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제국에 점령당한 진해시
매년 봄 진해에서 이충무공호국선양회가 개최하는 군항제는 불멸의 영웅이자 구국의 명장인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전승을 기리는 국가적인 대잔치이자 행사로 자리매김 한지 오랜 연륜을 쌓아왔다.
그러나 국민과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 치러지는 군항제 행사에 2년 전부터 디저트처럼 메뉴에 오른 단체가 있는데 그게 ‘국제군악의장페스티벌위원회(위원장 예비역 해군대령 이종길)’란 곳이다. 말이 국제행사이지 이 단체는 자국 육해공군 해병대와 몇몇 국가의 군악대를 초빙해 숙식과 항공료 및 체제비와 선물까지 증정하며 일회성 행사에 물경 10억이 넘는 돈을 펑펑 써대고 있다며 시민들의 성토가 드세다.
(진해시청 홈페이지 군항제 알림난)
이 행사를 위해 국비와 도비, 진해시민의 혈세는 물론 기업과 금융권에까지 도움을 받으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이재복 진해시장은 악화된 건강이 염려스러운데도 제3자 뇌물공여혐의로 법정에 서는 수모를 겪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금년도 군악의장페스티벌 행사에 일본자위대 군악의장대를 초청했다는데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금년도 군항제는 이충무공호국선양을 위한 축제가 아니라 망가진 굴욕의 축제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더군다나 군악의장페스티벌 위원회의 위원장이란 사람이 예비역 해군대령이라는데 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일부시민들은 축제는 축제일뿐이라는 논리도 개진한다. 그 말도 틀린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3.1절 행사를 하는 독립기념관 앞에서 국제행사랍시고 일본군 군악을 연주하는 게 축제란 말인가? 그렇듯,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경건한 군항제 행사기간에 국제행사를 빌미로 일본군악대를 초청해 군악을 연주하게 하는 것도 그와 같은 짓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재복 진해시장의 조부님은 국립묘지에 헌정된 마천독립만세운동의 항일투사인 이동개 애국지사이시다. 애국지사의 직계후손인 시장이 그것도 불멸의 호국명장인 이 충무공께 다례를 올리고 왜구(일본)를 격멸한 승전대첩을 기리는 군항제 행사기간 내에, 일본군군악대를 초청해 팡파르를 울리게 하는 것은 군항제의 본질을 추락시키는 행위라는데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필자가 알아본 바로는 일본자위대를 초청한 주역은 군악의장페스티벌이 아니라
진해시의 균형발전담당관실에서 교통정리를 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군악의장페스티벌의 위원장은 위인설관의 자리만 꿰찬 허수아비에 불과하며 누군가 책임질 사람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이 문제가 잘못 풀리면 단순한 지역행사의 미숙이라는 차원을 벗어나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게 할 중대한 문제로 비약할 것이다.
지나간 3월12일에는 일본 민주당 대표인 ‘오자와’라는 자가 엔고 상승을 빌미로 제주도를 사들이자는 망언을 내뱉었고 노무현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확고부동한 역사의식과 영토의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게 아니라 지나간 역사라는 수사어로 국민들을 현혹시키며 우리 주권에 대해 분명하지 못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해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비난 글)
하필 이런 때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민족사관을 고취시키는 불멸의 이순신을 기리는 민족자존심이 걸린 행사에 일본자위대 의장대를 초빙해 국민적 행사를 망가뜨린 군악의장페스티벌위원회는 국민과 진해시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될 것이다. 또한 이 충무공과 호국영령들이 통곡할 행위를 저지하지 못한 진해시와 이충무공호국선양회(이사장 김종문) 역시 지탄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진해시청 홈페이지 이미지 사진)
진해는 한 집 건너 해군가족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호국과 애국이 입에 달라붙은 곳이다. 그런 호국보훈의 도시에서 이 충무공 전승행사 기간 내에 울려 퍼지는 일본군군악대의 팡파르는 진해가 일본대제국에 점령당한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꼴뚜기가 제사상 망쳐놓은 것처럼 참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 진해시 홈피에는 2009년의 신 독립만세 함성처럼 진해국제국악의장페스티벌의 자위대 초청을 규탄하는 메아리소리가 대한민국 전역은 물론 진해만을 건너 일본 열도에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김소봉/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경남민언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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