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님, 보험엔 가입하셨나요?"/499호 22일
도장에서 일어나는 상해사고는 관장의 책임, 보험중요성 높아져
“요즘 주변에서 사고처리 합의를 위해 도장을 팔았다는 관장들을 많이 목격합니다.”
서울에서 도장을 경영하는 한 관장의 말이다. 도장에서 수련생들이 운동을 하다가 발생되는 상해 사고로 인해 미처 상해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관장들의 경우 엄청난 액수의 치료비를 감당 못해서 생기는 경우다.
얼마 전 태권도 초심자가 중상급 기술인 뒤 돌려차기를 혼자 연습하다 다친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 30 단독의 한 판사는 “초심자가 어려운 동작을 혼자 연습하도록 방치해 골절상을 입게 만들었다”며 피해자를 지도한 도장 관장과 가입한 보험사에 1,24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다행히도 이 도장의 관장은 상해보험에 미리 가입해 두어 부담이 비교적 적었지만 만일 보험이 없었더라면 큰 손해를 볼 뻔 했다.
최근 많은 도장 지도자들이 보험 가입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대구 우진태권도장의 손성도 관장은 “수련생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예전에 비해 운동 도중 부상이 많아지고 있다”며 “보험 없이 치료비를 물어주다 보면 도장 경영에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보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여주 경희태권도장의 이종천 관장 역시 “경영면에서도 안전하고 학부모들에게 신뢰감을 준다는 점에서 보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각 도장에서 현재 많이 가입하고 있는 보험은 상해보험과 화재보험이 대표적이다.
상해보험은 상법 737조에 의거해 피보험자가 우연한 사고로 인하여 신체에 상해를 입은 경우 보험금과 기타의 금액을 지급하는 보험이다. 상해의 상태와 정도에 따라 일정한 보험금액을 지급하는 정액보험과 의료비 기타의 비용을 부담하는 부정액 보험의 경우가 있다.
보험료는 도장의 평수에 따라 달라지며 대략 50평 내외의 경우 월 10 여만 원이 된다.
화재보험은 화재로 인하여 생기는 손해를 보상하는 것이다. 보험사고인 화재의 원인은 어떠한 것이든 관계없으나, 법 또는 특약에 의한 면책사유, 즉 전쟁 기타 변란으로 인하여 생긴 화재의 손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악의 및 중과실로 인하여 생긴 화재의 손해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험자는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없다.
이와 관련 최근 도장에서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소화기와 같은 방화기구를 설치하고 있다.
이런 보험 외에도 수련생 운송과 관련한 자동차보험도 있다. 보통은 차 주인인 관장과 그의 가족들이 운행을 하다 사고를 당했을 경우에 수련생들에 대한 보험해택이 이뤄지나 차량이 지입차일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도장은 유상운송보험을 들어 수련생들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는 풍수해보험도 있다.
현재 보험에 가입한 일선도장은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전체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한다. 아직까지 많은 지도자들이 위험이나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전에 대한 지도자들의 불감증도 있지만 도장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대한 보험사들의 기피도 이유가 되고 있다. 몇 해 전까지 태권도도장 관련 상해보험을 제공하던 AIG보험사는 너무 많은 상해사고를 처리하는 바람에 이익보다는 손해가 많다며 도장 상해보험 상품을 철수한바 있다. AIG 외에도 많은 보험사가 도장을 기피한다.
한때 태권도 시장을 보고 먼저 도장에 문을 두드렸던 보험회사들이 이제는 태권도 관장들을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관장들이 먼저 보험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같은 실정을 파악한 몇몇 시도, 시군 태권도협회는 회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보험회사를 물색해 알선하고 있는 곳도 있다.
보험회사도 도장의 수요가 높아지자 보험가입조건을 까다롭게 하거나 보험액을 높이고 다른 패키지상품까지 내놓아 옵션을 걸기도 한다. 회사의 수지타산을 맞추고 손해를 막겠다는 의도다.
보험에 가입하는 일이 복잡하고 어려워지고 있지만 도장을 경영하는 지도자들에게는 보험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보험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한 관장은 “요즘 부모들은 예전과 달리 자녀가 도장에서 부상을 당하면 ‘운동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며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철저하게 따져본 후 합의를 요구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보험을 들어둬야 뒤탈이 적다”고 전했다.
<김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