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7월09일 화요일 오후 九指禪師(구지선사)라는 분이 계셨다. 손가락 하나가 없다고 해서 구지선사 라 불렸다. 그 선사의 손가락 하나가 없어진 사연은 이러하다. 구지선사가 어린 동자승 시절 그의 스승은 나라의 소문난 禪師(선사)였다. 그러니 많은 禪客(선객)들이 스승을 찾아와 법문을 청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스승이 출타하고 없는 사이 한 僧客이 찾아왔다. 동자승은 스승의 출타를 알리고 찾아온 이유를 물었다. 그러니 僧客曰, 스승의 명성을 듣고 법문을 청하고자 먼 길을 왔다고했다. 그러자 동자승이 스님의 법문은 제가 항상 듣고 보고하기에 그대로 말씀드릴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僧客은 호기심이 발동하여 어디 한번 보자고 했다. 이에 동자는 호기롭게 법상에 오르더니 팔을 뻗어 주먹을 쥐고 손가락 하나를 번쩍 세워 보였다. 승객은 잠시 어리둥절 하다가 싱긋 웃으면서 합장을 하고는 절을 떠났다. 저녁 때가 되어 스승이 돌아 오셨다. 스승은 출타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동자에게 묻는다. 동자는 거침없이 낮에 있었던 일을 스승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다. 스님의 법문을 궁금해 하여 스님의 법문을 그대로 알려 드렸다고 한다. 스님은 동자의 말을 듣더니 그래, 하시고는 동자에게 헛간에 가서 낫을 가져 오라고 시켰다. 그리고는 동자를 앞에 앉히고 다시 묻는다. 그래 내 법문을 어떻게 알려 드렸느냐. 이에 동자는 신이나서 평소에 스승이 승객이 오면 하던 모습대로 주먹을 쥐고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그때 스승은 들어올린 그 손가락을 낫으로 냉큼 잘라버렸다. 동자는 화들짝 놀람은 물론 잘린 손가락의 통증으로 어찌할바를 모르는데 스승의 벼락같은 호통이 떨어졌다. 동자야 다시 한번 그 법문을 보여주거라. 동자는 얼결에 손을 들어 보았지만 손가락은 이미 잘려나가고 없으니 흉내를 낼수가 없었다. 그때 동자는 확철대오(廓徹大悟:확연히 꿰뚫어 크게 깨우침) 를 하여 훗날 큰 스님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해준 동기가 되었다.
"無石"
흉내는 누구나 낼수있다. 밖으로 보이는 행동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지만 그 행동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알기가 어렵다. 공을 하나 차더라도 축구선수가 차는 것과 일반인이 차는것은 많은 차이가 날 것이다. 나훈아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고 해서 같은 맛을 낼수는 없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따라쟁이들을 많이본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은 잃어버리고 남의 삶을 모방해서 살고 있는 불쌍한 존재일 뿐이다. 그냥 안타까운 일이다.