닿아 원줄과의 마찰을 줄여 줌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3개가 가장 기본적이고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베어링이다.
7개가 기본이 되는 것은 로터의 아랫부분과 메인베어링 그리고 드라이브 기어 등에 2개씩 베어링을 사용해 회전을 더욱 부드럽게 하고 소음을 줄임과 동시에 제작자의 개별적 의도에 따라 릴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삽입한 것들이다. 최근에는 12볼 베어링처럼 베어링 수가 눈에 띄게 많은 릴들을 판매, 제작하는 데 꼭 필요한 기능인지는 낚시꾼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권사량은 꼭 지켜야 하나?
릴을 구매하면 제품마다 권사량이라는 것이 있다. 스풀에 따라 호수에 맞는 줄이 감기는 양을 나타낸 것인데 이는 지키는 것이 좋다. 권사량이 3호 150m라면 그에 맞는 원줄을 구입해 감아주는 것이 좋다. 스풀에 원줄을 감다보면 라인롤러의 홈과 감긴 원줄이 평행을 이루는 구간이 생기는데 이때 릴의 밸런스가 맞아진다. 이는 스풀에 70% 정도의 원줄이 감겼을 때를 말하는데 릴찌낚시를 할 때 일반적으로 가장 흔하게 원줄이 풀려 나가는 양에 맞추어 균형을 이루게 제작한 것이다. 너무 적은 양의 원줄을 감는다거나 반대로 많은 양의 원줄을 감아 사용할 경우에는 불필요한 갭이 생겨 줄이 꼬이거나 쓸데없는 부하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스풀의 크기에 맞는 원줄과 적당량을 감아 쓰는 게 바른 방법이다.
사용시 주의점
일반적으로 낚시꾼이 릴을 보관할 때는 역회전 방지 레버를 꼭 OFF상태로 해놓을 필요가 있다. 레버를 ON으로 해놓을 경우 결과적으로 역회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철수시, 혹은 릴을 따로 보관하지 않고 낚시가방에 넣고 운반하는 경우 역회전으로 충격이 가해지면 릴이 망가지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ON으로 해놓으면 충격이 가해져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파손될 우려가 없다. 릴을 손질할 때 몸체만 분해해서 닦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좋지 않다. 원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로터의 회전롤러를 손질해줘야 한다. 회전 롤러는 외부에 노출되어 있을뿐더러 원줄을 타고 올라오는 바닷물이 가장 많이 닿는 부분이므로 부식이나 마모에 항상 유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옆의 나사를 풀어 베어링을 꺼내 염분을 제거하고 ‘구리스’ 같은 오일을 발라주면 된다. 만약 롤러가 제대로 회전하지 않으면 원줄과 롤러 사이의 마찰이 심해 원줄이 쉽게 상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바다낚시 릴의 종류
일반적으로 바다낚시에 쓰이는 릴은 크게 스피닝릴과 장구통릴로 구분된다. 스피닝릴은 스풀이 상하로 움직이면서 주위의 로터가 회전하며 줄을 감아 들이고, 장구통릴은 스풀 자체가 회전하며 줄을 감는 차이가 있다. 스피닝릴은 다시 스핀 캐스팅릴로 분류되는데 루어낚시에 주로 사용하며 캐스팅에 중점을 두어 제작된 릴이다.
장구통릴은 캐스팅릴과 일반 배낚시용 릴로 나뉜다. 캐스팅릴은 소형 어종에 맞는 베이트 캐스팅릴과 돌돔 같은 대형 어종에 맞는 서프 캐스팅릴로 구분되며, 배낚시용 장구통릴은 캐스팅을 하지 않고 채비를 하강만 하면 되므로 캐스팅보다는 원줄을 감고 내리는 기능 위주로 설계되어 있다. 배낚시용 릴의 경우 100~200m를 감아올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동장치가 부착되어 자동으로 감아올리는 기능을 가진 것도 있다.
릴찌낚시의 가장 기본적인 도구이자 중심 장비인 릴에 대한 스펙과 사용시 주의할 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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