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疊疊山中)
가기묘묘(佳期渺渺)
갈수록 태산이고
아름다운 날들은 아득하기만 하구나!
개안타!
다 지나간다이...
그 머시라꼬...
머시 걱정이고?
으이?
사람 죽은데 비해라!
그라믄 안되겠나?
하늘이 무너지면
니 보다
키 큰 사람이 먼저 죽고
니는 부시러기 맞으니
죽지는 않을끼고
니는 키가 작아서
이마 빡칠 일이 없으니 된기고
니는 길가에 있는
전봇대만 조심하면 된다.
자!
단디 들어바라이!
권력있는 사람
감옥에 있고
돈 많은 사람
병원에 있고
어제 죽은 재벌(財閥)은
오늘 라면도 못 묵는다.
어제 죽었는데...
니는 라면이 머꼬
시원한 냉면도 묵을 수 있다아이가.
그라믄 됐지.
그냥
재미있게 살어
사는 거 별거 아이다.
당당하게
작은 것에 감사하고...
내가 살아 보니
정말 별거 아이더라.
으이?
알째!
그런데
머시 걱정이고?
걱정 할꺼면
딱 두가지만 생각해라!
지금
아픈가? 안 아픈가?
안 아프면
걱정하지 말고
아프면
딱 두가지만 생각해라!
나을 병인가?
안 나을 병인가?
나을 병 이면
걱정하지 말고
안 나을 병 이면
딱 두가지만 생각해라!
죽을 병 인가?
안 죽을 병 인가?
안 죽을 병 이면
걱정하지 말고
죽을 병 이면
딱 두가지만 생각해라!
천국에 갈 것인가?
지옥에 갈 것인가?
천국에 갈것 같으면
걱정하지 말고
지옥에 갈것 같으면
지옥에 갈 놈이
무신 걱정이고?
쎄리 때리 치아뿌라!
그냥 사는기다.
머시 겁이나노?
당당하게 사는기다.
알것나?
유언(遺言)?
그기 먼데?
열심히 살아 왔지만
죽는다 하는데
무신 말이 필요하노?
그걸로 고만 인기라!
새끼들한테 줄끼 없다.
그 우짜겠노?
그렇다고
도둑질해서 줄 수는 없는기고...
안 그렇나?
세상에 태어나서
좋은 세상 살게 했으면 됐꼬
잘 이해 해주면
다행이고
안그라면 할 수 없고...
그래도,
30년전
처음 결혼했던 마누라와
지금껏 잘 살아 왔는데
마누라한테 최고 미안타
그 다음 새끼들한테
쪼금 마이 미안치...
또,
부산 다대포 계신
작은 누님은
엄마와
다름없다고 했는데
보은(報恩)할 길이 없으니
그 분께 너무나 죄송하고...
그라고,
니 죽었다 해서
주변에 알리지 마라 캐라!
번거로운 일
머한다꼬 벌릴끼고?
알아서 찾아 오는 사람한테는
고마우니까
따뜻한 돼지수육 하고
소주는 대접하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일은
전혀 없을테니
가장 빠른 시간 안으로
평소 잘 입는 옷에
뚤뚤 말아 잘 태워서
뼈가루에 흰밥 비벼서
동물 지나가는 길에 뿌리면
최고 좋은데
바뿌고 다 기찬타.
고마,
물에는 뿌리지 말고
산에 뿌리면 안되겠나?
비목(碑木), 비명(碑銘)...
그딴거 다 필요없을 끼고
웃다가 잘 간다
그 한마디면 될끼다.
북두칠성으로 잘 돌아가서
안부만 전하면
그걸로
모든게 끝날 일 인기라!
그쟈!
안 그렇나?
비위사비(非爲死悲)
노가비야(老可悲也)
죽는 것이
슬픈게 아이고
늙어간다는 것이
더 슬프지는 법이데이.
누구나 다 그렇다.
안 그런 놈 나와바라 캐라!
한 여름날 저녁
또 비가 내린다.
하늘에
구멍이 났는 갑다.
율천(律天)!
그쟈?
甲辰年
七月 第二十天
寓居泗川 灑落堂
律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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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 그 머시라꼬...
律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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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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